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법원, 암호화 해독 키 제공 명령 거부 ‘텔레그램’ 상고 기각

입력 2018.03.21 (00:22) 수정 2018.03.2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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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 운영사와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사이의 법정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FSB가 영국 런던에 등록된 텔레그램사(Telegram Messenger LLP)에 암호화된 메신저 내용 해독을 위한 키(Key)를 제공하라고 명령한 데 대해 텔레그램사가 명령 이행을 거부하면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FSB의 명령을 무효로 해달라는 텔레그램사의 소송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FSB의 명령이 합법이라며 이같이 판결했다.

뒤이어 러시아 미디어·통신 감독기관 '로스콤나드조르'(Roskomnadzor)는 텔레그램사에 15일 이내에 암호 해독 키를 FSB에 제공하라고 통보했다. 로스콤나드조르는 이 같은 지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 내에서 텔레그램 메신저 차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텔레그램사는 대법원 판결에 불복 의사를 나타냈다. 텔레그램 공동 설립자인 파벨 두로프는 이날 러시아 당국의 메신저 차단 위협에도 텔레그램은 이용자들의 교신 비밀 보호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로프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텔레그램은 (이용자들의) 자유와 사생활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텔레그램사 측 변호사 역시 "텔레그램은 이용자들의 교신 비밀을 보호하는 것을 의무로 여긴다"며 "FSB 명령을 이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전히 FSB의 명령이 시민적 권리를 훼손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며 상소하겠다고 밝혔다.

FSB는 지난 2016년 7월 명령을 통해 모든 인터넷 정보 사업자들에게 온라인 통신 암호 해독 자료를 제공하도록 요구했다. 암호화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이 테러에 이용될 수 있음을 근거로 들었다.

텔레그램이 이 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FSB가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모스크바 구역 법원은 지난해 10월 텔레그램사에 80만 루블(약 1천500만 원)의 과태료를 내라고 판결했다. 텔레그램사는 과태료 납부를 거부하고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결국 기각당했다.

텔레그램사가 암호 해독 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FSB와의 법정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최대 소셜미디어 ‘브콘탁테(VKontakte)’를 설립한 니콜라이 두로프와 파벨 두로프 형제가 개발한 무료 모바일 메신저로 지난 2013년 8월 첫 서비스가 시작됐다. 현재 전 세계에서 1억7천만 명 가량이 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독일, 영국 등에 서버를 둔 텔레그램은 카카오톡 등 다른 메신저와 달리 메시지, 사진, 문서 등을 암호화해 전송할 수 있도록 해 보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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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대법원, 암호화 해독 키 제공 명령 거부 ‘텔레그램’ 상고 기각
    • 입력 2018-03-21 00:22:39
    • 수정2018-03-21 01:22:14
    국제
러시아에서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 운영사와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사이의 법정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FSB가 영국 런던에 등록된 텔레그램사(Telegram Messenger LLP)에 암호화된 메신저 내용 해독을 위한 키(Key)를 제공하라고 명령한 데 대해 텔레그램사가 명령 이행을 거부하면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FSB의 명령을 무효로 해달라는 텔레그램사의 소송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FSB의 명령이 합법이라며 이같이 판결했다.

뒤이어 러시아 미디어·통신 감독기관 '로스콤나드조르'(Roskomnadzor)는 텔레그램사에 15일 이내에 암호 해독 키를 FSB에 제공하라고 통보했다. 로스콤나드조르는 이 같은 지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 내에서 텔레그램 메신저 차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텔레그램사는 대법원 판결에 불복 의사를 나타냈다. 텔레그램 공동 설립자인 파벨 두로프는 이날 러시아 당국의 메신저 차단 위협에도 텔레그램은 이용자들의 교신 비밀 보호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로프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텔레그램은 (이용자들의) 자유와 사생활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텔레그램사 측 변호사 역시 "텔레그램은 이용자들의 교신 비밀을 보호하는 것을 의무로 여긴다"며 "FSB 명령을 이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전히 FSB의 명령이 시민적 권리를 훼손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며 상소하겠다고 밝혔다.

FSB는 지난 2016년 7월 명령을 통해 모든 인터넷 정보 사업자들에게 온라인 통신 암호 해독 자료를 제공하도록 요구했다. 암호화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이 테러에 이용될 수 있음을 근거로 들었다.

텔레그램이 이 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FSB가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모스크바 구역 법원은 지난해 10월 텔레그램사에 80만 루블(약 1천500만 원)의 과태료를 내라고 판결했다. 텔레그램사는 과태료 납부를 거부하고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결국 기각당했다.

텔레그램사가 암호 해독 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FSB와의 법정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최대 소셜미디어 ‘브콘탁테(VKontakte)’를 설립한 니콜라이 두로프와 파벨 두로프 형제가 개발한 무료 모바일 메신저로 지난 2013년 8월 첫 서비스가 시작됐다. 현재 전 세계에서 1억7천만 명 가량이 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독일, 영국 등에 서버를 둔 텔레그램은 카카오톡 등 다른 메신저와 달리 메시지, 사진, 문서 등을 암호화해 전송할 수 있도록 해 보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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