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 얄팍상술 얼룩

입력 1992.02.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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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데이 쵸코렛 선물 꽃 향수; 등으로 축제분위기인 백화점 과 선물 사는 청소년 회사원


박대석 앵커 :

연인끼리 선물을 주고 받는다는 국적불명의 발렌타인 데이, 이 날이 위협적인 수입상풍 공세, 거기에다 청소년을 자극하는 얄팍한 상술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청소년 선물에 독한 술이 든 초코렛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동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동헌 기자 :

쌀쌀한 겨울날씨 만큼이나 불황을 호소하는 상인들이 늘고 있지만 초코렛을 파는 선물가게와 백화점은 딴판으로 때아닌 축제분위기입니다.

내일이 발렌타인데이임을 알리는 요란한 선전물이 빽빽이 들어차 충동구매를 부축이는 가운데 갖가지 모양의 초코렛을 사려는 여자손님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위스키가 든 양주병 모양의 초코렛부터 씨가, 바이올린 심지어 장미모습을 본딴 것 까지 다양한 제품의 초코렛이 손길을 유혹합니다.

한 선물가게 체인점은 발렌타인 특선상품으로 1천원에서 1만원까지 15종류의 초코렛 셋트를 마련해 놓았고 어느 곳은 바구니에 1만원어치도 채 안되는 초코렛을 담아 3만원이나 받기도 합니다.


한호섭 (선물가게 종업원) :

바구니가 8천원대에서 3만원까지 있거든요.

그 중에서 8천원에서 1만2천원짜리가 제일 많이 나가죠.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이동헌 기자 :

이미 백화점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수입 외제 초코렛들도 발렌타인데이 특선품으로 자리를 옮겨 팔리는 초코렛의 1/3을 차지해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따뜻한 정을 나누기 위해 카드나 편지를 선물한다는 발렌타인데이, 이제 초코렛뿐만이 아닙니다.

발렌타인 아이스크림이 등장하고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는 여자가 남자에게 선물을 한다는 점을 이용해 지갑과 벨트, 라이터, 넥타이 심지어 남성용 향수까지 이날의 선물로 둔갑했습니다.

반지와 목걸이에 연인의 이름을 새기면 발렌타인데이에 맞추어 배달해 주겠다는 선전문구도 보입니다.


문석영 (서울 대현동) :

오빠가요, 발렌타인데이라서 초코렛 선물 받고 싶다고 해서 사주는 거예요.


김혜진 (회사원) :

남자친구들, 딴 남자친구들 다 받는데 내가 사귀는 남자친구는 서운하잖아요.

안받으면은.


이동현 기자 :

남이 하니까 자기도 해야 하고 남이 받으니까 자기도 선물을 받아야 되겠다는 이 국적불명의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어른들의 분별없는 상황은 곳곳에서 이 날의 본뜻을 그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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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렌타인데이 얄팍상술 얼룩
    • 입력 1992-02-13 21:00:00
    뉴스 9

발렌타인데이 쵸코렛 선물 꽃 향수; 등으로 축제분위기인 백화점 과 선물 사는 청소년 회사원


박대석 앵커 :

연인끼리 선물을 주고 받는다는 국적불명의 발렌타인 데이, 이 날이 위협적인 수입상풍 공세, 거기에다 청소년을 자극하는 얄팍한 상술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청소년 선물에 독한 술이 든 초코렛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동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동헌 기자 :

쌀쌀한 겨울날씨 만큼이나 불황을 호소하는 상인들이 늘고 있지만 초코렛을 파는 선물가게와 백화점은 딴판으로 때아닌 축제분위기입니다.

내일이 발렌타인데이임을 알리는 요란한 선전물이 빽빽이 들어차 충동구매를 부축이는 가운데 갖가지 모양의 초코렛을 사려는 여자손님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위스키가 든 양주병 모양의 초코렛부터 씨가, 바이올린 심지어 장미모습을 본딴 것 까지 다양한 제품의 초코렛이 손길을 유혹합니다.

한 선물가게 체인점은 발렌타인 특선상품으로 1천원에서 1만원까지 15종류의 초코렛 셋트를 마련해 놓았고 어느 곳은 바구니에 1만원어치도 채 안되는 초코렛을 담아 3만원이나 받기도 합니다.


한호섭 (선물가게 종업원) :

바구니가 8천원대에서 3만원까지 있거든요.

그 중에서 8천원에서 1만2천원짜리가 제일 많이 나가죠.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이동헌 기자 :

이미 백화점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수입 외제 초코렛들도 발렌타인데이 특선품으로 자리를 옮겨 팔리는 초코렛의 1/3을 차지해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따뜻한 정을 나누기 위해 카드나 편지를 선물한다는 발렌타인데이, 이제 초코렛뿐만이 아닙니다.

발렌타인 아이스크림이 등장하고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는 여자가 남자에게 선물을 한다는 점을 이용해 지갑과 벨트, 라이터, 넥타이 심지어 남성용 향수까지 이날의 선물로 둔갑했습니다.

반지와 목걸이에 연인의 이름을 새기면 발렌타인데이에 맞추어 배달해 주겠다는 선전문구도 보입니다.


문석영 (서울 대현동) :

오빠가요, 발렌타인데이라서 초코렛 선물 받고 싶다고 해서 사주는 거예요.


김혜진 (회사원) :

남자친구들, 딴 남자친구들 다 받는데 내가 사귀는 남자친구는 서운하잖아요.

안받으면은.


이동현 기자 :

남이 하니까 자기도 해야 하고 남이 받으니까 자기도 선물을 받아야 되겠다는 이 국적불명의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어른들의 분별없는 상황은 곳곳에서 이 날의 본뜻을 그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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