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美 강경 발언에 정면 대응…남북관계 숨고르기?

입력 2018.05.16 (21:04) 수정 2018.05.16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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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이처럼 갑작스럽게 태도 변화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일단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뜻과 함께 남북 관계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의지인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윤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달 초 '북한 인권 주간'에 미국이 인권 문제를 제기했을 때 크게 반발하지 않던 북한은 이번 주 들어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언뜻 순조로워 보이던 북·미의 정상회담 준비에 이상 징후가 나타난 것입니다.

미국이 핵심 의제인 비핵화는 물론이고 생화학 무기에, 중단거리 미사일, 일본인 납치와 북한이 민감해 하는 인권 문제까지 들고나오자 불만을 표시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 핵무기를 리비아 핵 장비가 보관된 오크리지로 가져가 폐기하겠다는 구상도 밝히자 북한으로서는 강한 경고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볼턴/美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지난 13일 : "비핵화 결정의 이행은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고 해체해서 테네시 주 오크리지로 가져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리비아는 핵을 포기한 카다피 대통령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 북한이 가장 경계하는 사례입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북한의 요구 조건인 적대시 정책 포기, 체제 안전 보장 관련해선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향후 협상에서 자신들을 얕잡아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한 번 정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했다고 봅니다."]

한편으로 북한은 트럼프가 전임 대통령들보다 더 실패할 수 있다고 압박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고위급 회담을 무기 연기시키며 남북 관계에도 제동을 걸었습니다.

판문점 선언 이후 줄줄이 대기 중인 각종 교류 협력 사업들을 당장 이행하기엔 아직 북측의 준비가 덜 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김영철 통전부장이 남한, 중국, 미국까지 모두 조율하고 있어서 너무 바쁜 것 같다"며 속도 조절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의지의 상징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절차를 진행중인 것으로 보여 현재로선 대화의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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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美 강경 발언에 정면 대응…남북관계 숨고르기?
    • 입력 2018-05-16 21:07:10
    • 수정2018-05-16 21: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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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이처럼 갑작스럽게 태도 변화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일단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뜻과 함께 남북 관계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의지인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윤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달 초 '북한 인권 주간'에 미국이 인권 문제를 제기했을 때 크게 반발하지 않던 북한은 이번 주 들어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언뜻 순조로워 보이던 북·미의 정상회담 준비에 이상 징후가 나타난 것입니다.

미국이 핵심 의제인 비핵화는 물론이고 생화학 무기에, 중단거리 미사일, 일본인 납치와 북한이 민감해 하는 인권 문제까지 들고나오자 불만을 표시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 핵무기를 리비아 핵 장비가 보관된 오크리지로 가져가 폐기하겠다는 구상도 밝히자 북한으로서는 강한 경고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볼턴/美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지난 13일 : "비핵화 결정의 이행은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고 해체해서 테네시 주 오크리지로 가져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리비아는 핵을 포기한 카다피 대통령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 북한이 가장 경계하는 사례입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북한의 요구 조건인 적대시 정책 포기, 체제 안전 보장 관련해선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향후 협상에서 자신들을 얕잡아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한 번 정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했다고 봅니다."]

한편으로 북한은 트럼프가 전임 대통령들보다 더 실패할 수 있다고 압박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고위급 회담을 무기 연기시키며 남북 관계에도 제동을 걸었습니다.

판문점 선언 이후 줄줄이 대기 중인 각종 교류 협력 사업들을 당장 이행하기엔 아직 북측의 준비가 덜 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김영철 통전부장이 남한, 중국, 미국까지 모두 조율하고 있어서 너무 바쁜 것 같다"며 속도 조절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의지의 상징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절차를 진행중인 것으로 보여 현재로선 대화의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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