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시술’ 미온적 대처…병원은 축소·복지부는 떠넘기기

입력 2018.04.30 (21:27) 수정 2018.04.3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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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부 간호사들이 음주 상태로 응급시술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얼마 전에 보도해 드렸는데요.

이런 잘못된 관행에 대해 그동안 병원측 대처가 미흡했고 또 KBS 보도 이후 보건복지부의 대책 역시 부실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엄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응급 시술을 끝낸 담당 의사가 간호사 2명에게 묻습니다.

[의료진 당시 녹취/2016년 12월/음성변조 : "○○○ 선생님, 몇 잔 마셨나. 얼굴 빨개졌는데. (3잔...) △△△ 선생님도 마시고? 몇 잔? 한 잔? (네. 저는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져가지고...)"]

이런 '음주시술'이 더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고 지난해엔 한 의사가 병원에 문제제기까지 했습니다.

[의료진-병원장 대화/2017년 12월/음성변조 : "얼굴이 시뻘게져서 나타났을 정도였으니까, 설령 1잔을 먹었다고 하더라도 그건 심각한 문제고 환자 안위에 지장을 줄 수있는 부분인데...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인사위원회를 필요하면 열고, 그 처장한테 제가 얘기하겠습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인사위원회를 열지 않았고, 그동안 진상을 가리기 위한 감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10여일 전 KBS 보도가 나가고 나서야 착수했다고 밝힌 감사 역시 지금까지 진행된 게 거의 없습니다.

[김○○/해당 병원 심뇌혈관질환센터장 : "공식적으로 어떤 질의나 자료요청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내부에서 하는 감사는 믿을 수가 없고요."]

사정이 이런데도 복지부는 한계가 분명해 보이는 병원 자체 감사만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보건복지부 담당 공무원 : "병원에서 내부적으로 감사가 진행 중이고요. 그 결과에 따라서 사실관계가 좀 확인돼야 할 걸로 보입니다."]

복지부가 운영중인 심뇌혈관질환센터는 전국에 11곳, 음주 시술이라는 터무니 없는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마저 미뤄지는 사이 환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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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 시술’ 미온적 대처…병원은 축소·복지부는 떠넘기기
    • 입력 2018-04-30 21:30:57
    • 수정2018-04-30 22: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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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부 간호사들이 음주 상태로 응급시술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얼마 전에 보도해 드렸는데요.

이런 잘못된 관행에 대해 그동안 병원측 대처가 미흡했고 또 KBS 보도 이후 보건복지부의 대책 역시 부실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엄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응급 시술을 끝낸 담당 의사가 간호사 2명에게 묻습니다.

[의료진 당시 녹취/2016년 12월/음성변조 : "○○○ 선생님, 몇 잔 마셨나. 얼굴 빨개졌는데. (3잔...) △△△ 선생님도 마시고? 몇 잔? 한 잔? (네. 저는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져가지고...)"]

이런 '음주시술'이 더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고 지난해엔 한 의사가 병원에 문제제기까지 했습니다.

[의료진-병원장 대화/2017년 12월/음성변조 : "얼굴이 시뻘게져서 나타났을 정도였으니까, 설령 1잔을 먹었다고 하더라도 그건 심각한 문제고 환자 안위에 지장을 줄 수있는 부분인데...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인사위원회를 필요하면 열고, 그 처장한테 제가 얘기하겠습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인사위원회를 열지 않았고, 그동안 진상을 가리기 위한 감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10여일 전 KBS 보도가 나가고 나서야 착수했다고 밝힌 감사 역시 지금까지 진행된 게 거의 없습니다.

[김○○/해당 병원 심뇌혈관질환센터장 : "공식적으로 어떤 질의나 자료요청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내부에서 하는 감사는 믿을 수가 없고요."]

사정이 이런데도 복지부는 한계가 분명해 보이는 병원 자체 감사만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보건복지부 담당 공무원 : "병원에서 내부적으로 감사가 진행 중이고요. 그 결과에 따라서 사실관계가 좀 확인돼야 할 걸로 보입니다."]

복지부가 운영중인 심뇌혈관질환센터는 전국에 11곳, 음주 시술이라는 터무니 없는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마저 미뤄지는 사이 환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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