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망국적 채용 비리 뿌리 뽑아야

입력 2018.03.14 (07:43) 수정 2018.03.14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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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걸 해설위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친구 아들의 채용 비리 의혹에 휘말려 사퇴했습니다. 새 정부 들어 고위급 기관장이 불명예 퇴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금융기관의 채용 비리를 엄중히 조사해야 할 금융감독원의 수장까지 물러난 것은 금융기관의 채용 비리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금융기관뿐이 아닙니다. 최근 18개 정부부처가 산하 공공기관을 조사한 결과도 충격적입니다. 1,190개의 기관 가운데 무려 80%에서 채용 비리가 적발돼 4천7백여 건이 지적됐고 현직 연루자만 197명, 68개 기관은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 기관들이 동원한 반칙과 편법도 상식을 뛰어넘습니다. 자격 심사나 필기시험을 면제하거나 제출서류를 조작했습니다. 특정인을 합격시키기 위해 기관장이 직접 면접장에 들어가기도 하고 일단 계약직으로 뽑았다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특정인이 시험에서 떨어지자 인사위원회를 열어 다시 합격시켰습니다. 이런 채용 비리 때문에 좋은 점수를 얻고도 떨어진 피해자는 구제해야 합니다. 또 채용 비리를 저지를 경우 처벌규정을 지금보다 더욱 엄격하게 해야 합니다. 징계시효도 3년에서 5년으로 늘리고 비리에 연루된 임원 등의 명단도 공개하고 부정으로 합격한 사원은 장기간 다른 공공기관 응시도 제한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은 원장의 사퇴를 계기로 더욱 엄정한 조사를 통해서 은행은 물론 카드사와 보험사, 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 등의 채용 비리도 밝혀내야 합니다. 정부 역시 공공기관에서 만연한 것으로 드러난 채용 비리를 발본색원하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정부조차 ‘국가적 재앙’이라고 개탄할 만큼 청년실업이 심각합니다.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는 취업의 문을 뚫기 위해서 이 시간에도 취업준비생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투명한 채용은 기회균등의 시금석입니다. 일자리는 늘리되 망국적 채용 비리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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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걸 해설위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친구 아들의 채용 비리 의혹에 휘말려 사퇴했습니다. 새 정부 들어 고위급 기관장이 불명예 퇴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금융기관의 채용 비리를 엄중히 조사해야 할 금융감독원의 수장까지 물러난 것은 금융기관의 채용 비리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금융기관뿐이 아닙니다. 최근 18개 정부부처가 산하 공공기관을 조사한 결과도 충격적입니다. 1,190개의 기관 가운데 무려 80%에서 채용 비리가 적발돼 4천7백여 건이 지적됐고 현직 연루자만 197명, 68개 기관은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 기관들이 동원한 반칙과 편법도 상식을 뛰어넘습니다. 자격 심사나 필기시험을 면제하거나 제출서류를 조작했습니다. 특정인을 합격시키기 위해 기관장이 직접 면접장에 들어가기도 하고 일단 계약직으로 뽑았다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특정인이 시험에서 떨어지자 인사위원회를 열어 다시 합격시켰습니다. 이런 채용 비리 때문에 좋은 점수를 얻고도 떨어진 피해자는 구제해야 합니다. 또 채용 비리를 저지를 경우 처벌규정을 지금보다 더욱 엄격하게 해야 합니다. 징계시효도 3년에서 5년으로 늘리고 비리에 연루된 임원 등의 명단도 공개하고 부정으로 합격한 사원은 장기간 다른 공공기관 응시도 제한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은 원장의 사퇴를 계기로 더욱 엄정한 조사를 통해서 은행은 물론 카드사와 보험사, 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 등의 채용 비리도 밝혀내야 합니다. 정부 역시 공공기관에서 만연한 것으로 드러난 채용 비리를 발본색원하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정부조차 ‘국가적 재앙’이라고 개탄할 만큼 청년실업이 심각합니다.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는 취업의 문을 뚫기 위해서 이 시간에도 취업준비생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투명한 채용은 기회균등의 시금석입니다. 일자리는 늘리되 망국적 채용 비리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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