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시간표 나온 南北‧北美 정상회담…관건은?

입력 2018.03.17 (07:49) 수정 2018.03.1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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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범정부 차원의 준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다음 달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외교 안보 분야에 초점을 맞춘 실무형 준비위원회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한반도 비핵화와 뒤이은 북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입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과거 비핵화 합의의 경과와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조건과 전략을 분석했습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굽은 길에서 넘어지기도 하고, 언덕을 힘겹게 올라갑니다.

평창 패럴림픽 북한 노르딕스키 대표팀의 김정현, 마유철 선수입니다.

비록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습니다.

[김정현/北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 "(어떠세요 오늘? 한마디만 해주세요.) 많이 배웠습니다."]

우리 응원단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호했고, 북한 선수들도 화답했습니다.

[김진희/강원도 원주시 : "역시 우리가 한 핏줄, 한민족이라는 심정이 들어서 굉장히 감동스럽고 감격스럽습니다."]

평창 동계 패럴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 24명은 경기 일정을 마친 뒤 경의선 육로를 통해 돌아갔습니다.

한반도 대화 국면의 계기가 된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마무리되는 겁니다.

올림픽 휴전의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정부 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바탕으로 주변국 외교가 잰걸음으로 이어졌습니다.

특사단은 미국에 이어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연쇄 방문해 북한과의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비핵화 공조를 요청했습니다.

[시진핑/中 국가주석 : "예민한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함으로써 중‧한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함께 추진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인근 바다에 북한 미사일이 여러 차례 떨어졌던 일본의 아베 총리는 우리 특사를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긴 한 시간이나 만나며 귀를 기울였습니다.

[서훈/국정원장 :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베/日 총리 : "비핵화를 향해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한다는 말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비핵화 출구를 마련하더라도 주변 열강의 협조 없이는 순조로운 이행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신범철/국립외교원 교수 :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하고 주한미군이라든가 한미동맹에 있어서 상당한 양보를 한다면 중국은 어찌 보면 전략적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이렇게 생각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중국 과 관련해서는 이러한 전반적인 구도가 비핵화논의의 진행이 중국에 전략적 이익을 손상시키지 않는다. 일본에 대해서는 먼저 한미일이 함께 가는 것이다라는 그런 확신을 심어주고 납치자 문제는 우선적인 비핵화 조치가 해결된다면 그 과정에서 풀어갈 수 있다는 그런 맞춤형 외교를 구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후속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 건데요.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 추진위원회를 이끈 경험이 바탕이 되겠지만 달라진 상황을 고려해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앞선 두 차례 정상회담과 비교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차이는 회담 장소입니다.

[정의용/청와대 국가안보실장/수석 특사 : "남과 북은 4월 말 판문점 평화의 집(노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구체적 실무협의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평화의집은 판문점 남측 지역으로, 북한 최고 지도자가 회담을 위해 처음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2007년 2차 정상회담 준비접촉에서 남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북한 전문가는 판문점 회담은 현안을 집중 토의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관세/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2차 남북정상회담 준비 접촉 수석대표 : "평양에서 하던 회담과 달리 또 판문점은 잘 알다시피 통제지역이고 협소하기 때문에 뭐 취재진도 그렇게 많이 갈 수는 없을 겁니다. 풀담 정도 갈 것이고 또 수행원 또는 종사원들 정부도 아마 규모가 많이 줄을 수밖에 없는 그래서 정말로 의제를 중심으로 한 집중적인 토의를 할 수 있는 그러한 여건으로 돼서 실질적인 회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어떤 회담 문화가 바뀔 수 있고 또 나아가서는 회담이 정례화 될 수 있는 그런 장점도 있습니다. "]

6자회담 같은 다자외교 과정 없이 한국과 미국, 북한의 정상이 직접 담판짓는, 이른바 톱다운 방식도 특징입니다.

[신범철/국립외교원 교수 : "최고지도자의 명에 따라 움직이는 북한체제에서는 최고지도자의 결정이 담긴 합의문은 엄청난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일괄 타결방식이 잘만 이루어진다면 매우 긍정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일괄타결 방식 그러니까 정상 간에 톱다운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만약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합의가 틀어지게 된다면 그 후가 역시 상당히 어떻게 보면 재앙적일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유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4월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가 5월 북미 회담의 성공은 물론 성사 여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 행동 계획과 그에 따른 보상을 담은 로드맵이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복잡하게 꼬인 매듭을 하나씩 푸는 게 아니라 단번에 끊는,일괄 타결 방식으로 비핵화와 평화협정 문제들을 푸는 방식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향후 회담은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며 국론 통일을 당부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려내느냐 여부에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운명이 걸려 있습니다. 성공적인 회담이 될 수 있도록 국력을 하나로 모아주시길 국민들께 간곡히 부탁, 당부 드립니다."]

사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과 합의는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지난 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이후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제네바 합의와 오바마 행정부 시절 2.29 합의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례가 있지만, 결국 현실화되지는 못했습니다.

책임 공방은 있지만, 북한이 핵개발을 지속해왔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북한은 1985년 핵확산금지조약 NPT에 가입하며 핵무기를 제조, 보유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거부하고 1993년 NPT를 탈퇴하면서 1차 북핵 위기가 터졌습니다.

미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 핵시설 타격까지 논의했지만 1994년 북한 핵 동결과 NPT 잔류의 대가로 대북 경수로, 중유 제공을 골자로 하는 제네바 합의가 이뤄져 봉합됐습니다.

[강석주/北 수석대표/1994년 : "빌 클린턴 대통령이 이 합의문은 승인하도록 갈루치한테 지시를 하였고..."]

[갈루치/美 수석대표/1994년 : "미‧북 양측은 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실무진들과 일을 계속 할 것입니다."]

하지만 후임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개발 의혹을 제기하고 북한이 사찰을 거부하며 NPT를 재탈퇴하자 2차 북핵 위기가 불거졌습니다.

북핵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이 가동된 결과 2005년 9.19 공동성명이 도출됐습니다.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전력 등 에너지를 지원받기로 했지만,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으로 파국을 알렸습니다.

북미 간 가장 최근의 비핵화 합의는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2년 오바마 행정부와 맺은 2.29합의입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는 대가로 북한에 식량 등을 지원하는 내용입니다.

[2012년/클린턴/당시 美 국무장관 : "이번 합의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작은 첫 단계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새 지도자가 취할 행동을 면밀히 지켜보고 판단할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두 달도 안 돼 장거리 로켓을 쏘아 올리며 다시 한 번 합의가 깨졌습니다.

북한은 여러 차례 비핵화를 공언했지만 검증 단계에서 협상 깨기를 반복했고, 그동안 6차례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로 핵 능력을 고도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북한은 핵개발이 미국에 대한 핵억지력을 키운 것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이관세/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前 통일부 차관 : "북핵에 대한 협상이 지속되어 왔지만 실패한 이유는 뭐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불신이었습니다. 불신 때문에 문제가 풀리지 않은 거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관계를 개선하고 그 관계개선이 토대가 돼서 구체적인 문제를 풀어가는 이행조치가 하나씩 하나씩 나오는 것이 순서기 때문에 서로 신뢰가 조성이 되고 신뢰가 기반이 돼서 모든 문제를 풀어간다는 자세 그리고 진정성이 거기에 가미가 된다면 속도가 아마 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미 백악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앞서 거론한 한반도 비핵화 논의와 핵미사일 시험 중지, 한미 연합군사훈련 이해 등을 회담의 3가지 전제 조건으로 강조했습니다.

이에 비해 북한 당국은 정상회담에 대한 공개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지난 5일 : "우리와의 대결에서 극도로 궁지에 몰린 미국의 트럼프 패거리(노랑)들이 대조선 제재 강화 책동에 전례 없이 광분하고 있는 것을..."]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거칠게 부르던 북한 매체들이 최근 미국 집권자라 표현하며 순화해 부른 점은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미국이 외교수장을 전격 교체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파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에 폼페이오 CIA 국장을 내정했습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 "저는 (이란 핵협정을) 파기하거나 어떻게 하기를 원했는데 틸러슨은 좀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사실 저희 둘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는 핵문제와 관련해 이란과 북한에 대한 특수 전담조직을 창설했고 핵문제 해결에 대한 북한의 의지에 회의를 가진 인물로 평가됩니다.

[폼페이오/美 CIA 국장/국무장관 지명자/지난달 13일 : "북한이 핵 능력을 증가시키고 대응을 더 어렵게 만들면서, 놀라운 재래식 무력으로 이 지역에 해를 끼치는 능력만 증가하게 됩니다."]

[신범철/국립외교원 교수 :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상당히 정책적인 인식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방식을지지 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호흡하면서 구체적인 비핵화조치를 추진해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정상회담이 잘 행됐을 경우에는 발생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았을 경우 미국의 대북정책은 보다 강도높은 압박정책이 전개될 것이라는 점인데 이 점을 유의해서 우리가 사전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는 남북 간 접촉이라든가 한미남북정상회담 이러한 부분에 신경을 써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사 외교가 마무리되고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남북,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외교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과거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으며 치밀한 비핵화 전략을 짜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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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17 08:26:09
    • 수정2018-03-17 08: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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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범정부 차원의 준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다음 달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외교 안보 분야에 초점을 맞춘 실무형 준비위원회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한반도 비핵화와 뒤이은 북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입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과거 비핵화 합의의 경과와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조건과 전략을 분석했습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굽은 길에서 넘어지기도 하고, 언덕을 힘겹게 올라갑니다.

평창 패럴림픽 북한 노르딕스키 대표팀의 김정현, 마유철 선수입니다.

비록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습니다.

[김정현/北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 "(어떠세요 오늘? 한마디만 해주세요.) 많이 배웠습니다."]

우리 응원단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호했고, 북한 선수들도 화답했습니다.

[김진희/강원도 원주시 : "역시 우리가 한 핏줄, 한민족이라는 심정이 들어서 굉장히 감동스럽고 감격스럽습니다."]

평창 동계 패럴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 24명은 경기 일정을 마친 뒤 경의선 육로를 통해 돌아갔습니다.

한반도 대화 국면의 계기가 된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마무리되는 겁니다.

올림픽 휴전의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정부 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바탕으로 주변국 외교가 잰걸음으로 이어졌습니다.

특사단은 미국에 이어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연쇄 방문해 북한과의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비핵화 공조를 요청했습니다.

[시진핑/中 국가주석 : "예민한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함으로써 중‧한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함께 추진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인근 바다에 북한 미사일이 여러 차례 떨어졌던 일본의 아베 총리는 우리 특사를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긴 한 시간이나 만나며 귀를 기울였습니다.

[서훈/국정원장 :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베/日 총리 : "비핵화를 향해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한다는 말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비핵화 출구를 마련하더라도 주변 열강의 협조 없이는 순조로운 이행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신범철/국립외교원 교수 :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하고 주한미군이라든가 한미동맹에 있어서 상당한 양보를 한다면 중국은 어찌 보면 전략적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이렇게 생각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중국 과 관련해서는 이러한 전반적인 구도가 비핵화논의의 진행이 중국에 전략적 이익을 손상시키지 않는다. 일본에 대해서는 먼저 한미일이 함께 가는 것이다라는 그런 확신을 심어주고 납치자 문제는 우선적인 비핵화 조치가 해결된다면 그 과정에서 풀어갈 수 있다는 그런 맞춤형 외교를 구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후속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 건데요.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 추진위원회를 이끈 경험이 바탕이 되겠지만 달라진 상황을 고려해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앞선 두 차례 정상회담과 비교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차이는 회담 장소입니다.

[정의용/청와대 국가안보실장/수석 특사 : "남과 북은 4월 말 판문점 평화의 집(노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구체적 실무협의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평화의집은 판문점 남측 지역으로, 북한 최고 지도자가 회담을 위해 처음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2007년 2차 정상회담 준비접촉에서 남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북한 전문가는 판문점 회담은 현안을 집중 토의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관세/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2차 남북정상회담 준비 접촉 수석대표 : "평양에서 하던 회담과 달리 또 판문점은 잘 알다시피 통제지역이고 협소하기 때문에 뭐 취재진도 그렇게 많이 갈 수는 없을 겁니다. 풀담 정도 갈 것이고 또 수행원 또는 종사원들 정부도 아마 규모가 많이 줄을 수밖에 없는 그래서 정말로 의제를 중심으로 한 집중적인 토의를 할 수 있는 그러한 여건으로 돼서 실질적인 회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어떤 회담 문화가 바뀔 수 있고 또 나아가서는 회담이 정례화 될 수 있는 그런 장점도 있습니다. "]

6자회담 같은 다자외교 과정 없이 한국과 미국, 북한의 정상이 직접 담판짓는, 이른바 톱다운 방식도 특징입니다.

[신범철/국립외교원 교수 : "최고지도자의 명에 따라 움직이는 북한체제에서는 최고지도자의 결정이 담긴 합의문은 엄청난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일괄 타결방식이 잘만 이루어진다면 매우 긍정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일괄타결 방식 그러니까 정상 간에 톱다운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만약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합의가 틀어지게 된다면 그 후가 역시 상당히 어떻게 보면 재앙적일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유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4월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가 5월 북미 회담의 성공은 물론 성사 여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 행동 계획과 그에 따른 보상을 담은 로드맵이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복잡하게 꼬인 매듭을 하나씩 푸는 게 아니라 단번에 끊는,일괄 타결 방식으로 비핵화와 평화협정 문제들을 푸는 방식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향후 회담은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며 국론 통일을 당부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려내느냐 여부에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운명이 걸려 있습니다. 성공적인 회담이 될 수 있도록 국력을 하나로 모아주시길 국민들께 간곡히 부탁, 당부 드립니다."]

사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과 합의는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지난 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이후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제네바 합의와 오바마 행정부 시절 2.29 합의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례가 있지만, 결국 현실화되지는 못했습니다.

책임 공방은 있지만, 북한이 핵개발을 지속해왔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북한은 1985년 핵확산금지조약 NPT에 가입하며 핵무기를 제조, 보유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거부하고 1993년 NPT를 탈퇴하면서 1차 북핵 위기가 터졌습니다.

미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 핵시설 타격까지 논의했지만 1994년 북한 핵 동결과 NPT 잔류의 대가로 대북 경수로, 중유 제공을 골자로 하는 제네바 합의가 이뤄져 봉합됐습니다.

[강석주/北 수석대표/1994년 : "빌 클린턴 대통령이 이 합의문은 승인하도록 갈루치한테 지시를 하였고..."]

[갈루치/美 수석대표/1994년 : "미‧북 양측은 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실무진들과 일을 계속 할 것입니다."]

하지만 후임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개발 의혹을 제기하고 북한이 사찰을 거부하며 NPT를 재탈퇴하자 2차 북핵 위기가 불거졌습니다.

북핵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이 가동된 결과 2005년 9.19 공동성명이 도출됐습니다.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전력 등 에너지를 지원받기로 했지만,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으로 파국을 알렸습니다.

북미 간 가장 최근의 비핵화 합의는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2년 오바마 행정부와 맺은 2.29합의입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는 대가로 북한에 식량 등을 지원하는 내용입니다.

[2012년/클린턴/당시 美 국무장관 : "이번 합의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작은 첫 단계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새 지도자가 취할 행동을 면밀히 지켜보고 판단할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두 달도 안 돼 장거리 로켓을 쏘아 올리며 다시 한 번 합의가 깨졌습니다.

북한은 여러 차례 비핵화를 공언했지만 검증 단계에서 협상 깨기를 반복했고, 그동안 6차례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로 핵 능력을 고도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북한은 핵개발이 미국에 대한 핵억지력을 키운 것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이관세/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前 통일부 차관 : "북핵에 대한 협상이 지속되어 왔지만 실패한 이유는 뭐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불신이었습니다. 불신 때문에 문제가 풀리지 않은 거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관계를 개선하고 그 관계개선이 토대가 돼서 구체적인 문제를 풀어가는 이행조치가 하나씩 하나씩 나오는 것이 순서기 때문에 서로 신뢰가 조성이 되고 신뢰가 기반이 돼서 모든 문제를 풀어간다는 자세 그리고 진정성이 거기에 가미가 된다면 속도가 아마 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미 백악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앞서 거론한 한반도 비핵화 논의와 핵미사일 시험 중지, 한미 연합군사훈련 이해 등을 회담의 3가지 전제 조건으로 강조했습니다.

이에 비해 북한 당국은 정상회담에 대한 공개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지난 5일 : "우리와의 대결에서 극도로 궁지에 몰린 미국의 트럼프 패거리(노랑)들이 대조선 제재 강화 책동에 전례 없이 광분하고 있는 것을..."]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거칠게 부르던 북한 매체들이 최근 미국 집권자라 표현하며 순화해 부른 점은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미국이 외교수장을 전격 교체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파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에 폼페이오 CIA 국장을 내정했습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 "저는 (이란 핵협정을) 파기하거나 어떻게 하기를 원했는데 틸러슨은 좀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사실 저희 둘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는 핵문제와 관련해 이란과 북한에 대한 특수 전담조직을 창설했고 핵문제 해결에 대한 북한의 의지에 회의를 가진 인물로 평가됩니다.

[폼페이오/美 CIA 국장/국무장관 지명자/지난달 13일 : "북한이 핵 능력을 증가시키고 대응을 더 어렵게 만들면서, 놀라운 재래식 무력으로 이 지역에 해를 끼치는 능력만 증가하게 됩니다."]

[신범철/국립외교원 교수 :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상당히 정책적인 인식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방식을지지 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호흡하면서 구체적인 비핵화조치를 추진해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정상회담이 잘 행됐을 경우에는 발생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았을 경우 미국의 대북정책은 보다 강도높은 압박정책이 전개될 것이라는 점인데 이 점을 유의해서 우리가 사전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는 남북 간 접촉이라든가 한미남북정상회담 이러한 부분에 신경을 써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사 외교가 마무리되고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남북,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외교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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