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② 북·미 정상회담 D-7

입력 2018.06.05 (19:04) 수정 2018.06.0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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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남북미 정상의 종전선언은 가능할까요?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남북미 정상의 종전선언은 가능할까요?

6월 12일 우리 시각 오전 10시, 싱가포르 시각 오전 9시, 미국 시각 11일 밤 9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만납니다 백악관 세라 샌더스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첫 회담"(first meeting)이라고 전한 부분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오후에도 회담이 있다는 뜻이다란 분석도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이번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에도 계속 만날 거다라고 밝힌 점을 들어 앞으로도 정상회담이 더 있다는 의미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후자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한반도 브리핑, 오늘은 질문을 좀 줄여서 정리해보겠습니다

Q1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짧고 쉽게 알려주세요
Q2 어제 '종전선언' 관련해 KBS 9시뉴스 보도를 봤습니다 종전선언을 꼭 해야하나요?
Q3 그건 알겠는데, 그럼 우리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어느 신문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불가침 확약'을 종전선언에 넣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던데
Q4 왜 '불가침' 관련해 소극적으로 보이나요? 종전선언이 필요하고 특히 북한을 움직이려면 그런 내용을 넣어야 한다면서요
Q5 '평화협정' 얘기도 있는 거 같은데, 그건 또 뭔가요?

Q1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짧고 쉽게 알려주세요
A1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부위원장을 접견하면서 관심이 확 높아졌는데요 어제 한반도 브리핑에서 자세한 다뤘는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잠시 숨고르길까요, 정중동의 상황입니다

의전, 경호 등을 다루는 싱가포르 실무협의는 사실상 마무리된 듯 합니다 샹그릴라 호텔이 회담장으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는 가운데, 김창선 로동당 부장은 여전히 싱가포르에 남아 회담 준비에 전념을 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미 정상회담 6월 12일 오전 10시 개최"

의제를 논의하는 판문점 실무회담이 어제까지 5번 열렸고, 오늘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대 핵심 의제인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과 관련해 어떤 내용으로 논의되고 있는지는 불분명합니다 비관적 비판적 시각도 여전하고, 북·미가 접점을 찾아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북한 리설주 여사와 미국 멜라니아 여사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게 됏습니다 멜라니아 여사측은 이메일을 통해 싱가포르 출장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부부 동반의 만찬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Q2 어제 '종전선언' 관련해 KBS 9시뉴스 보도를 봤습니다 종전선언을 꼭 해야하나요?
A2 꼭 해야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이번 북·미 정상회담과 이후의 회담 과정에서 협상의 동력을 유지할 수 있는 유효한 정치적 수단이라 추진하는 것입니다 특히 북·미 사이에 신뢰가 없는 상황에선 대화의 끈을 이어줄 장치가 필요합니다

종전선언의 내용을 생각해볼까요? 한국전쟁을 끝낸다는 선언인만큼 정전협정 체결과 이후의 상황 등 역사적 배경이 들어갈 겁니다 그리고 왜 이 시점에서 한국전 종전을 선언하는지 이유와 목적이 들어갈 겁니다 또 종전선언 이후 한반도의 정치적 군사적 상황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전망과 방향을 제시할 겁니다 특히 궁극적으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전까지 어떻게 법적 관계를 정의하느냐는 문제도 들어갈 겁니다 여기에 구체적으로 누가 종전을 선언하느냐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선언은 선언, 말일 뿐입니다 함께 선언을 해도 한쪽이 지키지 않을 때 강제할 수 없습니다 같은 정치적 목적을 공유할 때 선언을 이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부에선 종전선언은 종이조각일 뿐이라고도 합니다

'종전선언' 가시화될까…'불가침' 언급 들어가면 금상첨화

그렇기 때문에 북한을 비핵화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하려면 '불가침'이 들어가야 한다는 게 적잖은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현 상황에서 미국이 평화협정의 빠른 체결 등 획기적인 체제 안전 보장의 제도화에 나서기 어렵습니다 북한이 종이조각에 불과한 종전선언에 '불가침' 약속이 있다고 움직이겠냐는 반문이 일리는 있지만 해볼 건 다 해봐야하지 않을까요?

사실 '불가침' 약속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아래 참고) 그랬는데도 지켜지지 않았기에 실효성 논란은 피할 수 없지만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의 두 수레바퀴를 돌리기 위해선 시도해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Q3 그건 알겠는데, 그럼 우리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어느 신문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불가침 확약'을 종전선언에 넣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던데
A4 그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어제 KBS 9시뉴스에 나간 종전선언 관련 보도에 '불가침'을 다뤄야한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는데 마침 관련 보도가 나와 도움됐습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오늘 종전선언에 '불가침' 약속을 넣는 방안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말했듯이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하고 있고, 전선언과 불가침 확약이 같이 가는 것은 아니며 만일 (불가침 확약이) 진행된다면 종전선언 이후 논의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불가침 문제는 선언인지 확약인지 조약인지 그 형태에 따라 굉장히 달라질 문제라서 현 단계에서 같이 논의될 성격은 아니라고 보인다"(6.5,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

"불가침은 종전선언 이후 논의"…"상호 불가침 약속 가시화 등 협의"

하지만 지난달 27일(2차 남북 정상회담 다음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남북간 실무 차원에서 북미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북한이 갖고 있는 안보 측면에서의 우려를 해소해줄 수 있는 방안도 여러가지로 검토를 하고 있는데 가령 예를 들면 적대행위 금지라든지 상호 불가침 약속을 가시화한다는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협상을 개시화한다든지 3국간 종전선언 이문제는 여러분 잘아시다만 판문점선언에도 포함됐다. 이 방안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단 측면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3자 정상회담을 어떻게 언제 개최하느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된게 없고 결국 실무차원에서 가능성 검토는 진행되고 있다"

청와대도 '불가침'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하고 있다는 겁니다

Q4 왜 '불가침' 관련해 소극적으로 보이나요? 종전선언이 필요하고 특히 북한을 움직이려면 그런 내용을 넣어야 한다면서요
A4 일부에선 이런 우려를 합니다 정치적 선언이라곤 해도 북한에 주한미군 철수, 유엔군사령부 해체 등을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종전선언을 했는데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지 않고 종전선언을 빌미로 그런 주장을 할 수 있잖냐는 겁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라면, 뒤집어 생각한다면, 비핵화를 더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체제 안전 보장의 제도화를 확실하게 약속하고 지켜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측면만 들여다볼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종전선언'의 부정적 효과 우려도…미국, '불가침조약' 사례 없어 부담?

'불가침'과 관련해선 이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미국이 지금까지 의회가 동의나 비준한 불가침조약을 맺은 사례가 없다는 겁니다 종전선언에 넣는 약속 수준의 '불가침'이라해도 미국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Q5 '평화협정' 얘기도 있는 거 같은데, 그건 또 뭔가요?
A5 대북 소식통으로부터 들은 얘깁니다 아직 정부 관계자한테 확인한 건 아니라 참고만 하는 내용인데, 북한이 '조약' 체결을 미국에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안다는 겁니다 사실이라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잘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관련한 움직임이 있을 겁니다

한 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달 24일 상원 청문회에서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의회로 보내 비준받겠다고 밝힌 점입니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합의가 이뤄지면 그것을 상원에 조약(treaty)으로 제출하겠다는 것이냐?"는 벤 카딘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며 "(합의에) 성공하면 그렇게 하는 게 적절한 일이라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북, 미국에 '조약' 체결 요구?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까지 합의하기는 어렵지만, 이후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 '과정'(process)을 거쳐 비핵화의 최종 단계에 이르면 '평화협정'까지 체결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협정을 의회로 보내 비준받겠다는 겁니다

물론 최종적 핵 폐기와 평화협정 체결은 먼 길이고 많은 변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야할 길이기도 합니다 앞선 한반도 브리핑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언제까지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며 지낼 수는 없지 않을까요?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야 하는 이윱니다

※과거 적대관계 종식을 약속한 사례들
1. 북·미 기본합의서(1994.10.21, 제네바)
Ⅲ.양측은 핵이 없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
(1)미국은 북한에 대한 핵무기 불위협 또는 불사용에 관한 공식보장을 제공한다

2. 북·미 공동 코뮈니케(2000.10.12, 워싱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측과 미합중국 측은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국가들 사이의 관계에서 자연스러운 목표로 되며 관계개선이 21세기에 두 나라 인민들에게 다같이 이익으로 되는 동시에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안전도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인정하면서 쌍무관게에서 새로운 방향을 취할 용의가 있다고 선언하였다. 첫 중대조치로서 쌍방은 그 어느 정부도 타방에 대하여 적대적 의사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고 앞으로 과거의 적대감에서 벗어난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공약을 확언하였다.

3. 2003년 APEC 한·미 정상회담(10.20,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지렛대로 활용)
부시, "북한에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을 문서화할 것", "파월 장관이 5자뿐만 아니라 북한을 포함하여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좋은 표현이 담긴 문서를 준비할 것이며, 여타 국가들과 협의할 것"

4. 제4차 6자회담 공동성명(9·19 공동성명, 2005.9.19, 베이징)
1.6자는 6자회담의 목표가 한반도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달성하는 것임을 만장일치로 재확인하였다.
-미합중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격 또는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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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영구적 불가역적 체제보장”…“북미합의 조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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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브리핑 ② 북·미 정상회담 D-7
    • 입력 2018-06-05 19:04:24
    • 수정2018-06-07 09:14:44
    정치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남북미 정상의 종전선언은 가능할까요?
6월 12일 우리 시각 오전 10시, 싱가포르 시각 오전 9시, 미국 시각 11일 밤 9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만납니다 백악관 세라 샌더스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첫 회담"(first meeting)이라고 전한 부분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오후에도 회담이 있다는 뜻이다란 분석도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이번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에도 계속 만날 거다라고 밝힌 점을 들어 앞으로도 정상회담이 더 있다는 의미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후자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한반도 브리핑, 오늘은 질문을 좀 줄여서 정리해보겠습니다

Q1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짧고 쉽게 알려주세요
Q2 어제 '종전선언' 관련해 KBS 9시뉴스 보도를 봤습니다 종전선언을 꼭 해야하나요?
Q3 그건 알겠는데, 그럼 우리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어느 신문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불가침 확약'을 종전선언에 넣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던데
Q4 왜 '불가침' 관련해 소극적으로 보이나요? 종전선언이 필요하고 특히 북한을 움직이려면 그런 내용을 넣어야 한다면서요
Q5 '평화협정' 얘기도 있는 거 같은데, 그건 또 뭔가요?

Q1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짧고 쉽게 알려주세요
A1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부위원장을 접견하면서 관심이 확 높아졌는데요 어제 한반도 브리핑에서 자세한 다뤘는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잠시 숨고르길까요, 정중동의 상황입니다

의전, 경호 등을 다루는 싱가포르 실무협의는 사실상 마무리된 듯 합니다 샹그릴라 호텔이 회담장으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는 가운데, 김창선 로동당 부장은 여전히 싱가포르에 남아 회담 준비에 전념을 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미 정상회담 6월 12일 오전 10시 개최"

의제를 논의하는 판문점 실무회담이 어제까지 5번 열렸고, 오늘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대 핵심 의제인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과 관련해 어떤 내용으로 논의되고 있는지는 불분명합니다 비관적 비판적 시각도 여전하고, 북·미가 접점을 찾아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북한 리설주 여사와 미국 멜라니아 여사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게 됏습니다 멜라니아 여사측은 이메일을 통해 싱가포르 출장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부부 동반의 만찬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Q2 어제 '종전선언' 관련해 KBS 9시뉴스 보도를 봤습니다 종전선언을 꼭 해야하나요?
A2 꼭 해야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이번 북·미 정상회담과 이후의 회담 과정에서 협상의 동력을 유지할 수 있는 유효한 정치적 수단이라 추진하는 것입니다 특히 북·미 사이에 신뢰가 없는 상황에선 대화의 끈을 이어줄 장치가 필요합니다

종전선언의 내용을 생각해볼까요? 한국전쟁을 끝낸다는 선언인만큼 정전협정 체결과 이후의 상황 등 역사적 배경이 들어갈 겁니다 그리고 왜 이 시점에서 한국전 종전을 선언하는지 이유와 목적이 들어갈 겁니다 또 종전선언 이후 한반도의 정치적 군사적 상황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전망과 방향을 제시할 겁니다 특히 궁극적으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전까지 어떻게 법적 관계를 정의하느냐는 문제도 들어갈 겁니다 여기에 구체적으로 누가 종전을 선언하느냐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선언은 선언, 말일 뿐입니다 함께 선언을 해도 한쪽이 지키지 않을 때 강제할 수 없습니다 같은 정치적 목적을 공유할 때 선언을 이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부에선 종전선언은 종이조각일 뿐이라고도 합니다

'종전선언' 가시화될까…'불가침' 언급 들어가면 금상첨화

그렇기 때문에 북한을 비핵화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하려면 '불가침'이 들어가야 한다는 게 적잖은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현 상황에서 미국이 평화협정의 빠른 체결 등 획기적인 체제 안전 보장의 제도화에 나서기 어렵습니다 북한이 종이조각에 불과한 종전선언에 '불가침' 약속이 있다고 움직이겠냐는 반문이 일리는 있지만 해볼 건 다 해봐야하지 않을까요?

사실 '불가침' 약속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아래 참고) 그랬는데도 지켜지지 않았기에 실효성 논란은 피할 수 없지만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의 두 수레바퀴를 돌리기 위해선 시도해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Q3 그건 알겠는데, 그럼 우리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어느 신문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불가침 확약'을 종전선언에 넣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던데
A4 그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어제 KBS 9시뉴스에 나간 종전선언 관련 보도에 '불가침'을 다뤄야한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는데 마침 관련 보도가 나와 도움됐습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오늘 종전선언에 '불가침' 약속을 넣는 방안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말했듯이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하고 있고, 전선언과 불가침 확약이 같이 가는 것은 아니며 만일 (불가침 확약이) 진행된다면 종전선언 이후 논의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불가침 문제는 선언인지 확약인지 조약인지 그 형태에 따라 굉장히 달라질 문제라서 현 단계에서 같이 논의될 성격은 아니라고 보인다"(6.5,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

"불가침은 종전선언 이후 논의"…"상호 불가침 약속 가시화 등 협의"

하지만 지난달 27일(2차 남북 정상회담 다음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남북간 실무 차원에서 북미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북한이 갖고 있는 안보 측면에서의 우려를 해소해줄 수 있는 방안도 여러가지로 검토를 하고 있는데 가령 예를 들면 적대행위 금지라든지 상호 불가침 약속을 가시화한다는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협상을 개시화한다든지 3국간 종전선언 이문제는 여러분 잘아시다만 판문점선언에도 포함됐다. 이 방안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단 측면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3자 정상회담을 어떻게 언제 개최하느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된게 없고 결국 실무차원에서 가능성 검토는 진행되고 있다"

청와대도 '불가침'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하고 있다는 겁니다

Q4 왜 '불가침' 관련해 소극적으로 보이나요? 종전선언이 필요하고 특히 북한을 움직이려면 그런 내용을 넣어야 한다면서요
A4 일부에선 이런 우려를 합니다 정치적 선언이라곤 해도 북한에 주한미군 철수, 유엔군사령부 해체 등을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종전선언을 했는데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지 않고 종전선언을 빌미로 그런 주장을 할 수 있잖냐는 겁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라면, 뒤집어 생각한다면, 비핵화를 더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체제 안전 보장의 제도화를 확실하게 약속하고 지켜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측면만 들여다볼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종전선언'의 부정적 효과 우려도…미국, '불가침조약' 사례 없어 부담?

'불가침'과 관련해선 이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미국이 지금까지 의회가 동의나 비준한 불가침조약을 맺은 사례가 없다는 겁니다 종전선언에 넣는 약속 수준의 '불가침'이라해도 미국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Q5 '평화협정' 얘기도 있는 거 같은데, 그건 또 뭔가요?
A5 대북 소식통으로부터 들은 얘깁니다 아직 정부 관계자한테 확인한 건 아니라 참고만 하는 내용인데, 북한이 '조약' 체결을 미국에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안다는 겁니다 사실이라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잘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관련한 움직임이 있을 겁니다

한 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달 24일 상원 청문회에서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의회로 보내 비준받겠다고 밝힌 점입니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합의가 이뤄지면 그것을 상원에 조약(treaty)으로 제출하겠다는 것이냐?"는 벤 카딘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며 "(합의에) 성공하면 그렇게 하는 게 적절한 일이라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북, 미국에 '조약' 체결 요구?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까지 합의하기는 어렵지만, 이후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 '과정'(process)을 거쳐 비핵화의 최종 단계에 이르면 '평화협정'까지 체결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협정을 의회로 보내 비준받겠다는 겁니다

물론 최종적 핵 폐기와 평화협정 체결은 먼 길이고 많은 변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야할 길이기도 합니다 앞선 한반도 브리핑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언제까지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며 지낼 수는 없지 않을까요?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야 하는 이윱니다

※과거 적대관계 종식을 약속한 사례들
1. 북·미 기본합의서(1994.10.21, 제네바)
Ⅲ.양측은 핵이 없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
(1)미국은 북한에 대한 핵무기 불위협 또는 불사용에 관한 공식보장을 제공한다

2. 북·미 공동 코뮈니케(2000.10.12, 워싱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측과 미합중국 측은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국가들 사이의 관계에서 자연스러운 목표로 되며 관계개선이 21세기에 두 나라 인민들에게 다같이 이익으로 되는 동시에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안전도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인정하면서 쌍무관게에서 새로운 방향을 취할 용의가 있다고 선언하였다. 첫 중대조치로서 쌍방은 그 어느 정부도 타방에 대하여 적대적 의사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고 앞으로 과거의 적대감에서 벗어난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공약을 확언하였다.

3. 2003년 APEC 한·미 정상회담(10.20,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지렛대로 활용)
부시, "북한에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을 문서화할 것", "파월 장관이 5자뿐만 아니라 북한을 포함하여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좋은 표현이 담긴 문서를 준비할 것이며, 여타 국가들과 협의할 것"

4. 제4차 6자회담 공동성명(9·19 공동성명, 2005.9.19, 베이징)
1.6자는 6자회담의 목표가 한반도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달성하는 것임을 만장일치로 재확인하였다.
-미합중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격 또는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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