쓸 줄도 모르는데 천만 원짜리…학교 방송 장비 예산 ‘펑펑’

입력 2018.03.07 (19:20) 수정 2018.03.0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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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선 학교의 방송영상장비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사업이 4년 전부터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 실정과 맞지 않는 고가의 전문장비들이 보급되면서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류재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기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방송 영상장비를 교체한 한 학교입니다.

한 대에 천만 원이 넘는 '비디오 믹서'.

화면 송출과 동시에 3D 크로마키와 가상 스튜디오, 실시간 자막 기능까지 지원합니다.

하지만, 학생들도 지도교사도 사용법을 잘 모릅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방송반 애들이 그 기계를 다루는 것을 좀 부담스러워 하더라고요.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법을) 배우는데 맨 처음에 그렇게 안 쓰게 되면 그 뒤부터는 잘 안 쓰게 되지요."]

카메라와 노트북 등 최대 8대의 영상장비 입력 신호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이 장치도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은 이 카메라로 저 장면을 보내고, 지금 이 카메라로 저 장면을 보내려고 하면 학생들보고 이것을 알아서 넘기라 하면 잘 안 되니까 잘 안 쓰는 것 같아요."]

학교에 필요한 기능만 넣을 경우 지금의 10분의 1 가격으로도 가능하다는 지적입니다.

[방송장비업자/음성변조 : "그만큼 들어갈 장비가 아니거든요. 모듈레이터라고 하는 게 있어요. 그것만 바꾸면 끝이에요. 평균적으로 하면 5백만 원 내외지 싶은데요."]

학교 실태 조사도 없이 한 학교당 무조건 5천만 원씩 배정해 예산에 짜 맞추려다 보니 벌어진 일입니다.

[김경한/대구시교육청 교육시설과장 : "타 시도 학교에서나 (대구도) 조달청에 지금 등록되어있는 제품을 지금 현재 사용하고 있고, 활용도가 상당히 많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방송 장비 교체 사업엔 대구 전체 초중고 360개 학교를 대상으로 오는 2020년까지 180억 원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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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쓸 줄도 모르는데 천만 원짜리…학교 방송 장비 예산 ‘펑펑’
    • 입력 2018-03-07 19:23:54
    • 수정2018-03-07 21:41:02
    뉴스 7
[앵커]

일선 학교의 방송영상장비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사업이 4년 전부터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 실정과 맞지 않는 고가의 전문장비들이 보급되면서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류재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기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방송 영상장비를 교체한 한 학교입니다.

한 대에 천만 원이 넘는 '비디오 믹서'.

화면 송출과 동시에 3D 크로마키와 가상 스튜디오, 실시간 자막 기능까지 지원합니다.

하지만, 학생들도 지도교사도 사용법을 잘 모릅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방송반 애들이 그 기계를 다루는 것을 좀 부담스러워 하더라고요.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법을) 배우는데 맨 처음에 그렇게 안 쓰게 되면 그 뒤부터는 잘 안 쓰게 되지요."]

카메라와 노트북 등 최대 8대의 영상장비 입력 신호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이 장치도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은 이 카메라로 저 장면을 보내고, 지금 이 카메라로 저 장면을 보내려고 하면 학생들보고 이것을 알아서 넘기라 하면 잘 안 되니까 잘 안 쓰는 것 같아요."]

학교에 필요한 기능만 넣을 경우 지금의 10분의 1 가격으로도 가능하다는 지적입니다.

[방송장비업자/음성변조 : "그만큼 들어갈 장비가 아니거든요. 모듈레이터라고 하는 게 있어요. 그것만 바꾸면 끝이에요. 평균적으로 하면 5백만 원 내외지 싶은데요."]

학교 실태 조사도 없이 한 학교당 무조건 5천만 원씩 배정해 예산에 짜 맞추려다 보니 벌어진 일입니다.

[김경한/대구시교육청 교육시설과장 : "타 시도 학교에서나 (대구도) 조달청에 지금 등록되어있는 제품을 지금 현재 사용하고 있고, 활용도가 상당히 많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방송 장비 교체 사업엔 대구 전체 초중고 360개 학교를 대상으로 오는 2020년까지 180억 원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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