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정상 ‘핫라인’ 개통 의미

입력 2018.04.21 (07:42) 수정 2018.04.21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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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호 해설위원]

남북 정상 간의 핫라인이 어제 개통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통전화 채널입니다.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에 각각 설치된 핫라인은 실무자끼리 시범 통화를 했고 조만간 두 정상 간 첫 통화가 있을 예정입니다. 남북 정상이 직접 통화할 수 있는 핫라인 개설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대중 정부 때인 지난 2000년 정상회담 직후 핫라인이 설치됐지만 간접적인 채널로만 운영됐고 이마저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단절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대적 의미의 핫라인은 쿠바 미사일 위기 직후인 1960년대 초 미국 백악관과 옛 소련의 크렘린궁 사이에 본격적으로 가동됐습니다. 양국의 핫라인은 냉전과 중동전 시기에 위기 관리와 분쟁 해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습니다. 따라서 남북 정상 간의 핫라인 개통은 의미가 남다릅니다. 6‧25 이후 양측이 첨예하게 대치해왔고 우발적인 충돌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현실에서 정상 간의 직통전화는 사태 악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회담 절차나 실무자 보고를 거치지 않고 직접 통화함으로써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이고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국제적 논의가 본격화될 것인 만큼 두 정상이 때때로 통화해 큰 틀의 흐름을 정리할 필요도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말까지 단절됐던 각급 대화채널도 속속 복구됐습니다. 올 1월 판문점 연락채널과 서해와 동해지구 군 통신선이 잇따라 살아났고 국정원과 통일전선부 간의 채널도 가동 중입니다. 남북이 이처럼 실무급에서 정상급까지 단계적 대화채널을 갖춤으로써 향후 남북관계 추진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됐습니다. 정상 간 핫라인이 실질적으로 가동돼 성과를 낼 경우 남북 신뢰구축과 평화정착의 이정표로 평가될 만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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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호 해설위원]

남북 정상 간의 핫라인이 어제 개통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통전화 채널입니다.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에 각각 설치된 핫라인은 실무자끼리 시범 통화를 했고 조만간 두 정상 간 첫 통화가 있을 예정입니다. 남북 정상이 직접 통화할 수 있는 핫라인 개설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대중 정부 때인 지난 2000년 정상회담 직후 핫라인이 설치됐지만 간접적인 채널로만 운영됐고 이마저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단절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대적 의미의 핫라인은 쿠바 미사일 위기 직후인 1960년대 초 미국 백악관과 옛 소련의 크렘린궁 사이에 본격적으로 가동됐습니다. 양국의 핫라인은 냉전과 중동전 시기에 위기 관리와 분쟁 해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습니다. 따라서 남북 정상 간의 핫라인 개통은 의미가 남다릅니다. 6‧25 이후 양측이 첨예하게 대치해왔고 우발적인 충돌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현실에서 정상 간의 직통전화는 사태 악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회담 절차나 실무자 보고를 거치지 않고 직접 통화함으로써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이고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국제적 논의가 본격화될 것인 만큼 두 정상이 때때로 통화해 큰 틀의 흐름을 정리할 필요도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말까지 단절됐던 각급 대화채널도 속속 복구됐습니다. 올 1월 판문점 연락채널과 서해와 동해지구 군 통신선이 잇따라 살아났고 국정원과 통일전선부 간의 채널도 가동 중입니다. 남북이 이처럼 실무급에서 정상급까지 단계적 대화채널을 갖춤으로써 향후 남북관계 추진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됐습니다. 정상 간 핫라인이 실질적으로 가동돼 성과를 낼 경우 남북 신뢰구축과 평화정착의 이정표로 평가될 만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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