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폭로에도 예산 지원”…속수무책 ‘2차 피해’
입력 2018.05.10 (21:36)
수정 2018.05.10 (22: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미투' 폭로 이후에 2 차, 3 차 피해로 고통받는 피해자들 사연을 어제 이 시간에 전해드렸는데요.
미투 폭로 이후 아무런 사과도 없이 잠적했던 가해자측에게 정부 예산이 버젓이 지원되는 어이없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연극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오태석 연출가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오 씨는 사과도, 입장 발표도 하지 않고, 모습을 감췄습니다.
[서울예대 관계자/음성변조 : "학교도 안 나타나고 어디에도 안 나타나요."]
오 씨의 집과,
["선생님, KBS입니다."]
극단에서도 행방을 찾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 씨의 극단은 폭로가 나온 뒤에도 오 씨의 작품으로 해외 공연을 다녔습니다.
문화체육부 산하기관인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단원들의 항공료를 지원했습니다.
지원센터 측은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 지원을 취소할 수 없었다"면서도 정확한 지원 액수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형식적인 사과조차 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미투 고발이 부정당했다고 느낍니다.
또 다른 종류의 2차 피해입니다.
[박영희/연출가 오태석 성추행 폭로 : "문체부나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인식이 일반적인 가해자들의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저는 느껴요. 그런 면에서 상당히 절망적이고요."]
'미투' 폭로 이후 배우 조민기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오히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A씨/배우 조민기 성추행 폭로/음성변조 : "미투가 사람을 죽였다... 그러려고 한 게 아닌데 제가 사람을 죽인 살인자가 돼버린 거예요."]
법적으로 대응하면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지만 또 다른 불씨가 될까 두렵습니다.
[B씨/배우 조민기 성추행 폭로/음성변조 : "악성 댓글 게시자들까지 쟤네가 법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쟤네 참 독하다 이런 반응들이 겁나서…."]
피해자가 2차, 3차 피해를 두려워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가해자가 가해 사실을 인정하거나, 법적 책임을 졌을 때만 문제 해결이 가능합니다.
가해자가 책임을 회피하면 방법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성폭력 사실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한 지원에서 배제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용욱/문화체육관광부 문화인문정신정책과 사무관 : "정작 행정에서 이런 부분들을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부분들은 실질적으로 법적으로 처벌을 받거나 이렇게 명확하게 드러나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예술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성폭력.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세심한 지원과 지속적인 연대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미투' 폭로 이후에 2 차, 3 차 피해로 고통받는 피해자들 사연을 어제 이 시간에 전해드렸는데요.
미투 폭로 이후 아무런 사과도 없이 잠적했던 가해자측에게 정부 예산이 버젓이 지원되는 어이없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연극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오태석 연출가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오 씨는 사과도, 입장 발표도 하지 않고, 모습을 감췄습니다.
[서울예대 관계자/음성변조 : "학교도 안 나타나고 어디에도 안 나타나요."]
오 씨의 집과,
["선생님, KBS입니다."]
극단에서도 행방을 찾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 씨의 극단은 폭로가 나온 뒤에도 오 씨의 작품으로 해외 공연을 다녔습니다.
문화체육부 산하기관인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단원들의 항공료를 지원했습니다.
지원센터 측은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 지원을 취소할 수 없었다"면서도 정확한 지원 액수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형식적인 사과조차 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미투 고발이 부정당했다고 느낍니다.
또 다른 종류의 2차 피해입니다.
[박영희/연출가 오태석 성추행 폭로 : "문체부나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인식이 일반적인 가해자들의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저는 느껴요. 그런 면에서 상당히 절망적이고요."]
'미투' 폭로 이후 배우 조민기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오히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A씨/배우 조민기 성추행 폭로/음성변조 : "미투가 사람을 죽였다... 그러려고 한 게 아닌데 제가 사람을 죽인 살인자가 돼버린 거예요."]
법적으로 대응하면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지만 또 다른 불씨가 될까 두렵습니다.
[B씨/배우 조민기 성추행 폭로/음성변조 : "악성 댓글 게시자들까지 쟤네가 법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쟤네 참 독하다 이런 반응들이 겁나서…."]
피해자가 2차, 3차 피해를 두려워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가해자가 가해 사실을 인정하거나, 법적 책임을 졌을 때만 문제 해결이 가능합니다.
가해자가 책임을 회피하면 방법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성폭력 사실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한 지원에서 배제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용욱/문화체육관광부 문화인문정신정책과 사무관 : "정작 행정에서 이런 부분들을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부분들은 실질적으로 법적으로 처벌을 받거나 이렇게 명확하게 드러나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예술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성폭력.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세심한 지원과 지속적인 연대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투 폭로에도 예산 지원”…속수무책 ‘2차 피해’
-
- 입력 2018-05-10 21:37:10
- 수정2018-05-10 22:04:11
[앵커]
'미투' 폭로 이후에 2 차, 3 차 피해로 고통받는 피해자들 사연을 어제 이 시간에 전해드렸는데요.
미투 폭로 이후 아무런 사과도 없이 잠적했던 가해자측에게 정부 예산이 버젓이 지원되는 어이없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연극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오태석 연출가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오 씨는 사과도, 입장 발표도 하지 않고, 모습을 감췄습니다.
[서울예대 관계자/음성변조 : "학교도 안 나타나고 어디에도 안 나타나요."]
오 씨의 집과,
["선생님, KBS입니다."]
극단에서도 행방을 찾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 씨의 극단은 폭로가 나온 뒤에도 오 씨의 작품으로 해외 공연을 다녔습니다.
문화체육부 산하기관인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단원들의 항공료를 지원했습니다.
지원센터 측은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 지원을 취소할 수 없었다"면서도 정확한 지원 액수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형식적인 사과조차 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미투 고발이 부정당했다고 느낍니다.
또 다른 종류의 2차 피해입니다.
[박영희/연출가 오태석 성추행 폭로 : "문체부나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인식이 일반적인 가해자들의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저는 느껴요. 그런 면에서 상당히 절망적이고요."]
'미투' 폭로 이후 배우 조민기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오히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A씨/배우 조민기 성추행 폭로/음성변조 : "미투가 사람을 죽였다... 그러려고 한 게 아닌데 제가 사람을 죽인 살인자가 돼버린 거예요."]
법적으로 대응하면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지만 또 다른 불씨가 될까 두렵습니다.
[B씨/배우 조민기 성추행 폭로/음성변조 : "악성 댓글 게시자들까지 쟤네가 법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쟤네 참 독하다 이런 반응들이 겁나서…."]
피해자가 2차, 3차 피해를 두려워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가해자가 가해 사실을 인정하거나, 법적 책임을 졌을 때만 문제 해결이 가능합니다.
가해자가 책임을 회피하면 방법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성폭력 사실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한 지원에서 배제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용욱/문화체육관광부 문화인문정신정책과 사무관 : "정작 행정에서 이런 부분들을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부분들은 실질적으로 법적으로 처벌을 받거나 이렇게 명확하게 드러나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예술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성폭력.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세심한 지원과 지속적인 연대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미투' 폭로 이후에 2 차, 3 차 피해로 고통받는 피해자들 사연을 어제 이 시간에 전해드렸는데요.
미투 폭로 이후 아무런 사과도 없이 잠적했던 가해자측에게 정부 예산이 버젓이 지원되는 어이없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연극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오태석 연출가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오 씨는 사과도, 입장 발표도 하지 않고, 모습을 감췄습니다.
[서울예대 관계자/음성변조 : "학교도 안 나타나고 어디에도 안 나타나요."]
오 씨의 집과,
["선생님, KBS입니다."]
극단에서도 행방을 찾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 씨의 극단은 폭로가 나온 뒤에도 오 씨의 작품으로 해외 공연을 다녔습니다.
문화체육부 산하기관인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단원들의 항공료를 지원했습니다.
지원센터 측은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 지원을 취소할 수 없었다"면서도 정확한 지원 액수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형식적인 사과조차 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미투 고발이 부정당했다고 느낍니다.
또 다른 종류의 2차 피해입니다.
[박영희/연출가 오태석 성추행 폭로 : "문체부나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인식이 일반적인 가해자들의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저는 느껴요. 그런 면에서 상당히 절망적이고요."]
'미투' 폭로 이후 배우 조민기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오히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A씨/배우 조민기 성추행 폭로/음성변조 : "미투가 사람을 죽였다... 그러려고 한 게 아닌데 제가 사람을 죽인 살인자가 돼버린 거예요."]
법적으로 대응하면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지만 또 다른 불씨가 될까 두렵습니다.
[B씨/배우 조민기 성추행 폭로/음성변조 : "악성 댓글 게시자들까지 쟤네가 법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쟤네 참 독하다 이런 반응들이 겁나서…."]
피해자가 2차, 3차 피해를 두려워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가해자가 가해 사실을 인정하거나, 법적 책임을 졌을 때만 문제 해결이 가능합니다.
가해자가 책임을 회피하면 방법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성폭력 사실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한 지원에서 배제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용욱/문화체육관광부 문화인문정신정책과 사무관 : "정작 행정에서 이런 부분들을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부분들은 실질적으로 법적으로 처벌을 받거나 이렇게 명확하게 드러나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예술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성폭력.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세심한 지원과 지속적인 연대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
-
김수영 기자 swimming@kbs.co.kr
김수영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슈
“나도 당했다”…‘미투’ 파문 확산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