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그린 남과 북은 ‘형제’…“이념보다 사람”

입력 2018.04.29 (21:29) 수정 2018.04.2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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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쉬리나 공동경비구역 JSA같은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남과 북이 갈등을 겪거나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는 한국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소재죠.

지난 몇 년 사이에 선보인 한국 영화들은 우리 '분단' 현실을 '어떻게' 담아냈을까요.

송형국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영화 '의형제' : "분단 55년 만에 남북 정상이 만나는 역사적인..."]

냉전체제의 부속품으로 살아온 주인공, 급변하는 정세 속에 혼란을 겪습니다.

낡은 이념에 빠져 살아온 남한 요원들은,

[영화 '베를린' : "우리는 로터리에서 좌회전도 안 하는 사람이야."]

[영화 '의형제' : "나 빨갱이 잡는 국가유공자야!"]

역시 체제에 맹목적으로 충성해온 북한 첩보원과 맞섭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끌림으로 결국 형제애를 나누게 됩니다.

[영화 '강철비' : "내가 한 살 형이더라? 말 놓는다?"]

[영화 '의형제' : "형이라고 한번 불러봐봐."]

대부분 남한 요원은 형님격, 북한 요원은 아우격으로 등장해 나누는 이들의 우정에 수많은 관객이 공감했습니다.

[영화 '강철비' : "우리 같은 편이다."]

중요한 건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사람임을 깨닫는 과정은 우리 민족이 거쳐온 근현대사를 관통합니다.

이 같은 주제는 '쉬리'와 '공동경비구역JSA' 등 199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는데, 한반도 정세가 급랭한 이명박 정부 이후에는 남과 북의 반목 자체가 부질없음을 강조합니다.

특히 남측 주인공이 무능한 관료주의의 피해자로 설정돼있는 점도 일반 대중의 인식을 투영합니다.

[영화 '의형제' : "우리 보고체계로는 쟤네들 움직이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습니다."]

[영화 '베를린' : "이렇게 사고 쳐놓고 누가 책임질 겁니까?"]

[송경원/영화평론가 : "북측의 갈등은 내부 권력 문제로 인한 갈등인 거고, 남측의 갈등은 내부의 무능력이나 부패로 인한 갈등인 거고... 일반적인 인식의 반영, 우리가 보고 있는 남한과 북한의 이미지들을 자연스럽게 고스란히 반영하는 그런 결과인 것 같고요."]

한때 아픔의 무대였던 판문점이 한반도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처럼 충무로도 새로운 변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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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가 그린 남과 북은 ‘형제’…“이념보다 사람”
    • 입력 2018-04-29 21:36:15
    • 수정2018-04-29 2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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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쉬리나 공동경비구역 JSA같은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남과 북이 갈등을 겪거나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는 한국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소재죠.

지난 몇 년 사이에 선보인 한국 영화들은 우리 '분단' 현실을 '어떻게' 담아냈을까요.

송형국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영화 '의형제' : "분단 55년 만에 남북 정상이 만나는 역사적인..."]

냉전체제의 부속품으로 살아온 주인공, 급변하는 정세 속에 혼란을 겪습니다.

낡은 이념에 빠져 살아온 남한 요원들은,

[영화 '베를린' : "우리는 로터리에서 좌회전도 안 하는 사람이야."]

[영화 '의형제' : "나 빨갱이 잡는 국가유공자야!"]

역시 체제에 맹목적으로 충성해온 북한 첩보원과 맞섭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끌림으로 결국 형제애를 나누게 됩니다.

[영화 '강철비' : "내가 한 살 형이더라? 말 놓는다?"]

[영화 '의형제' : "형이라고 한번 불러봐봐."]

대부분 남한 요원은 형님격, 북한 요원은 아우격으로 등장해 나누는 이들의 우정에 수많은 관객이 공감했습니다.

[영화 '강철비' : "우리 같은 편이다."]

중요한 건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사람임을 깨닫는 과정은 우리 민족이 거쳐온 근현대사를 관통합니다.

이 같은 주제는 '쉬리'와 '공동경비구역JSA' 등 199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는데, 한반도 정세가 급랭한 이명박 정부 이후에는 남과 북의 반목 자체가 부질없음을 강조합니다.

특히 남측 주인공이 무능한 관료주의의 피해자로 설정돼있는 점도 일반 대중의 인식을 투영합니다.

[영화 '의형제' : "우리 보고체계로는 쟤네들 움직이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습니다."]

[영화 '베를린' : "이렇게 사고 쳐놓고 누가 책임질 겁니까?"]

[송경원/영화평론가 : "북측의 갈등은 내부 권력 문제로 인한 갈등인 거고, 남측의 갈등은 내부의 무능력이나 부패로 인한 갈등인 거고... 일반적인 인식의 반영, 우리가 보고 있는 남한과 북한의 이미지들을 자연스럽게 고스란히 반영하는 그런 결과인 것 같고요."]

한때 아픔의 무대였던 판문점이 한반도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처럼 충무로도 새로운 변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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