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임대아파트단지 내 유치원 운영 불가능

입력 1991.08.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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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임대아파트 단지 안에 들어설 유치원이 4번에 걸친 입찰에도 불구하고 임차자가 없어서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이것은 영구 임대아파트 입주자들의 낮은 소득이라든가 연령층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규정에만 얽매어서 유치원 건물을 짓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김혜송 기자입니다.


김혜송 기자 :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성산 영구 임대아파트 단지입니다.

1,807세대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입주를 마쳤지만 단지안의 유치원은 텅비어 있습니다.

이 아파트를 지은 도시개발공사가 유치원을 네 차례나 입찰에 붙여봤지만 번번히 유찰됐기 때문입니다.

또 오는 10월 완공을 앞둔 면목 영구 임대아파트 단지의 유치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영구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대부분 소득이 낮은 생활보호대상자입니다.

세대주도 40대 이상이 많아 자녀들이 대개 학교에 다니고 있고 혹시 미취학 어린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한달 4,5만원의 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연세가 올해 어떻게 되셨습니까?


김동길 (입주자) :

43입니다.


김혜송 기자 :

자녀들은 몇 살이나 됐죠?



김동길 (입주자) :

10살, 12살이요.


김혜송 기자 :

주위의 이웃 분들 보니까 연령이 대충 어느 정도 되는 것 같습니까?


김동길 (입주자) :

50대, 60대가 많죠.


임복님 (입주자) :

안되죠. 여유가 안되죠. 유치원 같은 보낼 여유가 되면 뭐, 저기 하겠어요?


김혜송 기자 :

그런데도 이 곳 영구 임대아파트 단지에 유치원을 만든 것은 일정규모 이상의 아파트를 세울 때는 반드시 유치원을 지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서울시내에는 한 달 2만 8천원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3살 이상 미취학 어린이를 가르쳐주고 돌봐주는 어린이집이 320군데나 있습니다.

또 공립유치원은 한달 수업료가 2만 6천 원 선으로 사립보다 훨씬 쌉니다.

굳이 유치원을 세워야 하겠다면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텐데 도시개발공사는 많은 돈을 들여 지은 성산동 단지의 유치원을 수의계약으로 분양할 궁리부터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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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구임대아파트단지 내 유치원 운영 불가능
    • 입력 1991-08-22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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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임대아파트 단지 안에 들어설 유치원이 4번에 걸친 입찰에도 불구하고 임차자가 없어서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이것은 영구 임대아파트 입주자들의 낮은 소득이라든가 연령층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규정에만 얽매어서 유치원 건물을 짓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김혜송 기자입니다.


김혜송 기자 :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성산 영구 임대아파트 단지입니다.

1,807세대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입주를 마쳤지만 단지안의 유치원은 텅비어 있습니다.

이 아파트를 지은 도시개발공사가 유치원을 네 차례나 입찰에 붙여봤지만 번번히 유찰됐기 때문입니다.

또 오는 10월 완공을 앞둔 면목 영구 임대아파트 단지의 유치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영구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대부분 소득이 낮은 생활보호대상자입니다.

세대주도 40대 이상이 많아 자녀들이 대개 학교에 다니고 있고 혹시 미취학 어린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한달 4,5만원의 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연세가 올해 어떻게 되셨습니까?


김동길 (입주자) :

43입니다.


김혜송 기자 :

자녀들은 몇 살이나 됐죠?



김동길 (입주자) :

10살, 12살이요.


김혜송 기자 :

주위의 이웃 분들 보니까 연령이 대충 어느 정도 되는 것 같습니까?


김동길 (입주자) :

50대, 60대가 많죠.


임복님 (입주자) :

안되죠. 여유가 안되죠. 유치원 같은 보낼 여유가 되면 뭐, 저기 하겠어요?


김혜송 기자 :

그런데도 이 곳 영구 임대아파트 단지에 유치원을 만든 것은 일정규모 이상의 아파트를 세울 때는 반드시 유치원을 지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서울시내에는 한 달 2만 8천원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3살 이상 미취학 어린이를 가르쳐주고 돌봐주는 어린이집이 320군데나 있습니다.

또 공립유치원은 한달 수업료가 2만 6천 원 선으로 사립보다 훨씬 쌉니다.

굳이 유치원을 세워야 하겠다면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텐데 도시개발공사는 많은 돈을 들여 지은 성산동 단지의 유치원을 수의계약으로 분양할 궁리부터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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