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이슈] 페이스북, 개인정보유출로 창사 이후 최대 위기

입력 2018.03.24 (21:30) 수정 2018.03.2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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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페이스북 개인 정보유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 영국, EU 등이 조사에 착수했고, 대규모로 페이스북을 탈퇴하려는 조짐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직접 나서 진화에 나섰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페이스북 상황, 보도본부 국제부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현석 기자!

[리포트]

이번에 문제가 된 회사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라는 영국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를 보면, "우리는 모든 것을 데이터에 기반해 수행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데이터를 활용해, 선거운동을 돕는 회사입니다.

최근에 영국 방송사인 채널 4가 이 회사에 대해 잠입취재를 했습니다.

기자가 잠재적 고객인 것처럼 접근해 이 회사 경영진과 대화를 나눈 건데요,

CEO인 알렉산더 닉스는 지난 2016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거의 만들다시피 했다고 자랑합니다.

[알렉산더 닉스/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CEO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적 있습니까?) 여러번 만났죠. 우리는 모든 연구와 데이터 분석, 목표 설정, 그리고 모든 디지털 및 TV 선거운동 등을 우리의 데이터 정보에 기초해 전략을 짜서 수행했습니다."]

'사기꾼 힐러리를 무찌르자'는 캠페인도 자신들의 작품이라고 말합니다.

힐러리에 부정적인 내용을 누군가에게 몰래 전하면, 그들이 알아서 이 내용을 퍼뜨렸다고 말합니다.

자신들은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지켜 보다가, 필요할 경우 한번씩 더 몰래 찔러주면 된다는 겁니다.

이렇게 은밀하게 여론을 조작하는데 활용된게 페이스북에서 수집한 5천만명에 달하는 유권자들의 개인 정보였습니다.

이들은 개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원인 코간이 개발한 'this is your digital life'라는 '성격 검사 퀴즈 앱'을 이용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하다보면, 당신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5년 뒤 당신의 모습은 어떨까요?라는 앱들을 무심히 설치합니다.

게다가 이 결과를 자랑스럽게 공유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런 앱을 실행하는 순간 자신의 개인정보는 물론, 연관된 많은 사람의 정보가 이 앱 개발자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실제로 이 앱을 깐 사람은 27만명 정도입니다.

그런데 한 명의 정보를 가지고 연결된 300명 정도의 정보를 동시에 수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식으로 5천만 명의 정보를 수집한 겁니다.

[크리스 와일리/내부 고발자 : "5만, 7만, 10만 명의 정보만 모을 수 있다면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빅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데이터가 늘어나거든요. 페이스북 이용자 5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모으는데도 몇 달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수집한 개인정보가 정치적 조작에 활용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식이 폭락했습니다.

시가 총액이 하루 만에 367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0조 원 증발한 겁니다.

일부 주주들은 페이스북과 켐브리지 애널리티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파문이 확산하자,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공개 사과했습니다.

CNN에 출연해서는 개인정보 유출이 기본적으로 페이스북의 잘못이 아니라 유출한 앱 개발 회사의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CEO : "많은 사람이 쓴 성격검사 앱 개발자인 알렉산더 코건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등의 회사에 정보를 판 것입니다. 우리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때 그 행위는 분명 우리의 방침에 어긋나는 것이었어요.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은 정보를 몰래 공유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페이스북의 수익모델 자체, 즉 DNA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해 광고수익을 창출하는 비지니스 모델에 기반하고 있는 한 정보 유출은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CNN은 “페이스북이 앱 개발자나 광고주에게 데이터를 판매하면서, 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담배를 팔면서 친구에게 주지 말라는 것과 똑같다” 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코메디언 짐 캐리가 올린 사진입니다.

"그들은 날 믿어. 바보같이"

저커버그가 2004년에 했다는 말이지요.

그옆에 싫어요를 크게 넣어 그에 대한 반감을 표시했으며, 페이스북을 규제하라는 글도 남겼습니다.

왓츠앱 공동창업자인 브라이언 액튼도 이제는 "페이스북을 삭제할 시간이다." 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호응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페이스북 사용자는 20억 명, 이들이 탈퇴 호소에 얼마나 응할지는 불분명 하지만, 페이스북이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핫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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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 이슈] 페이스북, 개인정보유출로 창사 이후 최대 위기
    • 입력 2018-03-24 21:52:15
    • 수정2018-03-24 22: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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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페이스북 개인 정보유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 영국, EU 등이 조사에 착수했고, 대규모로 페이스북을 탈퇴하려는 조짐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직접 나서 진화에 나섰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페이스북 상황, 보도본부 국제부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현석 기자!

[리포트]

이번에 문제가 된 회사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라는 영국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를 보면, "우리는 모든 것을 데이터에 기반해 수행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데이터를 활용해, 선거운동을 돕는 회사입니다.

최근에 영국 방송사인 채널 4가 이 회사에 대해 잠입취재를 했습니다.

기자가 잠재적 고객인 것처럼 접근해 이 회사 경영진과 대화를 나눈 건데요,

CEO인 알렉산더 닉스는 지난 2016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거의 만들다시피 했다고 자랑합니다.

[알렉산더 닉스/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CEO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적 있습니까?) 여러번 만났죠. 우리는 모든 연구와 데이터 분석, 목표 설정, 그리고 모든 디지털 및 TV 선거운동 등을 우리의 데이터 정보에 기초해 전략을 짜서 수행했습니다."]

'사기꾼 힐러리를 무찌르자'는 캠페인도 자신들의 작품이라고 말합니다.

힐러리에 부정적인 내용을 누군가에게 몰래 전하면, 그들이 알아서 이 내용을 퍼뜨렸다고 말합니다.

자신들은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지켜 보다가, 필요할 경우 한번씩 더 몰래 찔러주면 된다는 겁니다.

이렇게 은밀하게 여론을 조작하는데 활용된게 페이스북에서 수집한 5천만명에 달하는 유권자들의 개인 정보였습니다.

이들은 개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원인 코간이 개발한 'this is your digital life'라는 '성격 검사 퀴즈 앱'을 이용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하다보면, 당신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5년 뒤 당신의 모습은 어떨까요?라는 앱들을 무심히 설치합니다.

게다가 이 결과를 자랑스럽게 공유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런 앱을 실행하는 순간 자신의 개인정보는 물론, 연관된 많은 사람의 정보가 이 앱 개발자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실제로 이 앱을 깐 사람은 27만명 정도입니다.

그런데 한 명의 정보를 가지고 연결된 300명 정도의 정보를 동시에 수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식으로 5천만 명의 정보를 수집한 겁니다.

[크리스 와일리/내부 고발자 : "5만, 7만, 10만 명의 정보만 모을 수 있다면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빅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데이터가 늘어나거든요. 페이스북 이용자 5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모으는데도 몇 달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수집한 개인정보가 정치적 조작에 활용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식이 폭락했습니다.

시가 총액이 하루 만에 367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0조 원 증발한 겁니다.

일부 주주들은 페이스북과 켐브리지 애널리티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파문이 확산하자,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공개 사과했습니다.

CNN에 출연해서는 개인정보 유출이 기본적으로 페이스북의 잘못이 아니라 유출한 앱 개발 회사의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CEO : "많은 사람이 쓴 성격검사 앱 개발자인 알렉산더 코건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등의 회사에 정보를 판 것입니다. 우리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때 그 행위는 분명 우리의 방침에 어긋나는 것이었어요.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은 정보를 몰래 공유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페이스북의 수익모델 자체, 즉 DNA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해 광고수익을 창출하는 비지니스 모델에 기반하고 있는 한 정보 유출은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CNN은 “페이스북이 앱 개발자나 광고주에게 데이터를 판매하면서, 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담배를 팔면서 친구에게 주지 말라는 것과 똑같다” 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코메디언 짐 캐리가 올린 사진입니다.

"그들은 날 믿어. 바보같이"

저커버그가 2004년에 했다는 말이지요.

그옆에 싫어요를 크게 넣어 그에 대한 반감을 표시했으며, 페이스북을 규제하라는 글도 남겼습니다.

왓츠앱 공동창업자인 브라이언 액튼도 이제는 "페이스북을 삭제할 시간이다." 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호응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페이스북 사용자는 20억 명, 이들이 탈퇴 호소에 얼마나 응할지는 불분명 하지만, 페이스북이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핫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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