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남북정상회담 D-6…관전 포인트는?

입력 2018.04.21 (07:50) 수정 2018.04.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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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 정상회담이 다음주 금요일로 다가왔습니다.

북미 정상회담과 맞물리면서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포괄적 합의나 정치인들의 수사에 현혹되지 말고, 세부적인 이행 과정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는 게 지난 25년 북핵 협상이 남긴 교훈입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눈여겨 봐야할지 정리했습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분단 55년 만에 남북 정상이 만나 뜨겁게 손을 맞잡습니다.

과거 남북 정상이 나눈 두 차례 악수는 남북 화합과 평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장면입니다.

그리고 오는 27일.

남북 정상은 세 번째로 손을 맞잡게 됩니다.

이 순간은 전 세계로 생중계되며 3차 남북정상회담의 본격적 서막을 울리게 됩니다.

[권혁기/청와대 춘추관장/2차 실무회담 브리핑/4월 18일 : "양 정상 간에 첫 악수하는 순간부터 회담의 주요 일정과 행보를 생방송으로 전 세계에 알리기로 합의했습니다."]

두 정상이 내놓을 남북 정상 선언의 뼈대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도 3차례 검토를 거쳤다며 합의문에는 특히 비핵화 의지가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종석/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 :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특사단이 갔을 때 확인했다고 하더라도 그 차원과, 정상 간에 만나서 직접 확인하고 그것을 명문화 하는 것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대화가 특별한 사건처럼 되도록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 여부도 중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렇듯 남북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 직통전화도 설치됐습니다.

또 ‘평화, 새로운 시작’을 표어로 확정하는 등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막바지 준비로 분주한 모습입니다.

‘2018 정상회담’은 북한 최고 지도자가 처음으로 남한을 방문하는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이란 점에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또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처음 열리는 만큼 형식도 지난 2차례 회담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란 분석이 많은데요.

무엇보다 이번 회담은 남북한이 구체적 의제를 정해놓고 중점적으로 논의한다는 점에서 과거 남북정상회담과 가장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2018 남북정상회담’날짜가 확정된 지난달 29일 남북 고위급회담.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남북 정상 간에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해 나가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그리고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우리 정부가 정상회담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겁니다.

[조명균/남측 수석대표/통일부 장관 : "한반도 비핵화 문제, 평화 정착 문제, 그리고 남북 관계 발전 문제, 이런 것을 중심으로 해서 계속해서 양측 간에 실무적으로 협의를 해 나가야 될 것입니다."]

북한 역시 정상회담에서 모든 문제를 다룰 수 있다며 우리 측의 요구에 호응했습니다.

[리선권/북측 수석대표/조평통 위원장 : "북남 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다 (논의) 하는 것입니다. 민심이 바라는 게 우리의 의제입니다."]

3가지 목표 중 최대 관심사는 비핵화, 특히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어느 정도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가라는 부분입니다.

비핵화 문제에 대한 진전이 남북은 물론 향후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기존에 하던 것처럼 선대의 유언이다 라는 식의 이야기 정도로만 그친다면 조금 구체성이 떨어지고 계속 이야기해왔던 부분을 반복하는 수준에 머물기 때문에 소위 말해 비핵화 의지를 그냥 확인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것을 특정 시한 안에 우리가 할 용의가 있다라는 식으로 확실한 보장 가까운 이야기를 해준다면 그것이 특히 어떤 합의문 형태로 담겨진다면 보다 확실하게 북미정상회담에 주는 메시지가 될 것이고 이것이 이제 확실하게 이행을 보장하는 하나의 어떤 모멘텀이 될 수 있겠죠."]

하지만 비핵화 방식을 놓고 북한과 미국 사이 셈법은 확연히 다릅니다.

북한은 세분화된 조치와 보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를 고수하는 반면, 미국은 북한의 방식이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며 빠른 시한 안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비핵화를 이루자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언론사 사장단 간담회/4월 19일 : "지금 북한은 국제사회에 완전한 비핵화의 의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보다 긍정적이고 진전된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구체적 방식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포괄적이면서도 단계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비핵화에 대한 원칙적 합의와 그에 뒤따르는 큰 틀의 로드맵을 정상 차원에서 합의한 뒤 단계적으로 실천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보입니다.

[최강/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 "소위 말하는 일괄타결 아니면 선 비핵화 후 보상은 이건 힘들 거라는 건 미국도 지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미국 측에서 일단 입장의 전환이 좀 있었을 거라고 생각되어지고요. 북한에서 얘기하는 것은 일단 선언은 하고 그 이후에 단계적 이행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하게 되면 사실 우리가 얘기하는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에 가까운 형태가 될 것 같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미국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졌습니다.

국무장관 내정자인 폼페이오 CIA 국장이 극비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미국이 직접 확인하는 등 비핵화 전반에 대해 두 나라 고위급 사이 깊숙한 논의가 이뤄졌을 관측이 제기됩니다.

[최강/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 "폼페이오 내정자가 평양을 방문하고 난 다음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일단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제거하는데 목표가 있다라는 점을 얘기했거든요. 그렇다면 그것을 통해서 유추해 오면 북한이 적어도 미국에 대해서 직접적인 위협을 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파괴하겠다. 그리고 더 이상의 핵물질생산을 하지 않겠다. 즉 미래 핵에 대한 어떤 확정적인 입장을 보여주지 않았나 그래서 미국도 일단 아, 그렇다면 출발점으로 미래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은 수용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나라는 그러한 추론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깜짝 발언을 내놨습니다.

남북한이 종전, 즉 전쟁을 끝내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트럼프/美 대통령/4월 18일 : "한국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남북한은 지금 종전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같은 날 청와대 관계자도 한반도 안보 상황을 평화체제로, 즉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구체적 방안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하겠다는 점을 시사한 겁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로, 종전선언 구상은 평화정착 방안의 핵심으로 꼽혀왔습니다.

이런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뚜렷한 진전을 이룬 뒤 미국과 중국 등이 참여한 가운데 종전 선언에 이어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더 확실하게 하고 확실히 갖고 그 다음에 비핵화의 방법과 시한에 대해서 보다 명확한 자기 입장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체제안전보장과 관련된 상응하는 보상에 관련해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어야 됩니다. 비핵화 의지를 보다 확실히 하게 하기 위한 차원에서 종전선언의 이야기는 필요하고 또 남북미가 그런 것에다 합의하는 것은 아주 필수적이다 이렇게 봅니다.

세 번째 의제인 남북관계 진전과 관련된 부분은 이번 회담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공고한 상황에서 남북이 관계를 발전시키기란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등 대북제재와 관계없는 인도주의적 사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선중앙TV/4월 18일 : "김정은 동지께서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장을 또 다시 만나시어 담화하셨습니다."]

지난 13일부터 엿새간 중국 예술단을 이끌고 평양을 찾은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김정은 위원장은 이 기간 동안 쑹타오 부장을 공개적으로만 다섯 차례나 만났습니다.

지난해 11월 쑹타오 부장이 시진핑 주석 특사로 방북했을 때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상황이 바뀐 겁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을 동시에 진행하자는 중국.

북한 역시 남북,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을 잇따라 앞두고 중국과 박자를 맞춰가며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는 카드로 중국을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읽히는 대목입니다.

[조선중앙TV/4월 19일 : "중대한 력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하여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4월 20일에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

북한은 아울러 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노동당 전원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노동당 전원회의에선 통상 주요 정책이나 인사 개편을 결정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과 북미 관계 등에 대한 새로운 정책 방향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2018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변국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앞서 보셨듯이 북한과 중국 사이 친선 관계는 더욱 긴밀해지고 있고, 러시아 역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논의에서 빠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두 나라 정상도 만나 긴밀한 북핵 공조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지난 18일과 19일 양일간 열린 미일 정상회담.

두 나라 정상은 회담에서 대북문제를 놓고 변함없는 공조를 거듭 확인했습니다.

[아베/日 총리/4월 19일 : "과거의 실수가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최고 수준의 압박을 유지해야 하며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들이 요구됩니다."]

잇단 정상회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한반도 논의의 흐름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일본 정부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미 CNN 방송은 보도했습니다.

또 6자 회담국 중 유일하게 일정이 불분명했던 푸틴 대통령마저 북러 정상회담에 이어 한러 정상회담까지 시사하며 본격 외교전에 돌입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4월 12일 : "우리는 오는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동안 한반도 상황을 포함해, 양국 협력과 다양한 국제 문제들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3개월 안에 북한 핵을 둘러싸고 머리를 맞댔던 6자회담 관련국들이 모두 나서는 상황.이 같은 연쇄 정상외교가 일단락되면 한반도 정세는 새로운 모습을 드러낼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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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남북정상회담 D-6…관전 포인트는?
    • 입력 2018-04-21 08:22:48
    • 수정2018-04-21 08:30:53
    남북의 창
[앵커]

남북 정상회담이 다음주 금요일로 다가왔습니다.

북미 정상회담과 맞물리면서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포괄적 합의나 정치인들의 수사에 현혹되지 말고, 세부적인 이행 과정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는 게 지난 25년 북핵 협상이 남긴 교훈입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눈여겨 봐야할지 정리했습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분단 55년 만에 남북 정상이 만나 뜨겁게 손을 맞잡습니다.

과거 남북 정상이 나눈 두 차례 악수는 남북 화합과 평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장면입니다.

그리고 오는 27일.

남북 정상은 세 번째로 손을 맞잡게 됩니다.

이 순간은 전 세계로 생중계되며 3차 남북정상회담의 본격적 서막을 울리게 됩니다.

[권혁기/청와대 춘추관장/2차 실무회담 브리핑/4월 18일 : "양 정상 간에 첫 악수하는 순간부터 회담의 주요 일정과 행보를 생방송으로 전 세계에 알리기로 합의했습니다."]

두 정상이 내놓을 남북 정상 선언의 뼈대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도 3차례 검토를 거쳤다며 합의문에는 특히 비핵화 의지가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종석/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 :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특사단이 갔을 때 확인했다고 하더라도 그 차원과, 정상 간에 만나서 직접 확인하고 그것을 명문화 하는 것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대화가 특별한 사건처럼 되도록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 여부도 중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렇듯 남북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 직통전화도 설치됐습니다.

또 ‘평화, 새로운 시작’을 표어로 확정하는 등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막바지 준비로 분주한 모습입니다.

‘2018 정상회담’은 북한 최고 지도자가 처음으로 남한을 방문하는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이란 점에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또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처음 열리는 만큼 형식도 지난 2차례 회담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란 분석이 많은데요.

무엇보다 이번 회담은 남북한이 구체적 의제를 정해놓고 중점적으로 논의한다는 점에서 과거 남북정상회담과 가장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2018 남북정상회담’날짜가 확정된 지난달 29일 남북 고위급회담.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남북 정상 간에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해 나가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그리고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우리 정부가 정상회담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겁니다.

[조명균/남측 수석대표/통일부 장관 : "한반도 비핵화 문제, 평화 정착 문제, 그리고 남북 관계 발전 문제, 이런 것을 중심으로 해서 계속해서 양측 간에 실무적으로 협의를 해 나가야 될 것입니다."]

북한 역시 정상회담에서 모든 문제를 다룰 수 있다며 우리 측의 요구에 호응했습니다.

[리선권/북측 수석대표/조평통 위원장 : "북남 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다 (논의) 하는 것입니다. 민심이 바라는 게 우리의 의제입니다."]

3가지 목표 중 최대 관심사는 비핵화, 특히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어느 정도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가라는 부분입니다.

비핵화 문제에 대한 진전이 남북은 물론 향후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기존에 하던 것처럼 선대의 유언이다 라는 식의 이야기 정도로만 그친다면 조금 구체성이 떨어지고 계속 이야기해왔던 부분을 반복하는 수준에 머물기 때문에 소위 말해 비핵화 의지를 그냥 확인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것을 특정 시한 안에 우리가 할 용의가 있다라는 식으로 확실한 보장 가까운 이야기를 해준다면 그것이 특히 어떤 합의문 형태로 담겨진다면 보다 확실하게 북미정상회담에 주는 메시지가 될 것이고 이것이 이제 확실하게 이행을 보장하는 하나의 어떤 모멘텀이 될 수 있겠죠."]

하지만 비핵화 방식을 놓고 북한과 미국 사이 셈법은 확연히 다릅니다.

북한은 세분화된 조치와 보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를 고수하는 반면, 미국은 북한의 방식이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며 빠른 시한 안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비핵화를 이루자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언론사 사장단 간담회/4월 19일 : "지금 북한은 국제사회에 완전한 비핵화의 의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보다 긍정적이고 진전된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구체적 방식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포괄적이면서도 단계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비핵화에 대한 원칙적 합의와 그에 뒤따르는 큰 틀의 로드맵을 정상 차원에서 합의한 뒤 단계적으로 실천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보입니다.

[최강/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 "소위 말하는 일괄타결 아니면 선 비핵화 후 보상은 이건 힘들 거라는 건 미국도 지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미국 측에서 일단 입장의 전환이 좀 있었을 거라고 생각되어지고요. 북한에서 얘기하는 것은 일단 선언은 하고 그 이후에 단계적 이행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하게 되면 사실 우리가 얘기하는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에 가까운 형태가 될 것 같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미국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졌습니다.

국무장관 내정자인 폼페이오 CIA 국장이 극비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미국이 직접 확인하는 등 비핵화 전반에 대해 두 나라 고위급 사이 깊숙한 논의가 이뤄졌을 관측이 제기됩니다.

[최강/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 "폼페이오 내정자가 평양을 방문하고 난 다음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일단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제거하는데 목표가 있다라는 점을 얘기했거든요. 그렇다면 그것을 통해서 유추해 오면 북한이 적어도 미국에 대해서 직접적인 위협을 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파괴하겠다. 그리고 더 이상의 핵물질생산을 하지 않겠다. 즉 미래 핵에 대한 어떤 확정적인 입장을 보여주지 않았나 그래서 미국도 일단 아, 그렇다면 출발점으로 미래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은 수용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나라는 그러한 추론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깜짝 발언을 내놨습니다.

남북한이 종전, 즉 전쟁을 끝내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트럼프/美 대통령/4월 18일 : "한국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남북한은 지금 종전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같은 날 청와대 관계자도 한반도 안보 상황을 평화체제로, 즉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구체적 방안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하겠다는 점을 시사한 겁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로, 종전선언 구상은 평화정착 방안의 핵심으로 꼽혀왔습니다.

이런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뚜렷한 진전을 이룬 뒤 미국과 중국 등이 참여한 가운데 종전 선언에 이어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더 확실하게 하고 확실히 갖고 그 다음에 비핵화의 방법과 시한에 대해서 보다 명확한 자기 입장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체제안전보장과 관련된 상응하는 보상에 관련해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어야 됩니다. 비핵화 의지를 보다 확실히 하게 하기 위한 차원에서 종전선언의 이야기는 필요하고 또 남북미가 그런 것에다 합의하는 것은 아주 필수적이다 이렇게 봅니다.

세 번째 의제인 남북관계 진전과 관련된 부분은 이번 회담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공고한 상황에서 남북이 관계를 발전시키기란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등 대북제재와 관계없는 인도주의적 사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선중앙TV/4월 18일 : "김정은 동지께서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장을 또 다시 만나시어 담화하셨습니다."]

지난 13일부터 엿새간 중국 예술단을 이끌고 평양을 찾은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김정은 위원장은 이 기간 동안 쑹타오 부장을 공개적으로만 다섯 차례나 만났습니다.

지난해 11월 쑹타오 부장이 시진핑 주석 특사로 방북했을 때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상황이 바뀐 겁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을 동시에 진행하자는 중국.

북한 역시 남북,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을 잇따라 앞두고 중국과 박자를 맞춰가며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는 카드로 중국을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읽히는 대목입니다.

[조선중앙TV/4월 19일 : "중대한 력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하여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4월 20일에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

북한은 아울러 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노동당 전원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노동당 전원회의에선 통상 주요 정책이나 인사 개편을 결정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과 북미 관계 등에 대한 새로운 정책 방향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2018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변국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앞서 보셨듯이 북한과 중국 사이 친선 관계는 더욱 긴밀해지고 있고, 러시아 역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논의에서 빠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두 나라 정상도 만나 긴밀한 북핵 공조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지난 18일과 19일 양일간 열린 미일 정상회담.

두 나라 정상은 회담에서 대북문제를 놓고 변함없는 공조를 거듭 확인했습니다.

[아베/日 총리/4월 19일 : "과거의 실수가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최고 수준의 압박을 유지해야 하며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들이 요구됩니다."]

잇단 정상회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한반도 논의의 흐름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일본 정부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미 CNN 방송은 보도했습니다.

또 6자 회담국 중 유일하게 일정이 불분명했던 푸틴 대통령마저 북러 정상회담에 이어 한러 정상회담까지 시사하며 본격 외교전에 돌입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4월 12일 : "우리는 오는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동안 한반도 상황을 포함해, 양국 협력과 다양한 국제 문제들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3개월 안에 북한 핵을 둘러싸고 머리를 맞댔던 6자회담 관련국들이 모두 나서는 상황.이 같은 연쇄 정상외교가 일단락되면 한반도 정세는 새로운 모습을 드러낼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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