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뒤늦은 사퇴’ 후폭풍 예고

입력 2018.04.18 (07:41) 수정 2018.04.1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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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현 해설위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보름 만에 자진 사퇴했습니다. 국회의원 시절에 정치후원금 5천만 원을 자신이 속해 있던 단체에 이른바 ‘셀프 기부’한 건 위법이라는 선관위의 판단 뒤 나온 결정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김 원장이 물러났지만, 이번 사태는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우선, 청와대 책임론입니다. 헌법기관인 선관위와 다른 잣대로 판단했던 청와대 인사 검증 담당자들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차관급 이상 인사 중 7명 정도가 낙마하면서 인사검증시스템에 이미 경고등이 들어왔습니다. 특히 김기식 원장에 대해서는 재검증까지 했지만 문제가 없었다고 장담했던 터라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추상같아야 할 검증 잣대가 같은 진영 사람들에 대해서는 달리 적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사 문제를 선관위에 떠넘기는 듯한 인상을 준 것도 부적절했다는 견해가 적지 않습니다. 야당들은 일제히 청와대 인사라인 정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국회의원들의 과도한 특권과 부도덕한 행태에 대한 수술 필요성도 상기시켰습니다. 국정감사나 조사 등을 통해 남에게는 철저한 준법과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면서 정작 의원 본인들은 피감기관 돈으로 부적절한 해외출장을 다녀오고, 의정 활동에만 써야 할 후원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해 왔습니다. 이미 시작된 검찰 수사는 김 원장의 사퇴로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피감기관 후원으로 가는 의원들의 외유성 출장의 적절성 여부나 정치 후원금 사용 범위 등에 대한 명확한 사법적 판단을 받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은 취업 비리 문제로 사퇴한 전임 원장에 이어 한 달만에 두 명의 원장이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습니다. 다음 원장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이 높아진 검증 문턱 탓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옵니다. 금융감독원장은 4500여 개의 금융기관을 감독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문성과 개혁성, 도덕성을 두루 갖춘 적임자가 임명돼, 금융개혁을 반드시 성공시키길 기대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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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뒤늦은 사퇴’ 후폭풍 예고
    • 입력 2018-04-18 07:53:05
    • 수정2018-04-18 07: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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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현 해설위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보름 만에 자진 사퇴했습니다. 국회의원 시절에 정치후원금 5천만 원을 자신이 속해 있던 단체에 이른바 ‘셀프 기부’한 건 위법이라는 선관위의 판단 뒤 나온 결정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김 원장이 물러났지만, 이번 사태는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우선, 청와대 책임론입니다. 헌법기관인 선관위와 다른 잣대로 판단했던 청와대 인사 검증 담당자들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차관급 이상 인사 중 7명 정도가 낙마하면서 인사검증시스템에 이미 경고등이 들어왔습니다. 특히 김기식 원장에 대해서는 재검증까지 했지만 문제가 없었다고 장담했던 터라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추상같아야 할 검증 잣대가 같은 진영 사람들에 대해서는 달리 적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사 문제를 선관위에 떠넘기는 듯한 인상을 준 것도 부적절했다는 견해가 적지 않습니다. 야당들은 일제히 청와대 인사라인 정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국회의원들의 과도한 특권과 부도덕한 행태에 대한 수술 필요성도 상기시켰습니다. 국정감사나 조사 등을 통해 남에게는 철저한 준법과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면서 정작 의원 본인들은 피감기관 돈으로 부적절한 해외출장을 다녀오고, 의정 활동에만 써야 할 후원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해 왔습니다. 이미 시작된 검찰 수사는 김 원장의 사퇴로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피감기관 후원으로 가는 의원들의 외유성 출장의 적절성 여부나 정치 후원금 사용 범위 등에 대한 명확한 사법적 판단을 받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은 취업 비리 문제로 사퇴한 전임 원장에 이어 한 달만에 두 명의 원장이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습니다. 다음 원장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이 높아진 검증 문턱 탓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옵니다. 금융감독원장은 4500여 개의 금융기관을 감독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문성과 개혁성, 도덕성을 두루 갖춘 적임자가 임명돼, 금융개혁을 반드시 성공시키길 기대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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