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후’ 수사 속도…‘드루킹’ 고발 취하 논란

입력 2018.04.19 (09:37) 수정 2018.04.1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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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금부터는 '드루킹'이라고 불리는 김모 씨 일당의 '댓글 여론 조작 사건' 관련 소식을 이어가겠습니다.

경찰은 이 '드루킹' 일당의 계좌 추적에 속도를 내면서, 수사 범위를 넓혀 가고 있는데요.

어제는 댓글을 조작하는 데 쓰인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해 왔던 필명 '서유기', 박 모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아주 짧은 시간에 무더기로 클릭을 하게 하는 프로그램인데요,

박 모 씨는 앞서 구속된 '드루킹'과 함께 지난 1월달에 평창 동계 올림픽 남북 단일팀 결정을 비판하는 댓글 2개에, 각각 6백번 넘게 공감을 클릭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럼 이 박 모 씨라는 사람한테 구속영장 청구된 게 무슨 의미냐...

'드루킹' 조직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지난해 대선과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도 온라인 활동을 한 게 아니냐 이런 의혹도 앞으로 수사에서 밝혀질지 관심입니다.

경찰은 수사 인력을 보강하고, 드루킹 일당이 쓴 자금의 출처를 확인하는 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데요.

'드루킹'이 운영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 이라는 단체가 있죠,

임대료, 인건비까지, 매 달 수천만 원 넘게 돈을 쓴 걸로 보이는데, 이 돈이 다 어디서 나왔는지가 의문이었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이 단체가 주로 사탕수수 원당 이라는 걸 팔아서 돈을 벌어왔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건강 보조식품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은데요.

2015년 11월, 경공모가 개설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1kg에 2만 원 정도에 팔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세청엔 매출이 없는 걸로 신고를 했단 겁니다.

자금원 은폐가 의심되는 상황인거죠.

경찰은 이 온라인 쇼핑몰 대표 박 모 씨가 자금관리를 총괄한 걸로 보고 있는데, 이 사람이 바로, 아까 말씀드린 그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해 온 사람입니다.

경찰은 이 단체의 금융계좌 30여 개도 함께 추적 중입니다.

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가 170개 정도 되는데, 구입 시기, 통화 내역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턴 정치권 움직임을 좀 보죠.

지난 대선이후에 민주당과 국민의 당이 대선 과정에서 있었던 고소고발을 서로 취하 하기로 했었는데요.

바른미래당은 당시 고소고발 취하 대상에 '드루킹'이 포함돼 있었다면서, 이거 민주당이 윗선에서 드루킹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 이렇게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드루킹'은 그때 고발 당한 문재인 팬카페 회원 14명 중에 한 명이었다, 누군지 몰랐고, 고발장에도 그냥 '문팬'으로만 돼 있었다 고 반박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특검을 도하지 않으면, 국회 보이콧에 나서겠다면서 압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댓글이 여론몰이에 이렇게 악용이 된 건, 그만큼 영향력도 크니까 그럴 것 같은데요.

실제로, 사람들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실험 하나를 같이 보시죠.

참가자들한테 익명의 국회의원에 대한 기사와 함께 "좀 나오지 마!" 처럼 단순 비난 담은 댓글을 보여줬더니, 해당 정치인에 대한 투표 의향이 뚜렸하게 감소 하는 게 확인이 됐는데요.

사소한 댓글이라도 읽는 순간 뇌에 자동으로 해당 정보가 사실처럼 입력이 돼서 그렇다는 설명입니다.

사실, 포털들도 이런 여론조작 문제에 대해서 이런 저런 해결책을 고심하고는 있습니다만, 근본적인 해법은 못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사건의 실체 밝히는 것 만큼이나, 여론 조작에 취약한 포털 사이트 문제도 같이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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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후’ 수사 속도…‘드루킹’ 고발 취하 논란
    • 입력 2018-04-19 08:11:27
    • 수정2018-04-19 09: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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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금부터는 '드루킹'이라고 불리는 김모 씨 일당의 '댓글 여론 조작 사건' 관련 소식을 이어가겠습니다.

경찰은 이 '드루킹' 일당의 계좌 추적에 속도를 내면서, 수사 범위를 넓혀 가고 있는데요.

어제는 댓글을 조작하는 데 쓰인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해 왔던 필명 '서유기', 박 모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아주 짧은 시간에 무더기로 클릭을 하게 하는 프로그램인데요,

박 모 씨는 앞서 구속된 '드루킹'과 함께 지난 1월달에 평창 동계 올림픽 남북 단일팀 결정을 비판하는 댓글 2개에, 각각 6백번 넘게 공감을 클릭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럼 이 박 모 씨라는 사람한테 구속영장 청구된 게 무슨 의미냐...

'드루킹' 조직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지난해 대선과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도 온라인 활동을 한 게 아니냐 이런 의혹도 앞으로 수사에서 밝혀질지 관심입니다.

경찰은 수사 인력을 보강하고, 드루킹 일당이 쓴 자금의 출처를 확인하는 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데요.

'드루킹'이 운영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 이라는 단체가 있죠,

임대료, 인건비까지, 매 달 수천만 원 넘게 돈을 쓴 걸로 보이는데, 이 돈이 다 어디서 나왔는지가 의문이었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이 단체가 주로 사탕수수 원당 이라는 걸 팔아서 돈을 벌어왔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건강 보조식품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은데요.

2015년 11월, 경공모가 개설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1kg에 2만 원 정도에 팔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세청엔 매출이 없는 걸로 신고를 했단 겁니다.

자금원 은폐가 의심되는 상황인거죠.

경찰은 이 온라인 쇼핑몰 대표 박 모 씨가 자금관리를 총괄한 걸로 보고 있는데, 이 사람이 바로, 아까 말씀드린 그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해 온 사람입니다.

경찰은 이 단체의 금융계좌 30여 개도 함께 추적 중입니다.

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가 170개 정도 되는데, 구입 시기, 통화 내역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턴 정치권 움직임을 좀 보죠.

지난 대선이후에 민주당과 국민의 당이 대선 과정에서 있었던 고소고발을 서로 취하 하기로 했었는데요.

바른미래당은 당시 고소고발 취하 대상에 '드루킹'이 포함돼 있었다면서, 이거 민주당이 윗선에서 드루킹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 이렇게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드루킹'은 그때 고발 당한 문재인 팬카페 회원 14명 중에 한 명이었다, 누군지 몰랐고, 고발장에도 그냥 '문팬'으로만 돼 있었다 고 반박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특검을 도하지 않으면, 국회 보이콧에 나서겠다면서 압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댓글이 여론몰이에 이렇게 악용이 된 건, 그만큼 영향력도 크니까 그럴 것 같은데요.

실제로, 사람들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실험 하나를 같이 보시죠.

참가자들한테 익명의 국회의원에 대한 기사와 함께 "좀 나오지 마!" 처럼 단순 비난 담은 댓글을 보여줬더니, 해당 정치인에 대한 투표 의향이 뚜렸하게 감소 하는 게 확인이 됐는데요.

사소한 댓글이라도 읽는 순간 뇌에 자동으로 해당 정보가 사실처럼 입력이 돼서 그렇다는 설명입니다.

사실, 포털들도 이런 여론조작 문제에 대해서 이런 저런 해결책을 고심하고는 있습니다만, 근본적인 해법은 못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사건의 실체 밝히는 것 만큼이나, 여론 조작에 취약한 포털 사이트 문제도 같이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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