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소유분산 절실

입력 1991.10.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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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금년에 들어서 창업 1세에서 2세로 넘어 가는 현상을 뚜렷이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상속증여세의 허점과 비현실성 때문에 소유의 진정한 분산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소유분산 과정에서 각종 탈법과 부조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찬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정찬호 기자 :

우리나라 대기업가운데 이미 창업 2세 체제로 넘겨진 기업도 있으며 창업2세 체제로의 전환을 진행 중인 기업도 많습니다.

창업2세로 경영권이 넘어 가는 과정에서 재산상소과 증여를 위해 어느 정도 실질적으로 소유의 분산이 이루어진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의 재벌기업은 그룹형태 그대로 넘겨 주거나 형식적 분산에 그치고 있어 이의 시정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소유분산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진 효성그룹의 경우 장남이 효성물산과 나혜룡계열을 맡고 차남이 한국타이어계열, 3남이 대전 피혁계열을 맡고 있습니다.

선경의 경우는 그룹회장의 동생들이 선경 매그네틱을 맡고 고인이 된 창업자의 2세들이 선경 인더스크리의 경영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주식분산 우량기업인 기아의 경우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경영체제가 이루어져 현재 지배주주가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87년 재벌그룹으로 지정한 29개 대기업 집단의 경우 계열사의 주식보유 비율을 나타내는 내부 지분율은 지난 87년에 56%에서 47%로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2, 3세 경영체제로 세습되는 과정이란 점을 감안하면 재벌그룹의 소유분산은 지극히 형식적이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규억 (KDI선임연구원) :

기업에 대한 국민의 애착심 또는 일체감 이것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의 경영이 1세에서 2세 체제로 넘어 가는 과정에서 좀 더 많은 일반국민이 기업의 소유에 참여할 수 있는 이러한 체제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찬호 기자 :

앞으로 개방화와 국제화에 대비하기 위해서 여러 업종을 망라한 재벌그룹 차원보다는 경쟁력이 있고 전문화된 계별 기업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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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소유분산 절실
    • 입력 1991-10-07 21:00:00
    뉴스 9

박성범 앵커 :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금년에 들어서 창업 1세에서 2세로 넘어 가는 현상을 뚜렷이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상속증여세의 허점과 비현실성 때문에 소유의 진정한 분산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소유분산 과정에서 각종 탈법과 부조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찬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정찬호 기자 :

우리나라 대기업가운데 이미 창업 2세 체제로 넘겨진 기업도 있으며 창업2세 체제로의 전환을 진행 중인 기업도 많습니다.

창업2세로 경영권이 넘어 가는 과정에서 재산상소과 증여를 위해 어느 정도 실질적으로 소유의 분산이 이루어진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의 재벌기업은 그룹형태 그대로 넘겨 주거나 형식적 분산에 그치고 있어 이의 시정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소유분산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진 효성그룹의 경우 장남이 효성물산과 나혜룡계열을 맡고 차남이 한국타이어계열, 3남이 대전 피혁계열을 맡고 있습니다.

선경의 경우는 그룹회장의 동생들이 선경 매그네틱을 맡고 고인이 된 창업자의 2세들이 선경 인더스크리의 경영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주식분산 우량기업인 기아의 경우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경영체제가 이루어져 현재 지배주주가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87년 재벌그룹으로 지정한 29개 대기업 집단의 경우 계열사의 주식보유 비율을 나타내는 내부 지분율은 지난 87년에 56%에서 47%로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2, 3세 경영체제로 세습되는 과정이란 점을 감안하면 재벌그룹의 소유분산은 지극히 형식적이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규억 (KDI선임연구원) :

기업에 대한 국민의 애착심 또는 일체감 이것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의 경영이 1세에서 2세 체제로 넘어 가는 과정에서 좀 더 많은 일반국민이 기업의 소유에 참여할 수 있는 이러한 체제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찬호 기자 :

앞으로 개방화와 국제화에 대비하기 위해서 여러 업종을 망라한 재벌그룹 차원보다는 경쟁력이 있고 전문화된 계별 기업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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