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대형 산불 비상…한 달간 특별 대책 기간

입력 2018.03.18 (07:26) 수정 2018.03.1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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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완연한 봄이 찾아오는 이맘 때 조심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산불인데요.

올해는 건조한 날이 많아 지금까지 발생한 산불이 예년 평균 보다 50% 이상 많았습니다.

다음달 22일까지는 대형산불 특별대책기간인데요,

봄철 산불의 위험성과 주의해야 할 점을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0년 4월, 강원 영동지역 다섯 개 시군에 동시에 산불이 나 서울 여의도 면적의 80배가 넘는 산림이 타버렸습니다.

1996년의 고성 산불, 2005년 양양 낙산사 산불 등 그동안의 대형 산불은 모두 봄에 발생했습니다.

최근 10년 동안의 통계를 보면 산불은 3월과 4월에 집중됐는데요.

산 속의 초목이 무성해지기 전인 3월과 4월의 기후 특성 때문입니다.

[윤원근/기상청 예보분석관 : "봄철에는 북쪽의 찬 공기 세력과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세력 싸움을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기온의 변동 폭이 크고 강수량의 변동 폭이 큰데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많이 받을 때는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는 특징도 있고 바람이 강한 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월평균 습도를 살펴보면 서울의 경우, 5월까지는 50퍼센트 안팎에 머무는 건조한 날씨가 계속됩니다.

그렇다면 요즘 시기에 산 속은 얼마나 건조할까요?

산에 깔린 낙엽의 수분량을 측정해봤습니다.

수분량이 10퍼센트 미만이면 대형 산불 가능성이 커지는데요.

산 속 낙엽 수분량은 4.5퍼센트, 대형 산불 기준치 10퍼센트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권춘근/박사/국립산림과학원 : "낙엽이 가지고 있는 수분 함유량이 지금 상당히 낮기 때문에 작은 불씨도 산불로 번질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고..."]

이렇게 건조한 상황에서는 작은 불씨가 큰 산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둔 요즘 더 위험합니다.

지난해의 경우 3월까지 발생한 산불의 원인을 보면 논·밭태우기와 쓰레기 소각이 36퍼센트나 됐습니다.

산 인근의 논밭에서 불을 피운 상황을 가정하고, 불씨가 봄바람에 얼마나 날아갈 수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실험 장치 안에 불을 피우고 연기와 불꽃이 바람에 날아가도록 했습니다.

실험 시작 10초 정도 만에 불씨가 날아가 낙엽에 떨어져 불이 붙습니다.

낙엽에서 시작된 불은 점차 확산돼 2분 30초 뒤엔 낙엽과 나무 전체가 불길에 휩싸야 타버렸습니다.

[권춘근/박사/국립산림과학원 : "영농준비를 하시면서 논·밭두렁 소각행위를 많이 하고 계십니다. 그 소각행위 자체가 상당히 위험요인이 되기 때문에 산불로 번질 수 있는 확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왜냐하면 봄철에는 강한 바람이 불기 때문에 이 바람에 의해서 불씨가 산으로 날아가게 되면 충분히 산불로도 번질 수 있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산불 발생의 또 다른 주요 원인은 산속에서 취사를 하거나 불을 피우다 발생한 입산자 실화입니다.

지난 해 3월에 발생한 강릉 산불도 산 속에서 피운 불이 번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무려 축구장 100개 면적의 삼림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권춘근/박사/국립산림과학원 : "불에 타기 전의 산림의 기능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짧게는 50년, 길게는 100년이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한 순간의 실수로 일어나는 산불.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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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안전 인사이드] 대형 산불 비상…한 달간 특별 대책 기간
    • 입력 2018-03-18 07:27:45
    • 수정2018-03-18 07:32:58
    KBS 재난방송센터
[앵커]

완연한 봄이 찾아오는 이맘 때 조심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산불인데요.

올해는 건조한 날이 많아 지금까지 발생한 산불이 예년 평균 보다 50% 이상 많았습니다.

다음달 22일까지는 대형산불 특별대책기간인데요,

봄철 산불의 위험성과 주의해야 할 점을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0년 4월, 강원 영동지역 다섯 개 시군에 동시에 산불이 나 서울 여의도 면적의 80배가 넘는 산림이 타버렸습니다.

1996년의 고성 산불, 2005년 양양 낙산사 산불 등 그동안의 대형 산불은 모두 봄에 발생했습니다.

최근 10년 동안의 통계를 보면 산불은 3월과 4월에 집중됐는데요.

산 속의 초목이 무성해지기 전인 3월과 4월의 기후 특성 때문입니다.

[윤원근/기상청 예보분석관 : "봄철에는 북쪽의 찬 공기 세력과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세력 싸움을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기온의 변동 폭이 크고 강수량의 변동 폭이 큰데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많이 받을 때는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는 특징도 있고 바람이 강한 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월평균 습도를 살펴보면 서울의 경우, 5월까지는 50퍼센트 안팎에 머무는 건조한 날씨가 계속됩니다.

그렇다면 요즘 시기에 산 속은 얼마나 건조할까요?

산에 깔린 낙엽의 수분량을 측정해봤습니다.

수분량이 10퍼센트 미만이면 대형 산불 가능성이 커지는데요.

산 속 낙엽 수분량은 4.5퍼센트, 대형 산불 기준치 10퍼센트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권춘근/박사/국립산림과학원 : "낙엽이 가지고 있는 수분 함유량이 지금 상당히 낮기 때문에 작은 불씨도 산불로 번질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고..."]

이렇게 건조한 상황에서는 작은 불씨가 큰 산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둔 요즘 더 위험합니다.

지난해의 경우 3월까지 발생한 산불의 원인을 보면 논·밭태우기와 쓰레기 소각이 36퍼센트나 됐습니다.

산 인근의 논밭에서 불을 피운 상황을 가정하고, 불씨가 봄바람에 얼마나 날아갈 수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실험 장치 안에 불을 피우고 연기와 불꽃이 바람에 날아가도록 했습니다.

실험 시작 10초 정도 만에 불씨가 날아가 낙엽에 떨어져 불이 붙습니다.

낙엽에서 시작된 불은 점차 확산돼 2분 30초 뒤엔 낙엽과 나무 전체가 불길에 휩싸야 타버렸습니다.

[권춘근/박사/국립산림과학원 : "영농준비를 하시면서 논·밭두렁 소각행위를 많이 하고 계십니다. 그 소각행위 자체가 상당히 위험요인이 되기 때문에 산불로 번질 수 있는 확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왜냐하면 봄철에는 강한 바람이 불기 때문에 이 바람에 의해서 불씨가 산으로 날아가게 되면 충분히 산불로도 번질 수 있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산불 발생의 또 다른 주요 원인은 산속에서 취사를 하거나 불을 피우다 발생한 입산자 실화입니다.

지난 해 3월에 발생한 강릉 산불도 산 속에서 피운 불이 번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무려 축구장 100개 면적의 삼림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권춘근/박사/국립산림과학원 : "불에 타기 전의 산림의 기능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짧게는 50년, 길게는 100년이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한 순간의 실수로 일어나는 산불.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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