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군부대 납품 농민, 납품 거부

입력 1990.06.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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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원 앵커 :

채소 등 군부대 부식의 납품을 지속적으로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는 군납 농민들과 급식 현대화 추진을 이유로 해서 이것을 거부하고 있는 국방부 사이에 입장대결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군납가격 협상에서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자 지난달 1일부터 군납전면 거부를 벌여온 데 이어 오늘은 농작물을 갈아엎는 극한 행동에 나섰습니다.

송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송철호 기자 :

군부대에 채소를 납품하는 농가들의 생존권을 건 군납요구와 결정권을 쥔 국방부의 강력 거부는 결국 농민들의 제 살을 깎는 농작물 갈아엎기라는 최악의 사태를 낳았습니다.


이처럼 5만 군납농민과 국방부의 관계가 정면대결로 치닫게 된 것은 지난 88년부터 추진해온 국방부의 군부대 급식 현대화에서 비롯됐습니다.


국방부는 이때부터 농협을 통해 조달해오던 채소류 등 군납원품의 구매 비중을 줄이고 대신 민간식품 가공공장 등이 참여하는 경쟁입찰로 가공품조달 원칙을 정한 뒤 산하단체인 군인공제회와 가공품 수의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때문에 국방부가 올가을 군부대전체 납품물량의 40%를 차지하는 김치류 등 절인식품마저 경쟁입찰이나 군인 공제회에 주게 될 경우 농민들은 내년부터는 납품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사태가 올 것을 우려하며 절박한 심정을 가누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20년 동안이나 안정공급 기반을 닦아온 계획생산 체제를 깨고 5만 농가의 생존권을 박탈하면서까지 산하단체와 수의계약 한 국방부의 처사에 크게 반발하며 가뜩이나 선진국의 농산물 수입개방 압력 등으로 농촌 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현 시점에서 정부기관이 농민을 외면할 수 있느냐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농협중앙회와 군납 농가대표들을 뺀 채 일반 농가, 또는 기존 군납농가와 계약을 맺도록 일선 군부대에 지시하는 등 강경한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어 군납 파동에 따른 문제 해결의 전망을 극히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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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소 군부대 납품 농민, 납품 거부
    • 입력 1990-06-01 21:00:00
    뉴스 9

이규원 앵커 :

채소 등 군부대 부식의 납품을 지속적으로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는 군납 농민들과 급식 현대화 추진을 이유로 해서 이것을 거부하고 있는 국방부 사이에 입장대결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군납가격 협상에서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자 지난달 1일부터 군납전면 거부를 벌여온 데 이어 오늘은 농작물을 갈아엎는 극한 행동에 나섰습니다.

송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송철호 기자 :

군부대에 채소를 납품하는 농가들의 생존권을 건 군납요구와 결정권을 쥔 국방부의 강력 거부는 결국 농민들의 제 살을 깎는 농작물 갈아엎기라는 최악의 사태를 낳았습니다.


이처럼 5만 군납농민과 국방부의 관계가 정면대결로 치닫게 된 것은 지난 88년부터 추진해온 국방부의 군부대 급식 현대화에서 비롯됐습니다.


국방부는 이때부터 농협을 통해 조달해오던 채소류 등 군납원품의 구매 비중을 줄이고 대신 민간식품 가공공장 등이 참여하는 경쟁입찰로 가공품조달 원칙을 정한 뒤 산하단체인 군인공제회와 가공품 수의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때문에 국방부가 올가을 군부대전체 납품물량의 40%를 차지하는 김치류 등 절인식품마저 경쟁입찰이나 군인 공제회에 주게 될 경우 농민들은 내년부터는 납품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사태가 올 것을 우려하며 절박한 심정을 가누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20년 동안이나 안정공급 기반을 닦아온 계획생산 체제를 깨고 5만 농가의 생존권을 박탈하면서까지 산하단체와 수의계약 한 국방부의 처사에 크게 반발하며 가뜩이나 선진국의 농산물 수입개방 압력 등으로 농촌 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현 시점에서 정부기관이 농민을 외면할 수 있느냐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농협중앙회와 군납 농가대표들을 뺀 채 일반 농가, 또는 기존 군납농가와 계약을 맺도록 일선 군부대에 지시하는 등 강경한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어 군납 파동에 따른 문제 해결의 전망을 극히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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