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일하는 국회’ 계기 삼아야

입력 2018.05.15 (07:43) 수정 2018.05.1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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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익 해설위원]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여야가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제 갈길로만 달리는 듯 보였습니다. 어제 의원들이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 본회의장 문을 스스로 막아선 상황에 이르러서는 우리 국회의 무기력함에 한숨도 나왔습니다.

도대체 '드루킹 사건'이란 게 뭐길래 야당은 지방선거에 나서려는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사퇴까지 막아가며 특검법안을 밀어붙일까? 여당은 대표가 나서 '깜도 안 된다'며 폄하한 그 사건에 뭐가 그리 무서워서 특검법안을 받질 못할까? 답답한 가슴을 넘어, 자칫 의원들이 몸싸움을 하며 몇 년 전처럼 이른바 폭력 국회를 재연할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일하지 않을 거면 세비라도 반납하라는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높아진 상황, 여야는 벼랑 끝에서 타협했습니다. 국회 공전 한 달 반만의 일입니다. 특검법안과 의원 사퇴의 동시처리를 줄곧 요구해온 야당이 한 발 물러섰고, 야당 특검 안에 이런저런 조건을 붙였던 여당이 한 발 물러선 결과입니다. 6.13 선거에 나서는 의원 4명의 사퇴 처리가 됨으로써 이들 의원의 지역구 주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새 국회의원을 뽑는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여야 합의대로 오는 18일 국회가 특검법안을 처리하면 댓글을 조작해 여론을 왜곡했다는 드루킹 사건도 실체와 진실을 가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그토록 목매던 일자리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경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실, 북한 비핵화를 둘러싸고 한반도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시점에 국회가 문을 닫고 있어선 안 될 일이었습니다.

4월 국회 파행에 책임을 느낀다며 국회의장은 세비를 반납했습니다. "이젠 국민 생각 좀 하자"는 호소도 곁들였습니다. 이번 국회 정상화를 그야말로 '일하는 국회'의 계기로 삼길 부디 당부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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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15 07:44:34
    • 수정2018-05-15 07: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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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익 해설위원]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여야가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제 갈길로만 달리는 듯 보였습니다. 어제 의원들이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 본회의장 문을 스스로 막아선 상황에 이르러서는 우리 국회의 무기력함에 한숨도 나왔습니다.

도대체 '드루킹 사건'이란 게 뭐길래 야당은 지방선거에 나서려는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사퇴까지 막아가며 특검법안을 밀어붙일까? 여당은 대표가 나서 '깜도 안 된다'며 폄하한 그 사건에 뭐가 그리 무서워서 특검법안을 받질 못할까? 답답한 가슴을 넘어, 자칫 의원들이 몸싸움을 하며 몇 년 전처럼 이른바 폭력 국회를 재연할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일하지 않을 거면 세비라도 반납하라는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높아진 상황, 여야는 벼랑 끝에서 타협했습니다. 국회 공전 한 달 반만의 일입니다. 특검법안과 의원 사퇴의 동시처리를 줄곧 요구해온 야당이 한 발 물러섰고, 야당 특검 안에 이런저런 조건을 붙였던 여당이 한 발 물러선 결과입니다. 6.13 선거에 나서는 의원 4명의 사퇴 처리가 됨으로써 이들 의원의 지역구 주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새 국회의원을 뽑는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여야 합의대로 오는 18일 국회가 특검법안을 처리하면 댓글을 조작해 여론을 왜곡했다는 드루킹 사건도 실체와 진실을 가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그토록 목매던 일자리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경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실, 북한 비핵화를 둘러싸고 한반도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시점에 국회가 문을 닫고 있어선 안 될 일이었습니다.

4월 국회 파행에 책임을 느낀다며 국회의장은 세비를 반납했습니다. "이젠 국민 생각 좀 하자"는 호소도 곁들였습니다. 이번 국회 정상화를 그야말로 '일하는 국회'의 계기로 삼길 부디 당부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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