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가족과 함께하는 ‘통일 이야기’

입력 2018.06.02 (08:20) 수정 2018.06.02 (09:1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백승주 아나운서는 혹시 가족과 통일에 대해 얘기해 본 적 있으신가요?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요.

사실 북쪽에 가족이나 친척을 둔 분이 아니라면 얘기하는 가족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렇죠, 또 세대 별로 공감대를 갖기 쉽지 않은 소재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오늘 <통일로 미래로>에서는 가족들끼리 통일에 대해 공부하고 의견을 나누는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지난주 통일교육주간을 맞아 열린 가족과 함께하는 특별한 통일캠프의 현장.

이다솜 리포터와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토요일 아침, 여행객들로 기차역이 분주합니다.

["(대구에서 오셨어요?) 네."]

아침부터 길게 줄 서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단체로 가족 여행을 가는 것 같은데, 같은 옷을 입은 아이들이 여럿 보이네요, 누구일까요?

[최민석/안양 안일초등학교 6학년 : "7기 통일부 (어린이) 방송반 기자단 최민석이라고 하고 저는 가족끼리 왔어요. 엄마하고 아빠하고 동생이요."]

[김현성/인천 후정초등학교 6학년 : "무척 설레고 특히 외할머니가 고향이 개성이셔서 가족들도 다 같이 즐겁게 느낄 수 있는 DMZ가 될 수 있지 않겠나..."]

통일부 어린이 기자단들의 1박 2일 통일리더 캠프!

가족들까지 함께 해 더욱 특별한 여행이 될 것 같은데요.

통일을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 우리도 함께 가볼까요?

가족들끼리 도란도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사이 열차가 출발합니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

[김제민/대전 샘머리초등학교 6학년 : "비무장지대 쪽으로 가는 거여서 되게 설레기도 하고 북한 땅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설렘에 마음이 두근두근합니다."]

열차의 종착지인 도라산역까지는 2시간.

그냥 갈 수는 없겠죠?

가족과 함께 머리를 맞대서일까요?

어려운 문제에도 척척 답을 내놓습니다.

["(그동안 단절된 철도는 경의선, 금강산선, 동해선과 OO선입니다. 다음 중 어떤 것일까요?) 정답은 2번 경원선입니다."]

다들 너무 잘 맞춰서 1등 경쟁이 정말 치열했는데요.

["자, 1등. 상품 드릴게요. 나눠 드세요."]

[김빛나래/통일리더캠프 보조강사 : "북한에 대해 아는 것도 많고 해서 저도 몰랐던 걸 이미 알고 있는 친구들도 있고 해서 아이들인데도 이렇게 통일에 관심이 많구나..."]

더 이상 달리지 못하는 열차.

분단의 현실을 몸소 실감하게 하는 곳입니다.

참가자들은 남북 출입사무소로 향하는데요.

TV에서만 보던 곳에 처음 와보니 모든 게 궁금하기만 합니다.

["(할아버지 어렸을 때는 (개성공단) 했었어?) 어린 게 아니라 한 10여 년 전에 김대중 대통령 때. (그럼 내가 아기였을 때도 했었어?) 그렇지. (근데 언제 문을 닫았어?)"]

한마디로 설명하기엔 복잡한 역사.

손녀에게 친절히 설명해주던 할아버지도만 감이 교차합니다.

[박점규/최윤서 어린이 외할아버지 : "우리나라와 북한이 뭐 몇 발자국만 가면 개성공단이고 이런다는데 직접 가보지 못한 게 아쉽고요. 앞으로 우리나라 잘 돼 가지고 서로 왕래했으면 좋겠습니다."]

도라산 역을 둘러보고 가족들이 도착한 곳은 경기도 연천의 한반도 통일미래센터.

[김병은/안유진 어린이 어머니 : "아이들 발밑으로 레일이 정말 길게 뻗어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걸 뒤에서 이렇게 바라보자니까 좀 울컥한 마음이 사실은 좀 있었고요."]

어른들이 토론을 펼치는 사이 아이들은 친구와 함께 평화를 그려봅니다.

["전쟁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 오해가 사라지고, 북한 아이들과 어른들의 갈등과 싸움이 없어진다. 남북 간의 편견이나 갈등이 사라지고..."]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어린 아이들까지.

통일에 대한 열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데요.

서로 다른 생각들이 오히려 대화를 풍부하게 만들어 냅니다.

[이승민/인천 부평서초등학교 6학년 : "전쟁으로 인해 받는 압박과 고통이 우리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로 남는지. 그 불행한 일들이 평화의 기준에 속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주/윤도원 어린이 아버지 : "한 번도 얘기를 해 보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 퀴즈를 통해서 우리가 같이 얘기도 하고 또 이런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요."]

새들이 지저귀는 아침, 캠프 둘째 날이 밝았습니다.

처음으로 찾은 곳은 군사분계선 최북단 오두산 통일전망대입니다.

이곳에선 임진강 너머 북한 땅이 한눈에 보이는데요.

강폭이 좁은 곳은 460m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과연 이곳을 넘어 저 눈 앞에 펼쳐진 북녘 땅을 자유롭게 밟을 수 있는 날은 언제쯤 찾아올까요?

이곳 풍경에 유독 마음이 시린 가족이 있습니다.

[송은숙/실향민/김현성 어린이 외할머니 : "할머니는 그때가 12살이었어. 그때 12살 때 이북에서 넘어온 거야."]

경기도 개풍군 중면 대룡리.

김현성 군과 함께 이곳을 찾은 외할머니의 고향입니다.

[송은숙/실향민/김현성 어린이 외할머니 : "(눈앞에 있어도 가서 볼 수가 없으니까 되게 답답하시겠네요.) 그럼, 가족도 있고. 거기서 다 못 나온 사람..."]

68년 전, 할머니는 임진강을 건너던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송은숙/실향민/김현성 어린이 외할머니 : 우리 할머니가 나를 여기다 배 태워다 주고 얼마나 울면서 저 산을 올라갔는지...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

외할머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현성 군의 마음도 젖어드는데요.

할머니는 아픔을 알아주는 어린 손자가 고맙기만 합니다.

송은숙/실향민/김현성 어린이 외할머니 : "같이 이렇게 오게 돼서 여행을 온다는 것도 너무 이제 영광이고. 추억이고. 현성이 참 칭찬해줄 만한 인물이에요."]

[김현성/인천 후정초등학교 6학년 : "(북한에) 같이 가서 이제 외가 친척들도 보고 함흥냉면하고 평양냉면 원조를 한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통일이 돼 외할머니가 고향을 찾아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큰 바람이라는 김현성 군.

그 꿈이 하루라도 빨리 현실이 되길 바랍니다.

할머니가 겪었던 분단과 전쟁, 어머니가 느끼는 한반도, 그리고 내가 맞이할 통일.

각자 생각이 다른 가족이 모여 함께 통일을 얘기하고 꿈꾸는 사이, 어느덧 둘째 날이 저물어 갑니다.

한 가족, 더 크게는 남과 북이 서로 다르다는 것.

그래서 생각을 나눈다는 것.

통일을 위한 가장 중요한 한걸음이 아닐까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통일로 미래로] 가족과 함께하는 ‘통일 이야기’
    • 입력 2018-06-02 09:03:58
    • 수정2018-06-02 09:11:08
    남북의 창
[앵커]

백승주 아나운서는 혹시 가족과 통일에 대해 얘기해 본 적 있으신가요?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요.

사실 북쪽에 가족이나 친척을 둔 분이 아니라면 얘기하는 가족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렇죠, 또 세대 별로 공감대를 갖기 쉽지 않은 소재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오늘 <통일로 미래로>에서는 가족들끼리 통일에 대해 공부하고 의견을 나누는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지난주 통일교육주간을 맞아 열린 가족과 함께하는 특별한 통일캠프의 현장.

이다솜 리포터와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토요일 아침, 여행객들로 기차역이 분주합니다.

["(대구에서 오셨어요?) 네."]

아침부터 길게 줄 서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단체로 가족 여행을 가는 것 같은데, 같은 옷을 입은 아이들이 여럿 보이네요, 누구일까요?

[최민석/안양 안일초등학교 6학년 : "7기 통일부 (어린이) 방송반 기자단 최민석이라고 하고 저는 가족끼리 왔어요. 엄마하고 아빠하고 동생이요."]

[김현성/인천 후정초등학교 6학년 : "무척 설레고 특히 외할머니가 고향이 개성이셔서 가족들도 다 같이 즐겁게 느낄 수 있는 DMZ가 될 수 있지 않겠나..."]

통일부 어린이 기자단들의 1박 2일 통일리더 캠프!

가족들까지 함께 해 더욱 특별한 여행이 될 것 같은데요.

통일을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 우리도 함께 가볼까요?

가족들끼리 도란도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사이 열차가 출발합니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

[김제민/대전 샘머리초등학교 6학년 : "비무장지대 쪽으로 가는 거여서 되게 설레기도 하고 북한 땅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설렘에 마음이 두근두근합니다."]

열차의 종착지인 도라산역까지는 2시간.

그냥 갈 수는 없겠죠?

가족과 함께 머리를 맞대서일까요?

어려운 문제에도 척척 답을 내놓습니다.

["(그동안 단절된 철도는 경의선, 금강산선, 동해선과 OO선입니다. 다음 중 어떤 것일까요?) 정답은 2번 경원선입니다."]

다들 너무 잘 맞춰서 1등 경쟁이 정말 치열했는데요.

["자, 1등. 상품 드릴게요. 나눠 드세요."]

[김빛나래/통일리더캠프 보조강사 : "북한에 대해 아는 것도 많고 해서 저도 몰랐던 걸 이미 알고 있는 친구들도 있고 해서 아이들인데도 이렇게 통일에 관심이 많구나..."]

더 이상 달리지 못하는 열차.

분단의 현실을 몸소 실감하게 하는 곳입니다.

참가자들은 남북 출입사무소로 향하는데요.

TV에서만 보던 곳에 처음 와보니 모든 게 궁금하기만 합니다.

["(할아버지 어렸을 때는 (개성공단) 했었어?) 어린 게 아니라 한 10여 년 전에 김대중 대통령 때. (그럼 내가 아기였을 때도 했었어?) 그렇지. (근데 언제 문을 닫았어?)"]

한마디로 설명하기엔 복잡한 역사.

손녀에게 친절히 설명해주던 할아버지도만 감이 교차합니다.

[박점규/최윤서 어린이 외할아버지 : "우리나라와 북한이 뭐 몇 발자국만 가면 개성공단이고 이런다는데 직접 가보지 못한 게 아쉽고요. 앞으로 우리나라 잘 돼 가지고 서로 왕래했으면 좋겠습니다."]

도라산 역을 둘러보고 가족들이 도착한 곳은 경기도 연천의 한반도 통일미래센터.

[김병은/안유진 어린이 어머니 : "아이들 발밑으로 레일이 정말 길게 뻗어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걸 뒤에서 이렇게 바라보자니까 좀 울컥한 마음이 사실은 좀 있었고요."]

어른들이 토론을 펼치는 사이 아이들은 친구와 함께 평화를 그려봅니다.

["전쟁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 오해가 사라지고, 북한 아이들과 어른들의 갈등과 싸움이 없어진다. 남북 간의 편견이나 갈등이 사라지고..."]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어린 아이들까지.

통일에 대한 열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데요.

서로 다른 생각들이 오히려 대화를 풍부하게 만들어 냅니다.

[이승민/인천 부평서초등학교 6학년 : "전쟁으로 인해 받는 압박과 고통이 우리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로 남는지. 그 불행한 일들이 평화의 기준에 속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주/윤도원 어린이 아버지 : "한 번도 얘기를 해 보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 퀴즈를 통해서 우리가 같이 얘기도 하고 또 이런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요."]

새들이 지저귀는 아침, 캠프 둘째 날이 밝았습니다.

처음으로 찾은 곳은 군사분계선 최북단 오두산 통일전망대입니다.

이곳에선 임진강 너머 북한 땅이 한눈에 보이는데요.

강폭이 좁은 곳은 460m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과연 이곳을 넘어 저 눈 앞에 펼쳐진 북녘 땅을 자유롭게 밟을 수 있는 날은 언제쯤 찾아올까요?

이곳 풍경에 유독 마음이 시린 가족이 있습니다.

[송은숙/실향민/김현성 어린이 외할머니 : "할머니는 그때가 12살이었어. 그때 12살 때 이북에서 넘어온 거야."]

경기도 개풍군 중면 대룡리.

김현성 군과 함께 이곳을 찾은 외할머니의 고향입니다.

[송은숙/실향민/김현성 어린이 외할머니 : "(눈앞에 있어도 가서 볼 수가 없으니까 되게 답답하시겠네요.) 그럼, 가족도 있고. 거기서 다 못 나온 사람..."]

68년 전, 할머니는 임진강을 건너던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송은숙/실향민/김현성 어린이 외할머니 : 우리 할머니가 나를 여기다 배 태워다 주고 얼마나 울면서 저 산을 올라갔는지...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

외할머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현성 군의 마음도 젖어드는데요.

할머니는 아픔을 알아주는 어린 손자가 고맙기만 합니다.

송은숙/실향민/김현성 어린이 외할머니 : "같이 이렇게 오게 돼서 여행을 온다는 것도 너무 이제 영광이고. 추억이고. 현성이 참 칭찬해줄 만한 인물이에요."]

[김현성/인천 후정초등학교 6학년 : "(북한에) 같이 가서 이제 외가 친척들도 보고 함흥냉면하고 평양냉면 원조를 한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통일이 돼 외할머니가 고향을 찾아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큰 바람이라는 김현성 군.

그 꿈이 하루라도 빨리 현실이 되길 바랍니다.

할머니가 겪었던 분단과 전쟁, 어머니가 느끼는 한반도, 그리고 내가 맞이할 통일.

각자 생각이 다른 가족이 모여 함께 통일을 얘기하고 꿈꾸는 사이, 어느덧 둘째 날이 저물어 갑니다.

한 가족, 더 크게는 남과 북이 서로 다르다는 것.

그래서 생각을 나눈다는 것.

통일을 위한 가장 중요한 한걸음이 아닐까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