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임대료 폭등에 뿔난 베를린 시민

입력 2018.05.23 (20:35) 수정 2018.05.23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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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치솟는 집값과 월세, 전세로 고민인 분들 많으시죠.

독일 사회 역시 이 문제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의 한 부동산 컨설팅 업체가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가격 상승이 높았던 10위권 내 도시 가운데 4곳이 독일 도시로 확인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베를린은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전 세계 150개 도시들 가운데 1위를 차지했는데요.

베를린 연결해 이와 관련된 이야기 나눕니다.

이민우 특파원, 베를린 일부 시민들이 집값과 임대료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죠?

[기자]

네, 시위대가 베를린 노이쾰른 등 일부 지역의 빈 건물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임대료 폭등으로 수만 명의 베를린 시민들이 살 곳을 잃었고, 임대료 부담에 허덕이는 시민들도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당국은 시위대에 점거를 즉시 멈출 경우 영구 임대를 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시위대가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경찰이 건물에 강제 진입해 점거자들을 해산시켰는데요.

경찰은 이 과정에서 50여 명을 체포했지만 모두 석방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베를린의 주택 가격와 임대료가 어느 정도나 상승했길래 시민들이 빈 건물을 점거하고 시위까지 벌인 겁니까?

[기자]

네, 지난해 베를린의 주택 가격은 20.5%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임대료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시민들이 살곳을 구하기가 어려워져 불만을 표출하게 된 건데요.

이 여성은 얼마 전 집 주인으로부터 집을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적당한 임대료의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테레사/베를린 거주자 : "얻고 싶은 방은 보기도 전에 나갔더라고요. 주인들은 광고가 삭제됐거나 이미 세입자를 구했다고 했어요."]

[베를린 거주자 :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실망감에 외국 이주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30년 이상 이곳에 살았던 원 거주자들에게 더는 임대료가 적당하지 않으니까요."]

임대료 등이 상승하면서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겁니다.

전문가들은 또 주택 가격과 임대료 상승이 노숙자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독일에서는 지난 2년간 노숙자가 급증해 86만여 명이 길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베를린의 주택 가격과 임대료 등이 이렇게 많이 오른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베를린은 최근 매년 4만 명 정도씩 인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베를린 시 당국이 고급 IT 인력 등을 적극 유치하고 있는데다 이민자 유입도 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주택 가격과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는 겁니다.

베를린에 부족한 주택이 31만 채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조세회피처에 기반을 둔 부동산 투자회사들이 오래된 빌라를 구입한 뒤 리모델링해 임대료를 올려받아 임대료 상승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소유주와 투기자들의 이익을 보호할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충분한 생활 공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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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임대료 폭등에 뿔난 베를린 시민
    • 입력 2018-05-23 20:28:55
    • 수정2018-05-23 20:44:13
    글로벌24
[앵커]

치솟는 집값과 월세, 전세로 고민인 분들 많으시죠.

독일 사회 역시 이 문제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의 한 부동산 컨설팅 업체가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가격 상승이 높았던 10위권 내 도시 가운데 4곳이 독일 도시로 확인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베를린은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전 세계 150개 도시들 가운데 1위를 차지했는데요.

베를린 연결해 이와 관련된 이야기 나눕니다.

이민우 특파원, 베를린 일부 시민들이 집값과 임대료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죠?

[기자]

네, 시위대가 베를린 노이쾰른 등 일부 지역의 빈 건물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임대료 폭등으로 수만 명의 베를린 시민들이 살 곳을 잃었고, 임대료 부담에 허덕이는 시민들도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당국은 시위대에 점거를 즉시 멈출 경우 영구 임대를 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시위대가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경찰이 건물에 강제 진입해 점거자들을 해산시켰는데요.

경찰은 이 과정에서 50여 명을 체포했지만 모두 석방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베를린의 주택 가격와 임대료가 어느 정도나 상승했길래 시민들이 빈 건물을 점거하고 시위까지 벌인 겁니까?

[기자]

네, 지난해 베를린의 주택 가격은 20.5%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임대료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시민들이 살곳을 구하기가 어려워져 불만을 표출하게 된 건데요.

이 여성은 얼마 전 집 주인으로부터 집을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적당한 임대료의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테레사/베를린 거주자 : "얻고 싶은 방은 보기도 전에 나갔더라고요. 주인들은 광고가 삭제됐거나 이미 세입자를 구했다고 했어요."]

[베를린 거주자 :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실망감에 외국 이주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30년 이상 이곳에 살았던 원 거주자들에게 더는 임대료가 적당하지 않으니까요."]

임대료 등이 상승하면서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겁니다.

전문가들은 또 주택 가격과 임대료 상승이 노숙자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독일에서는 지난 2년간 노숙자가 급증해 86만여 명이 길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베를린의 주택 가격과 임대료 등이 이렇게 많이 오른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베를린은 최근 매년 4만 명 정도씩 인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베를린 시 당국이 고급 IT 인력 등을 적극 유치하고 있는데다 이민자 유입도 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주택 가격과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는 겁니다.

베를린에 부족한 주택이 31만 채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조세회피처에 기반을 둔 부동산 투자회사들이 오래된 빌라를 구입한 뒤 리모델링해 임대료를 올려받아 임대료 상승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소유주와 투기자들의 이익을 보호할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충분한 생활 공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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