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중함 벗어던진 로봇 군단의 사투…영화 ‘퍼시픽 림:업라이징’

입력 2018.03.21 (14:03) 수정 2018.03.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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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에서 온 무자비한 괴물로부터 인류를 구해내기 위한 로봇들의 사투가 다시 시작됐다. 로봇 군단은 5년 전보다 강력해졌지만, 과거의 싸움부터 지켜본 입장에선 왠지 모르게 허전하다.

21일 개봉한 '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2013년작 '퍼시픽 림'의 속편이다. 시리즈는 거대 괴물 '카이주'와 지구를 지키는 로봇 '예거' 군단의 맞대결을 그린다. 같은 예거에 탑승한 파일럿들의 두뇌를 연결하는 '드리프트' 등 고유의 설정도 전편에서 이어진다.

카이주와의 전쟁이 끝난 지 10년. 카이주가 침투한 통로인 태평양 연안의 브리치들은 모두 막혔다. 범태평양연합방어군은 언제 또 닥칠지 모를 카이주의 습격에 대비하며 파일럿들을 양성한다. 그러나 세계는 대체로 평화롭다.

전편에서 전사한 스타커 사령관의 아들 제이크(존 보예가 분)가 영웅의 자리를 물려받는다. 그러나 그에겐 아버지와 달리 인류애 따위 없다. 범죄에 연루돼 중국에 있는 파일럿 아카데미에 교관으로 끌려가고 나서도 태도는 삐딱하다. 예거들간 전쟁이 벌어지고 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전쟁 종료 10주년 기념식장에서 예거 '옵시디언 퓨리'가 미사일을 발사하며 인간과 다른 예거들을 공격한다. 파일럿이 탑승하지 않고도 전투 가능한 '드론 예거'가 예상치 못한 도발에 가담한다. 제이크는 동료 파일럿 네이트(스콧 이스트우드)와 함께 진압에 나선다.

곧 반란의 실체가 드러나고, 카이주의 위협도 눈앞에 닥친다. 카이주가 왜 그토록 집요하게 지구를 공략하는지도 비교적 명쾌하게 설명된다. 일본 도쿄 도심과 후지산 꼭대기에서 벌어지는 양측의 맞대결이 영화의 백미다.

예거와 카이주 모두 진화했다. 최장 79m였던 예거의 키는 이제 80m를 넘어섰다. 예거 군단의 리더 '집시 어벤저'는 주변 사물을 끌어당기는 신기술을 장착했고 '세이버 아테나'는 광선검과 스피드를, '가디언 브라보'는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전기채찍을 주무기로 삼는다. 티라노사우루스를 연상시키는 카이주 '라이진'은 키 107m, 몸무게 3천405t이다.

둔탁해 보이던 예거의 움직임은 상당히 빨라졌다. 크기와 속도를 모두 얻은 셈이다. 그러나 육중한 몸놀림과 주먹질이 뿜어내던 카리스마는 상당 부분 사라졌다. 각종 무기와 신기술도 예거의 위엄찬 이미지를 반감시킨다.

전편과 달리 야간이나 빗속이 아닌, 밝은 대낮에 대부분 전투가 벌어진다. 이 때문에 특유의 음울한 정서가 희석됐다. 게다가 중반까지 이유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채 예거들끼리만 싸우는 바람에 인류를 절멸시킬 거대한 적과 대결한다는 비장한 느낌도 없다. 카이주는 중반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영웅 캐릭터와 로봇 군단, 전투 분위기 모두 무게감을 버리고 밝아진 탓에 전편과는 상당히 다른 속편이 됐다. '퍼시픽 림'보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가까워졌다. 웅장한 느낌의 주제곡이 전편과 가장 닮았다고 여겨질 정도다.

전편을 연출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고유의 작풍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편과 꼭 비교하지 않는다면, 볼거리 많고 의외로 스토리도 풍부한 로봇 영화다. 남성 듀오 유엔(UN) 출신의 가수 겸 배우 김정훈이 단역으로 출연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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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중함 벗어던진 로봇 군단의 사투…영화 ‘퍼시픽 림:업라이징’
    • 입력 2018-03-21 14:03:52
    • 수정2018-03-21 14:06:54
    연합뉴스
외계에서 온 무자비한 괴물로부터 인류를 구해내기 위한 로봇들의 사투가 다시 시작됐다. 로봇 군단은 5년 전보다 강력해졌지만, 과거의 싸움부터 지켜본 입장에선 왠지 모르게 허전하다.

21일 개봉한 '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2013년작 '퍼시픽 림'의 속편이다. 시리즈는 거대 괴물 '카이주'와 지구를 지키는 로봇 '예거' 군단의 맞대결을 그린다. 같은 예거에 탑승한 파일럿들의 두뇌를 연결하는 '드리프트' 등 고유의 설정도 전편에서 이어진다.

카이주와의 전쟁이 끝난 지 10년. 카이주가 침투한 통로인 태평양 연안의 브리치들은 모두 막혔다. 범태평양연합방어군은 언제 또 닥칠지 모를 카이주의 습격에 대비하며 파일럿들을 양성한다. 그러나 세계는 대체로 평화롭다.

전편에서 전사한 스타커 사령관의 아들 제이크(존 보예가 분)가 영웅의 자리를 물려받는다. 그러나 그에겐 아버지와 달리 인류애 따위 없다. 범죄에 연루돼 중국에 있는 파일럿 아카데미에 교관으로 끌려가고 나서도 태도는 삐딱하다. 예거들간 전쟁이 벌어지고 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전쟁 종료 10주년 기념식장에서 예거 '옵시디언 퓨리'가 미사일을 발사하며 인간과 다른 예거들을 공격한다. 파일럿이 탑승하지 않고도 전투 가능한 '드론 예거'가 예상치 못한 도발에 가담한다. 제이크는 동료 파일럿 네이트(스콧 이스트우드)와 함께 진압에 나선다.

곧 반란의 실체가 드러나고, 카이주의 위협도 눈앞에 닥친다. 카이주가 왜 그토록 집요하게 지구를 공략하는지도 비교적 명쾌하게 설명된다. 일본 도쿄 도심과 후지산 꼭대기에서 벌어지는 양측의 맞대결이 영화의 백미다.

예거와 카이주 모두 진화했다. 최장 79m였던 예거의 키는 이제 80m를 넘어섰다. 예거 군단의 리더 '집시 어벤저'는 주변 사물을 끌어당기는 신기술을 장착했고 '세이버 아테나'는 광선검과 스피드를, '가디언 브라보'는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전기채찍을 주무기로 삼는다. 티라노사우루스를 연상시키는 카이주 '라이진'은 키 107m, 몸무게 3천405t이다.

둔탁해 보이던 예거의 움직임은 상당히 빨라졌다. 크기와 속도를 모두 얻은 셈이다. 그러나 육중한 몸놀림과 주먹질이 뿜어내던 카리스마는 상당 부분 사라졌다. 각종 무기와 신기술도 예거의 위엄찬 이미지를 반감시킨다.

전편과 달리 야간이나 빗속이 아닌, 밝은 대낮에 대부분 전투가 벌어진다. 이 때문에 특유의 음울한 정서가 희석됐다. 게다가 중반까지 이유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채 예거들끼리만 싸우는 바람에 인류를 절멸시킬 거대한 적과 대결한다는 비장한 느낌도 없다. 카이주는 중반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영웅 캐릭터와 로봇 군단, 전투 분위기 모두 무게감을 버리고 밝아진 탓에 전편과는 상당히 다른 속편이 됐다. '퍼시픽 림'보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가까워졌다. 웅장한 느낌의 주제곡이 전편과 가장 닮았다고 여겨질 정도다.

전편을 연출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고유의 작풍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편과 꼭 비교하지 않는다면, 볼거리 많고 의외로 스토리도 풍부한 로봇 영화다. 남성 듀오 유엔(UN) 출신의 가수 겸 배우 김정훈이 단역으로 출연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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