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실질적 진전”…구체화되는 북미 정상회담

입력 2018.06.02 (07:49) 수정 2018.06.0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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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차례 취소 사태를 빚었던 북미정상회담이 고비를 하나둘씩 넘어가는 양상입니다.

북미 두 나라가 이번 주 동시다발적 실무접촉과 고위급 회담을 잇달아 열고 또 미국 측이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정상회담은 조금씩 구체화되는 분위기인데요.

하지만 가장 큰 쟁점인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놓고서는 절충점을 찾기가 여전히 쉽지 않아 보여 두 나라 정상의 결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이슈앤 한반도에서는 정상회담을 앞둔 북미 두 나라의 협상 소식 중심으로 전해드립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미국 뉴욕 존 에프 케네디 공항.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차에 탄 뒤 공항을 빠져나갑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의제를 최종 조율하기 위해 뉴욕에 입성한 겁니다.

비슷한 시각,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뉴욕에 도착했습니다.

두 사람은 곧바로 유엔주재 미 대표부 차석대사 관저에서 만찬 회동을 열고 90분 간 일종의 탐색전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두 사람은 2시간 넘는 회담을 갖고 핵심 의제인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대한 본격 조율에 들어갔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지난 72시간 동안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지난 72시간 동안 협상 조건 설정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습니다."]

단 여전히 해야 할 많은 일들이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도 촉구했습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우리는 김정은 위원장이 밝은 미래를 함께 공유하기를 바랍니다. 평생에 한번 오는 기회를 잡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의 대담한 지도력이 필요합니다."]

같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워싱턴으로 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이 금요일에 워싱턴에 와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내게 전달할 것입니다. 친서 내용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미 간 실무 협상이 매우 긍정적으로 진행돼 왔다고 평가하면서 회담을 한두 번 더할 수도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성공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습니다.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두 나라의 노력은 이른바 뉴욕 채널로 포현되는 김영철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장관 사이 고위급회담으로 결실을 맺는 분위기입니다.

북미 두 나라는 이를 위해 지난 한 주 사이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동시 접촉을 갖고 회담의 주요 의제와 일정 등을 조율했습니다.

서울 도심 호텔 주차장에서 검은색 외교 차량이 잇따라 나오더니, 한 시간 뒤 통일대교를 지나 판문점으로 향합니다.

북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해 방한한 미국 대표단입니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지난달 27일부터 판문점에서 북한 최선희 외무상 부상 등을 만나, 북미 회담의 핵심 의제를 조율하고 이른바 뉴욕채널의 회담 초안을 잡았습니다.

[새러 샌더스/백악관 대변인 : "그들의 (판문점) 회담은 계속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회담들은 긍정적으로 진행됐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의제 논의와 별도로 회담의 의전과 경호 등을 논의하기 위한 접촉은 싱가포르에서 이뤄졌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을 7년 간 보좌했던 헤이긴 백악관 부 비서실장과, 2대 째 김 씨 일가의 집사 역할을 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 의전에 있어 최고 베테랑들이 참여했습니다.

실무 준비단은 철통 보안 속에 협의를 이어나가며, 의전과 경호 준비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북미 회담 후보지 호텔 관계자 : "(회담이 열린다면) 보통 보안 체크를 해야하겠죠. 하지만 저희는 보안상 이유로 어떤 정보도 드릴 수 없습니다."]

잇단 북미 접촉과 고위급 회담. 가장 큰 관심사는 핵과 체제보장을 놓고 빅딜의 밑그림이 완성됐는지 여부입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회담에서 미국 정부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했습니다. 그 메시지는 바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것입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영철 부위원장과의 회담 앞뒤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CVID 원칙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 대가로 이른바 SCSP, 즉 강하고 외부세계와 연결돼 있으며, 안전하고 번영한 북한의 모습을 거론했습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이것은 그들(북한)의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수십 년 간 걸어온 길과 근본적으로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에 앞서 북한 측이 요구하는 체제 보장에 대해서도 보다 진전된 안을 내놨습니다.

북미 간에 합의가 이뤄지면, 이를 의회에 제출해 동의를 받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보장, 이른바 CVIG를 언급했습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북한에 어떻게 체제보장을 제공할 지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과 얘기했습니다. 북한 체제보장은 우리가 요구하는 영구적이고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와 같은 방식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이런 점들로 볼 때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실질적 진전은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와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 사이 간극이 좁혀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이 어떤 종류의 핵을 언제 폐기하고, 검증과 사찰은 어떻게 받을 것인지, 또 그 대가로 미국이 어느 정도의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일정 부분 의견 접근을 봤다는 겁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과 미국 간의 비핵화방식과 관련된 접점이 이제 만들어 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저희들은 봐야 되고 그렇다면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어떤 접점의 결과물은 뭔가? 단계를 최소한 압축적으로 또 시간을 최대한 신속하게 그런 방식에서 북한이 합의를 해 주고 그리고 이제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이런 방식에 대해서 협조를 잘 해 준다면 대북적대시정책과 그리고 체제안전보장 그리고 적절한 수준의 경제보상 이런 부분들을 적정한 단계로 이렇게 배치시킬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줄곧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북한이 먼저 핵무기 폐기 등의 선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에 대한 해석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큰 틀에서 CVIG로 상징되는 체제보장, 그리고 SCSP로 상징되는 북한의 미래상을 제시하면서 핵탄두와 ICBM 먼저 폐기할 것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촉구한 것이라는 겁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비록 전체가 아니라 하더라도 김정은 위원장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고 또 이 부분은 앞으로 2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간표에 맞출 수 있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제 북한으로서는 이 부분을 북한의 핵탄두를 몇 개라도 해외에 반출할 경우는 자신의 핵무장 능력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북한은 결국은 여기에 상응하는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이라든지 아니면 제재해제에 대한 요구들을 지금 제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선중앙TV/6월 1일 : "조선반도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고 일관하며 확고하다고 하시면서 조미관계와 조선반도비핵화를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세 하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각자의 리해에 충만되는 해법을 찾아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며..."]

이에 대해 북한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거듭 밝히며 북미 관계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선 새로운 시대에서 새롭고 단계적인 해법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미국이 불가침 조약 의회 승인 등 안전 보장 조치를 선행한다면 과감한 비핵화에 나서겠단 식으로, 협상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단 미국 측이 김 위원장의 결단을 요구하는 만큼 핵물질 조기 반출 등 미국 주장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어디까지나 행동 대 행동으로 나갈 것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북한이 먼저 핵을 다 없애고 미국의 선의를 기다리는 식으로는 안 될 겁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우리는 6월 12일 싱가포르 (회담)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바뀌지 않았습니다. 매우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봅시다."]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 사흘 만에 입장을 바꿔 북미정상회담 재추진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재추진 의사를 밝힌 전날, 남북정상이 또다시 만났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제안으로 전격 성사된 이른바 깜짝 회담.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정상회담 취소 사태까지 야기한 북미 간 갈등을 적극 중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 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첫째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했던 미국 측의 체제안전 보장 방안을 설명하고, 두 번째는 북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미국 측의 어떤 우려 사항을 전달함으로서 북미 간의 이견을 해소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북한과 미국 간에는 그간 오랜 적대관계로 인해서 신뢰가 없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지속적 역할이 필요하다. 남북 간 핫라인을 이용해가지고 남북이 안고 있는 오해관계 이런 부분도 풀 수 있고, 또 필요하다면 수시로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서 이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역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미 간 핵 담판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무기한 연기됐던 남북고위급 회담이 어제 열렸습니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가 큰 틀에서 논의됐는데요.

판문점 선언에 명시됐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될지 주목됩니다.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궁극적인 목표로 제시하며 첫 단계로 종전선언을 거론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에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 선언이 추진되었으면 좋겠다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올해 안에 남북이 종전을 선언한다는 판문점 선언 내용이 실현될 가능성은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회담이 추가로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역시 남북한과 미국이 함께하는 3자 종전 선언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면 문재인 대통령까지 참여한 가운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열어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남북미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연동돼 있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가 싱가포르에 답사와 의전 팀을 파견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남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주력하고 있고, 북한의 적극적인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여기에 중국이 여전히 적극적 개입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점 역시 고려해야 할 변수입니다.

회담 개최까지 9부 능선을 넘은 북미정상회담.

큰 틀에서는 두 나라가 합의점을 찾은 모양새지만 세부적으론 견해차가 여전해 보입니다.

세기의 담판에 마주 앉을지, 더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역사적 성과물을 도출해 낼 수 있을지 북미 두 정상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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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실질적 진전”…구체화되는 북미 정상회담
    • 입력 2018-06-02 08:31:49
    • 수정2018-06-02 08: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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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차례 취소 사태를 빚었던 북미정상회담이 고비를 하나둘씩 넘어가는 양상입니다.

북미 두 나라가 이번 주 동시다발적 실무접촉과 고위급 회담을 잇달아 열고 또 미국 측이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정상회담은 조금씩 구체화되는 분위기인데요.

하지만 가장 큰 쟁점인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놓고서는 절충점을 찾기가 여전히 쉽지 않아 보여 두 나라 정상의 결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이슈앤 한반도에서는 정상회담을 앞둔 북미 두 나라의 협상 소식 중심으로 전해드립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미국 뉴욕 존 에프 케네디 공항.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차에 탄 뒤 공항을 빠져나갑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의제를 최종 조율하기 위해 뉴욕에 입성한 겁니다.

비슷한 시각,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뉴욕에 도착했습니다.

두 사람은 곧바로 유엔주재 미 대표부 차석대사 관저에서 만찬 회동을 열고 90분 간 일종의 탐색전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두 사람은 2시간 넘는 회담을 갖고 핵심 의제인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대한 본격 조율에 들어갔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지난 72시간 동안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지난 72시간 동안 협상 조건 설정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습니다."]

단 여전히 해야 할 많은 일들이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도 촉구했습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우리는 김정은 위원장이 밝은 미래를 함께 공유하기를 바랍니다. 평생에 한번 오는 기회를 잡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의 대담한 지도력이 필요합니다."]

같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워싱턴으로 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이 금요일에 워싱턴에 와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내게 전달할 것입니다. 친서 내용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미 간 실무 협상이 매우 긍정적으로 진행돼 왔다고 평가하면서 회담을 한두 번 더할 수도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성공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습니다.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두 나라의 노력은 이른바 뉴욕 채널로 포현되는 김영철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장관 사이 고위급회담으로 결실을 맺는 분위기입니다.

북미 두 나라는 이를 위해 지난 한 주 사이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동시 접촉을 갖고 회담의 주요 의제와 일정 등을 조율했습니다.

서울 도심 호텔 주차장에서 검은색 외교 차량이 잇따라 나오더니, 한 시간 뒤 통일대교를 지나 판문점으로 향합니다.

북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해 방한한 미국 대표단입니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지난달 27일부터 판문점에서 북한 최선희 외무상 부상 등을 만나, 북미 회담의 핵심 의제를 조율하고 이른바 뉴욕채널의 회담 초안을 잡았습니다.

[새러 샌더스/백악관 대변인 : "그들의 (판문점) 회담은 계속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회담들은 긍정적으로 진행됐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의제 논의와 별도로 회담의 의전과 경호 등을 논의하기 위한 접촉은 싱가포르에서 이뤄졌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을 7년 간 보좌했던 헤이긴 백악관 부 비서실장과, 2대 째 김 씨 일가의 집사 역할을 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 의전에 있어 최고 베테랑들이 참여했습니다.

실무 준비단은 철통 보안 속에 협의를 이어나가며, 의전과 경호 준비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북미 회담 후보지 호텔 관계자 : "(회담이 열린다면) 보통 보안 체크를 해야하겠죠. 하지만 저희는 보안상 이유로 어떤 정보도 드릴 수 없습니다."]

잇단 북미 접촉과 고위급 회담. 가장 큰 관심사는 핵과 체제보장을 놓고 빅딜의 밑그림이 완성됐는지 여부입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회담에서 미국 정부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했습니다. 그 메시지는 바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것입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영철 부위원장과의 회담 앞뒤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CVID 원칙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 대가로 이른바 SCSP, 즉 강하고 외부세계와 연결돼 있으며, 안전하고 번영한 북한의 모습을 거론했습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이것은 그들(북한)의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수십 년 간 걸어온 길과 근본적으로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에 앞서 북한 측이 요구하는 체제 보장에 대해서도 보다 진전된 안을 내놨습니다.

북미 간에 합의가 이뤄지면, 이를 의회에 제출해 동의를 받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보장, 이른바 CVIG를 언급했습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북한에 어떻게 체제보장을 제공할 지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과 얘기했습니다. 북한 체제보장은 우리가 요구하는 영구적이고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와 같은 방식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이런 점들로 볼 때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실질적 진전은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와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 사이 간극이 좁혀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이 어떤 종류의 핵을 언제 폐기하고, 검증과 사찰은 어떻게 받을 것인지, 또 그 대가로 미국이 어느 정도의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일정 부분 의견 접근을 봤다는 겁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과 미국 간의 비핵화방식과 관련된 접점이 이제 만들어 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저희들은 봐야 되고 그렇다면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어떤 접점의 결과물은 뭔가? 단계를 최소한 압축적으로 또 시간을 최대한 신속하게 그런 방식에서 북한이 합의를 해 주고 그리고 이제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이런 방식에 대해서 협조를 잘 해 준다면 대북적대시정책과 그리고 체제안전보장 그리고 적절한 수준의 경제보상 이런 부분들을 적정한 단계로 이렇게 배치시킬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줄곧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북한이 먼저 핵무기 폐기 등의 선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에 대한 해석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큰 틀에서 CVIG로 상징되는 체제보장, 그리고 SCSP로 상징되는 북한의 미래상을 제시하면서 핵탄두와 ICBM 먼저 폐기할 것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촉구한 것이라는 겁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비록 전체가 아니라 하더라도 김정은 위원장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고 또 이 부분은 앞으로 2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간표에 맞출 수 있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제 북한으로서는 이 부분을 북한의 핵탄두를 몇 개라도 해외에 반출할 경우는 자신의 핵무장 능력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북한은 결국은 여기에 상응하는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이라든지 아니면 제재해제에 대한 요구들을 지금 제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선중앙TV/6월 1일 : "조선반도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고 일관하며 확고하다고 하시면서 조미관계와 조선반도비핵화를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세 하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각자의 리해에 충만되는 해법을 찾아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며..."]

이에 대해 북한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거듭 밝히며 북미 관계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선 새로운 시대에서 새롭고 단계적인 해법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미국이 불가침 조약 의회 승인 등 안전 보장 조치를 선행한다면 과감한 비핵화에 나서겠단 식으로, 협상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단 미국 측이 김 위원장의 결단을 요구하는 만큼 핵물질 조기 반출 등 미국 주장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어디까지나 행동 대 행동으로 나갈 것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북한이 먼저 핵을 다 없애고 미국의 선의를 기다리는 식으로는 안 될 겁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우리는 6월 12일 싱가포르 (회담)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바뀌지 않았습니다. 매우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봅시다."]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 사흘 만에 입장을 바꿔 북미정상회담 재추진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재추진 의사를 밝힌 전날, 남북정상이 또다시 만났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제안으로 전격 성사된 이른바 깜짝 회담.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정상회담 취소 사태까지 야기한 북미 간 갈등을 적극 중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 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첫째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했던 미국 측의 체제안전 보장 방안을 설명하고, 두 번째는 북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미국 측의 어떤 우려 사항을 전달함으로서 북미 간의 이견을 해소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북한과 미국 간에는 그간 오랜 적대관계로 인해서 신뢰가 없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지속적 역할이 필요하다. 남북 간 핫라인을 이용해가지고 남북이 안고 있는 오해관계 이런 부분도 풀 수 있고, 또 필요하다면 수시로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서 이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역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미 간 핵 담판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무기한 연기됐던 남북고위급 회담이 어제 열렸습니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가 큰 틀에서 논의됐는데요.

판문점 선언에 명시됐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될지 주목됩니다.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궁극적인 목표로 제시하며 첫 단계로 종전선언을 거론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에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 선언이 추진되었으면 좋겠다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올해 안에 남북이 종전을 선언한다는 판문점 선언 내용이 실현될 가능성은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회담이 추가로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역시 남북한과 미국이 함께하는 3자 종전 선언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면 문재인 대통령까지 참여한 가운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열어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남북미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연동돼 있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가 싱가포르에 답사와 의전 팀을 파견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남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주력하고 있고, 북한의 적극적인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여기에 중국이 여전히 적극적 개입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점 역시 고려해야 할 변수입니다.

회담 개최까지 9부 능선을 넘은 북미정상회담.

큰 틀에서는 두 나라가 합의점을 찾은 모양새지만 세부적으론 견해차가 여전해 보입니다.

세기의 담판에 마주 앉을지, 더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역사적 성과물을 도출해 낼 수 있을지 북미 두 정상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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