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글래디스 포항 · 울산 물바다

입력 1991.08.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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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경 앵커 :

태풍 글래디스는 영남 동해안 지방 등에 큰 피해를 남기고 이제 서해상으로 달아났습니다.

지금도 영동 산간과 영동 남부 해안지방이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많은 비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소련은 옐친과 고르바초프의 주도하에 쿠데타 실패후의 정국을 추스르는데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산당이 이제 막을 내릴 것이라는 것이 전 계의 전망입니다.

국내외로 큰 뉴스가 많았던 한주가 이제 또 지나가고 있습니다.

토요일 밤 KBS 9시 뉴스입니다.


기상측후소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울산과 포항일대는 흙탕물로 거대한 저수지를 이루었습니다.

곳곳에서 재방과 도로가 유실되고 농경지가 물에 잠겼습니다.

기상조건이 나빠서 대부분의 항공기가 운항을 중단한 상태에서 오늘 KBS의 취재헬기가 수해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용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용태영 기자 :

좀처럼 넘친 이 없던 형산강이 이렇게 흙탕물의 바다를 이루었습니다.

강주변의 농경지는 말할 것도 없고 포항시는 물 위에 뜬 도시가 됐습니다.

마치 잘 정비된 우화처럼 차들이 다니던 도로가 보트가 다닙니다.

학교 운동장도 아예 커다란 풀장으로 변했습니다.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비닐하우스만이 이 흙탕물 저수지가 과거에 농경지였음을 보여줍니다.

경주와 연결된 국도는 아예 운행을 멈춘 차들로 주차장으로 변했습니다.

집중호우로 형산강물이 넘친 경주-포항 간 도로상공입니다.

강물과 도로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온통 흙탕물 천지입니다.

도로는 휴지조각처럼 부서져 있습니다.

근처 해군부대의 긴급 복구차까지 동원됐지만 너무 형편없이 부서져 쉽게 이어질 것 같지 않습니다.

맥없이 쓰러진 이정표가 끊긴 도로를 말없이 웅변합니다.

굽이굽이를 돌아 오르던 토함산, 그 아스팔트 도로가 이렇게 형편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아름드리나무가 쓰러져 내리고 토사가 흘러내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부서진 곳이 10여 곳에 이릅니다.

500밀리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내린 울산시도 곳곳이 물에 잠겨있습니다.

신호등도 끊기고 차선도 알아볼 수 없는 교차로에 차들이 주차장을 만들었습니다.

흙탕물로 바다를 이루었던 태화강이 물이 빠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 유유히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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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글래디스 포항 · 울산 물바다
    • 입력 1991-08-24 21:00:00
    뉴스 9

신은경 앵커 :

태풍 글래디스는 영남 동해안 지방 등에 큰 피해를 남기고 이제 서해상으로 달아났습니다.

지금도 영동 산간과 영동 남부 해안지방이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많은 비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소련은 옐친과 고르바초프의 주도하에 쿠데타 실패후의 정국을 추스르는데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산당이 이제 막을 내릴 것이라는 것이 전 계의 전망입니다.

국내외로 큰 뉴스가 많았던 한주가 이제 또 지나가고 있습니다.

토요일 밤 KBS 9시 뉴스입니다.


기상측후소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울산과 포항일대는 흙탕물로 거대한 저수지를 이루었습니다.

곳곳에서 재방과 도로가 유실되고 농경지가 물에 잠겼습니다.

기상조건이 나빠서 대부분의 항공기가 운항을 중단한 상태에서 오늘 KBS의 취재헬기가 수해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용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용태영 기자 :

좀처럼 넘친 이 없던 형산강이 이렇게 흙탕물의 바다를 이루었습니다.

강주변의 농경지는 말할 것도 없고 포항시는 물 위에 뜬 도시가 됐습니다.

마치 잘 정비된 우화처럼 차들이 다니던 도로가 보트가 다닙니다.

학교 운동장도 아예 커다란 풀장으로 변했습니다.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비닐하우스만이 이 흙탕물 저수지가 과거에 농경지였음을 보여줍니다.

경주와 연결된 국도는 아예 운행을 멈춘 차들로 주차장으로 변했습니다.

집중호우로 형산강물이 넘친 경주-포항 간 도로상공입니다.

강물과 도로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온통 흙탕물 천지입니다.

도로는 휴지조각처럼 부서져 있습니다.

근처 해군부대의 긴급 복구차까지 동원됐지만 너무 형편없이 부서져 쉽게 이어질 것 같지 않습니다.

맥없이 쓰러진 이정표가 끊긴 도로를 말없이 웅변합니다.

굽이굽이를 돌아 오르던 토함산, 그 아스팔트 도로가 이렇게 형편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아름드리나무가 쓰러져 내리고 토사가 흘러내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부서진 곳이 10여 곳에 이릅니다.

500밀리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내린 울산시도 곳곳이 물에 잠겨있습니다.

신호등도 끊기고 차선도 알아볼 수 없는 교차로에 차들이 주차장을 만들었습니다.

흙탕물로 바다를 이루었던 태화강이 물이 빠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 유유히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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