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침대, 방사선이 음이온으로 둔갑?”

입력 2018.06.06 (08:18) 수정 2018.06.0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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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라돈 검출로 최근 문제가 된 대진 침대는 광고를 통해 음이온이 방출돼 건강에 좋다고 홍보를 했습니다.

천연 방사성 광물에서 많이 나오는 음이온은요,

사람을 상쾌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대진 침대는 매트리스에 모나자이트 가루를 사용해 음이온이 많이 나온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실제로 침대에서 음이온이 나오는지 KBS 취재팀이 전문기관에 검사를 의뢰해 측정해 봤습니다.

먼저 침대가 없을 때의 음이온 측정값은요,

3,000개 안팎을 기록하는데요,

이어서 대진 침대 매트리스를 놓고 주변 공기를 측정해 봤는데요,

하지만 수치엔 큰 변동이 없었습니다.

음이온이 실제 방출되는 것인지 의심이 갈수 밖에 없는데요,

이번에는 음이온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 상당수가 쓰는 접촉식 측정기로 재 봤습니다.

음이온 제품에 측정기를 직접 대 보는 방식인데요,

나무 탁자를 재니 25개 안팎의 수치가 나옵니다.

이어 대진 침대의 경우 일반 물체의 10배나 되는 250개 전후로 측정됐습니다.

하지만 이를 음이온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인데요,

[신익수/숭실대학교 화학과 교수 : "음이온을 보는 게 아니라 대상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보는 거고요. 방사선 때문에 검출 기기안에 있는 분자가 방사선에 의해 음이온을 띠기 시작해요."]

침대 매트리스에서 음이온 대신 건강을 위협하는 방사선이 나온다는 뜻인데요,

이번 대진 침대 사태가 불거진 데는 음이온 효과를 내기 위해서라면 방사성 물질이라도 쓸 수 있다는 업계의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일찌감치 음이온 무용론까지 나와 있는 상황인데요,

음이온이 생기더라도 바로 양이온과 결합해 사라진다는 겁니다.

또 설령 음이온 수만 개가 만들어져도 대기 중 공기 분자 수보다 턱없이 적어서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얘기인데요,

전문가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덕환/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 "(1㎤의 공기에) 2만 개의 음이온이 들어있다는 얘기는 1,500조 개의 공기분자 중에 한 개가 음이온이라는 거예요. 이건 정말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보다 어려운 얘기죠."]

음이온 효과는 의학적으로도 인체에 좋은 영향을 주는지 증명된 적도 없습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오히려 모나자이트 같은 방사성 광물을 이용한 음이온 제품의 피폭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데요,

원자력안전위원회 역시 원자력안전기술원로부터 2년 전 이런 사실을 보고 받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음이온은 자신들의 관할이 아니라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인데요,

음이온 효과에 대한 업체의 근거 없는 상술과 정부의 무관심 속에 소비자들만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자사 제품에서 음이온이 나온다고 광고해 온 대진 침대가 어떻게 음이온을 측정한 것인지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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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06 08:21:21
    • 수정2018-06-06 08: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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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검출로 최근 문제가 된 대진 침대는 광고를 통해 음이온이 방출돼 건강에 좋다고 홍보를 했습니다.

천연 방사성 광물에서 많이 나오는 음이온은요,

사람을 상쾌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대진 침대는 매트리스에 모나자이트 가루를 사용해 음이온이 많이 나온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실제로 침대에서 음이온이 나오는지 KBS 취재팀이 전문기관에 검사를 의뢰해 측정해 봤습니다.

먼저 침대가 없을 때의 음이온 측정값은요,

3,000개 안팎을 기록하는데요,

이어서 대진 침대 매트리스를 놓고 주변 공기를 측정해 봤는데요,

하지만 수치엔 큰 변동이 없었습니다.

음이온이 실제 방출되는 것인지 의심이 갈수 밖에 없는데요,

이번에는 음이온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 상당수가 쓰는 접촉식 측정기로 재 봤습니다.

음이온 제품에 측정기를 직접 대 보는 방식인데요,

나무 탁자를 재니 25개 안팎의 수치가 나옵니다.

이어 대진 침대의 경우 일반 물체의 10배나 되는 250개 전후로 측정됐습니다.

하지만 이를 음이온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인데요,

[신익수/숭실대학교 화학과 교수 : "음이온을 보는 게 아니라 대상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보는 거고요. 방사선 때문에 검출 기기안에 있는 분자가 방사선에 의해 음이온을 띠기 시작해요."]

침대 매트리스에서 음이온 대신 건강을 위협하는 방사선이 나온다는 뜻인데요,

이번 대진 침대 사태가 불거진 데는 음이온 효과를 내기 위해서라면 방사성 물질이라도 쓸 수 있다는 업계의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일찌감치 음이온 무용론까지 나와 있는 상황인데요,

음이온이 생기더라도 바로 양이온과 결합해 사라진다는 겁니다.

또 설령 음이온 수만 개가 만들어져도 대기 중 공기 분자 수보다 턱없이 적어서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얘기인데요,

전문가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덕환/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 "(1㎤의 공기에) 2만 개의 음이온이 들어있다는 얘기는 1,500조 개의 공기분자 중에 한 개가 음이온이라는 거예요. 이건 정말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보다 어려운 얘기죠."]

음이온 효과는 의학적으로도 인체에 좋은 영향을 주는지 증명된 적도 없습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오히려 모나자이트 같은 방사성 광물을 이용한 음이온 제품의 피폭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데요,

원자력안전위원회 역시 원자력안전기술원로부터 2년 전 이런 사실을 보고 받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음이온은 자신들의 관할이 아니라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인데요,

음이온 효과에 대한 업체의 근거 없는 상술과 정부의 무관심 속에 소비자들만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자사 제품에서 음이온이 나온다고 광고해 온 대진 침대가 어떻게 음이온을 측정한 것인지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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