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영화의 경계 허물다…스티븐 스필버그 ‘레디 플레이어 원’

입력 2018.03.21 (11:52) 수정 2018.03.2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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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영화 관람이 아니라 체험이라 표현해야 할 듯하다.

이달 28일 개봉하는 '레디 플레이어 원'은 영화를 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 체험과 놀이로 승화시킨다. 게임과 영화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허물어진다. 관객은 영화 속 게임 유저와 한몸이 돼 미래 세계와 가상현실을 넘나들며 색다른 모험을 만끽하게 된다.

배경은 2045년 미국의 빈민촌. 아파트처럼 층층이 쌓인 컨테이너 속에서 사람들이 저마다 고글을 쓰고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이 빠져있는 곳은 가상현실 '오아시스'.

'시궁창 같은' 현실과 달리 이곳에서는 누구나 원하는 캐릭터가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오프라인 속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고, 아바타를 내세워 마치 그 모습이 실제 모습인 양 살아간다. 이들에게 게임은 곧 일상이다.

어느 날 오아시스 창시자인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 분)가 오아시스 속에 숨겨둔 '이스터에그'를 찾아 3개의 열쇠를 모두 획득한 사람에게 오아시스 소유권을 넘기겠다는 유언을 남기고 숨진다. 힌트는 할리데이가 사랑했던 1980년대 대중문화 속에 숨어있다.

이모 집에 얹혀사는 10대 소년 웨이드 와츠(타이 쉐리던) 역시 미션 해결에 도전하고, 첫 번째 열쇠를 가장 먼저 손에 넣는다. 그러자, 대기업 IOI가 열쇠를 가로채려 하고, 오프라인에서도 웨이드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세계 최초 가상현실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는 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어니스트 클라인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스크린에 구현한 작품이다. 게임과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소설 등 대중문화를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며 솜씨 좋게 빚어낸 솜씨는 그가 왜 거장 감독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더 포스트' '스파이 브릿지' '링컨'처럼 역사와 현실에 발을 내딛는 작품부터 'A.I', '마이너리티 리포트' '우주전쟁' 등 미래 이야기까지 포괄하는 스필버그의 방대한 필모그래피를 한편에 집약해놓은 듯하다.

무엇보다 시각 효과가 압도적이다. 미래의 모습은 허름한 컨테이너와 폐기물 더미가 쌓여있는 디스토피아로 그려진다. 반면, 온라인 속 가상현실은 누구나 꿈꾸는 유토피아다. 그렇다고 공짜의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전투에서 이겨 더 많은 코인을 챙겨야 각종 아이템과 무기를 살 수 있고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다.

첫 번째 열쇠 획득을 위해 아바타들이 펼치는 레이싱 장면은 실제 게임을 하듯 스릴 넘친다. 레이싱 중간에 영화 '킹콩'의 킹콩과 '쥬라기 공원'의 공룡 티렉스가 나타나 자동차를 때리고 부순다.

미래 세계가 배경이지만 주요 테마는 1980년대 대중문화 콘텐츠다. 이때문에 아이언 자이언트, 건담, 조커, 프레디, 라라 크로프트, '스트리트 파이터'의 춘리 등 반가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 같은 명작의 주요 장면도 재연된다. '반지의 제왕', '빽 투 더 퓨쳐', '아키라' 'A 특공대'와 같은 영화들도 주요 키워드로 등장한다.

스필버그 감독은 이들의 저작권을 풀어 영화 속에 삽입했다. 영화와 게임 등을 많이 알면 알수록 감독이 숨겨놓은 이스터에그가 더 많이 보인다. 물론 옛 대중문화를 전혀 모르는 청소년들이나 게임과는 담쌓고 지내는 중장년층도 즐기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다.

영화에 '접속'해 빠져들다 보면 2시간 20분의 러닝타임은 후딱 지나간다. 아이맥스나 3D로 보면 영화의 묘미를 더 느낄 수 있다.

'덩케르크' '스파이 브릿지'에 출연한 마크 라이런스가 연기한 오아시스 창시자 제임스 할리데이와 동업자 오그덴 모로(사이먼 페그)의 관계 설정도 흥미롭다. 애플을 공동 창업한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을 떠올리게 한다.

이 작품은 즐거움이라는 영화의 미덕을 갖췄으면서도 메시지 역시 분명하다. 타인과 직접 소통하는 일이 점점 줄어드는 현대인의 삶을 통해 미래를 조명하면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의 삶이라고 역설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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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영화의 경계 허물다…스티븐 스필버그 ‘레디 플레이어 원’
    • 입력 2018-03-21 11:52:27
    • 수정2018-03-21 11:54:05
    연합뉴스
이쯤 되면 영화 관람이 아니라 체험이라 표현해야 할 듯하다.

이달 28일 개봉하는 '레디 플레이어 원'은 영화를 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 체험과 놀이로 승화시킨다. 게임과 영화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허물어진다. 관객은 영화 속 게임 유저와 한몸이 돼 미래 세계와 가상현실을 넘나들며 색다른 모험을 만끽하게 된다.

배경은 2045년 미국의 빈민촌. 아파트처럼 층층이 쌓인 컨테이너 속에서 사람들이 저마다 고글을 쓰고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이 빠져있는 곳은 가상현실 '오아시스'.

'시궁창 같은' 현실과 달리 이곳에서는 누구나 원하는 캐릭터가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오프라인 속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고, 아바타를 내세워 마치 그 모습이 실제 모습인 양 살아간다. 이들에게 게임은 곧 일상이다.

어느 날 오아시스 창시자인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 분)가 오아시스 속에 숨겨둔 '이스터에그'를 찾아 3개의 열쇠를 모두 획득한 사람에게 오아시스 소유권을 넘기겠다는 유언을 남기고 숨진다. 힌트는 할리데이가 사랑했던 1980년대 대중문화 속에 숨어있다.

이모 집에 얹혀사는 10대 소년 웨이드 와츠(타이 쉐리던) 역시 미션 해결에 도전하고, 첫 번째 열쇠를 가장 먼저 손에 넣는다. 그러자, 대기업 IOI가 열쇠를 가로채려 하고, 오프라인에서도 웨이드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세계 최초 가상현실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는 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어니스트 클라인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스크린에 구현한 작품이다. 게임과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소설 등 대중문화를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며 솜씨 좋게 빚어낸 솜씨는 그가 왜 거장 감독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더 포스트' '스파이 브릿지' '링컨'처럼 역사와 현실에 발을 내딛는 작품부터 'A.I', '마이너리티 리포트' '우주전쟁' 등 미래 이야기까지 포괄하는 스필버그의 방대한 필모그래피를 한편에 집약해놓은 듯하다.

무엇보다 시각 효과가 압도적이다. 미래의 모습은 허름한 컨테이너와 폐기물 더미가 쌓여있는 디스토피아로 그려진다. 반면, 온라인 속 가상현실은 누구나 꿈꾸는 유토피아다. 그렇다고 공짜의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전투에서 이겨 더 많은 코인을 챙겨야 각종 아이템과 무기를 살 수 있고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다.

첫 번째 열쇠 획득을 위해 아바타들이 펼치는 레이싱 장면은 실제 게임을 하듯 스릴 넘친다. 레이싱 중간에 영화 '킹콩'의 킹콩과 '쥬라기 공원'의 공룡 티렉스가 나타나 자동차를 때리고 부순다.

미래 세계가 배경이지만 주요 테마는 1980년대 대중문화 콘텐츠다. 이때문에 아이언 자이언트, 건담, 조커, 프레디, 라라 크로프트, '스트리트 파이터'의 춘리 등 반가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 같은 명작의 주요 장면도 재연된다. '반지의 제왕', '빽 투 더 퓨쳐', '아키라' 'A 특공대'와 같은 영화들도 주요 키워드로 등장한다.

스필버그 감독은 이들의 저작권을 풀어 영화 속에 삽입했다. 영화와 게임 등을 많이 알면 알수록 감독이 숨겨놓은 이스터에그가 더 많이 보인다. 물론 옛 대중문화를 전혀 모르는 청소년들이나 게임과는 담쌓고 지내는 중장년층도 즐기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다.

영화에 '접속'해 빠져들다 보면 2시간 20분의 러닝타임은 후딱 지나간다. 아이맥스나 3D로 보면 영화의 묘미를 더 느낄 수 있다.

'덩케르크' '스파이 브릿지'에 출연한 마크 라이런스가 연기한 오아시스 창시자 제임스 할리데이와 동업자 오그덴 모로(사이먼 페그)의 관계 설정도 흥미롭다. 애플을 공동 창업한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을 떠올리게 한다.

이 작품은 즐거움이라는 영화의 미덕을 갖췄으면서도 메시지 역시 분명하다. 타인과 직접 소통하는 일이 점점 줄어드는 현대인의 삶을 통해 미래를 조명하면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의 삶이라고 역설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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