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 왔느냐”…진상조사로 재구성한 참상

입력 2018.04.14 (06:45) 수정 2018.04.14 (07:1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악의 인권유린 참사로 알려진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그런데 그 참혹했던 실상을 담은 유일한 조사보고서가 남아 있습니다.

야당이 벌인 현장 조사였는데 당시 조사를 맡았던 조사단장을 KBS 취재진이 만났습니다.

김민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구타와 구금, 암매장까지 유령처럼 떠도는 소문은 유대인 대학살을 떠올렸습니다.

[문정수/전 의원 : "잡혀갔는데 행방불명이다. 주민등록증이 없다고 잡혀갔는데 아마 형제복지원 간 거 같은데 만날 수 없다."]

문정수 당시 신민당 의원은 급하게 조사단을 꾸려 복지원을 급습했습니다.

감시가 소홀한 설 연휴를 노렸습니다.

[문정수/전 의원 : "많은 인력으로 공개해서 간다고 하면 혹시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철옹성 같은 복지원 담장 너머 원생들의 모습은 참혹 그 자체였습니다.

[문정수/전 의원 : "울부짖는 모습이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죠. 막사들이 한 20곳 정도 있었는데 남루하기 짝이 없고..."]

재조사를 벌이기로 했지만 전두환 정권이 추가조사를 막았습니다.

집단 구타로 인한 사망, 강제노역, 임금 착취, 약물 강제 투약 등 유일하게 남은 보고서엔 인권 유린의 참상이 적나라하게 적혀있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길거리에서 끌려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곳곳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문정수/전 의원 : "기차 타려고 역에 벤치에 앉아서 졸고 있다가 끌려온 사람. 귀가할 동안 기다린다고 딸 집 대문 앞에서 쪼그려 앉아 있다 끌려온 사람..."]

513명의 사망자도 그때 확인됐지만 묻힌 곳은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 원생이 한 말을 잊을 수 없습니다.

[문정수/전 의원 : "왜 이제 왔느냐고 울부짖는 그 모습들이 지금도 귀에 선한데, 세상과 차단되어서 몇 년을 있었는지…"]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지기만 바랄 뿐입니다.

[문정수/전 의원 : "인권을 말살했던, 행정의 비호를 받았던 아주 나쁜 역사다. 지금이라도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잘못된 사람 처벌하고..."]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왜 이제 왔느냐”…진상조사로 재구성한 참상
    • 입력 2018-04-14 06:50:14
    • 수정2018-04-14 07:12:03
    뉴스광장 1부
[앵커]

최악의 인권유린 참사로 알려진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그런데 그 참혹했던 실상을 담은 유일한 조사보고서가 남아 있습니다.

야당이 벌인 현장 조사였는데 당시 조사를 맡았던 조사단장을 KBS 취재진이 만났습니다.

김민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구타와 구금, 암매장까지 유령처럼 떠도는 소문은 유대인 대학살을 떠올렸습니다.

[문정수/전 의원 : "잡혀갔는데 행방불명이다. 주민등록증이 없다고 잡혀갔는데 아마 형제복지원 간 거 같은데 만날 수 없다."]

문정수 당시 신민당 의원은 급하게 조사단을 꾸려 복지원을 급습했습니다.

감시가 소홀한 설 연휴를 노렸습니다.

[문정수/전 의원 : "많은 인력으로 공개해서 간다고 하면 혹시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철옹성 같은 복지원 담장 너머 원생들의 모습은 참혹 그 자체였습니다.

[문정수/전 의원 : "울부짖는 모습이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죠. 막사들이 한 20곳 정도 있었는데 남루하기 짝이 없고..."]

재조사를 벌이기로 했지만 전두환 정권이 추가조사를 막았습니다.

집단 구타로 인한 사망, 강제노역, 임금 착취, 약물 강제 투약 등 유일하게 남은 보고서엔 인권 유린의 참상이 적나라하게 적혀있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길거리에서 끌려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곳곳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문정수/전 의원 : "기차 타려고 역에 벤치에 앉아서 졸고 있다가 끌려온 사람. 귀가할 동안 기다린다고 딸 집 대문 앞에서 쪼그려 앉아 있다 끌려온 사람..."]

513명의 사망자도 그때 확인됐지만 묻힌 곳은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 원생이 한 말을 잊을 수 없습니다.

[문정수/전 의원 : "왜 이제 왔느냐고 울부짖는 그 모습들이 지금도 귀에 선한데, 세상과 차단되어서 몇 년을 있었는지…"]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지기만 바랄 뿐입니다.

[문정수/전 의원 : "인권을 말살했던, 행정의 비호를 받았던 아주 나쁜 역사다. 지금이라도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잘못된 사람 처벌하고..."]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