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레닌 묘소 공개

입력 1991.11.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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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경 앵커 :

소련에서 지난 70여년동안 성역시 돼서 카메라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던 레닌의 묘가 얼마전에 공개됐습니다.

아직도 공산주의와 레닌을 지지하고 외치는 보수파들이 모스크바의 광장에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지마는 레닌묘가 공개됐다는 것은 더 이상 소련의 성역이 아님을 여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레닌 묘의 이장설까지 나도는 오늘날의 소련에서 레닌은 과연 소련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 김형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형근 기자 :

찬바람이 광장을 갈돌지만 그 한구석 레닌묘는 찾아드는 추모행렬로 외롭지가 않습니다.

유리관속에 안치된 레닌, 불끈 쥔 그의 주먹이 아직도 볼셰비키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고 외쳐대는듯 합니다.

혁명할 레닌의 시신은 바로 이 방에서 그의 후계자들에게 지난 70여년간 정성껏 보존됐습니다.

묘를 둘러보는 시민들, 마치 성지순례자모냥 사뭇 엄숙합니다.

지난 1924년 레닌장례식 당시 유해를 뒤따르던 그때처럼 레닌은 아직도 경여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한바탕 회오리모냥 찾아온 지난 8월혁명의 열풍은 항상 저 높은 곳에 버티고 있던 레닌은 마침내 사람들의 입속으로 끌어 내렸습니다.


모스크바 시민 :

레닌묘는 계속 보존돼야 합니다.


모스크바 시민 :

묘를 옮겨야 공산이념의 증막을 고할 수 있습니다.


김형근 기자 :

레닌묘를 들어내야 한다거나 심지어는 시신을 경매에 붙여야 한다는 얼마전까지는 감히 상상도 못하던 이런 논의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소련사람들, 그들은 지금 오늘의 소련을 운명지었던 레닌에 대한 애정과 증오의 갈림길속에 머물고 있습니다.

레닌을 둘러싼 모든 논쟁도 어쩌면 그를 잊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레닌으로 말미암은 역사의 멍에를 극복해 내려는 소련의 몸부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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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련 레닌 묘소 공개
    • 입력 1991-11-10 21:00:00
    뉴스 9

신은경 앵커 :

소련에서 지난 70여년동안 성역시 돼서 카메라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던 레닌의 묘가 얼마전에 공개됐습니다.

아직도 공산주의와 레닌을 지지하고 외치는 보수파들이 모스크바의 광장에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지마는 레닌묘가 공개됐다는 것은 더 이상 소련의 성역이 아님을 여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레닌 묘의 이장설까지 나도는 오늘날의 소련에서 레닌은 과연 소련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 김형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형근 기자 :

찬바람이 광장을 갈돌지만 그 한구석 레닌묘는 찾아드는 추모행렬로 외롭지가 않습니다.

유리관속에 안치된 레닌, 불끈 쥔 그의 주먹이 아직도 볼셰비키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고 외쳐대는듯 합니다.

혁명할 레닌의 시신은 바로 이 방에서 그의 후계자들에게 지난 70여년간 정성껏 보존됐습니다.

묘를 둘러보는 시민들, 마치 성지순례자모냥 사뭇 엄숙합니다.

지난 1924년 레닌장례식 당시 유해를 뒤따르던 그때처럼 레닌은 아직도 경여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한바탕 회오리모냥 찾아온 지난 8월혁명의 열풍은 항상 저 높은 곳에 버티고 있던 레닌은 마침내 사람들의 입속으로 끌어 내렸습니다.


모스크바 시민 :

레닌묘는 계속 보존돼야 합니다.


모스크바 시민 :

묘를 옮겨야 공산이념의 증막을 고할 수 있습니다.


김형근 기자 :

레닌묘를 들어내야 한다거나 심지어는 시신을 경매에 붙여야 한다는 얼마전까지는 감히 상상도 못하던 이런 논의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소련사람들, 그들은 지금 오늘의 소련을 운명지었던 레닌에 대한 애정과 증오의 갈림길속에 머물고 있습니다.

레닌을 둘러싼 모든 논쟁도 어쩌면 그를 잊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레닌으로 말미암은 역사의 멍에를 극복해 내려는 소련의 몸부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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