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병원 분만 입원실 없다

입력 1992.02.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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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실 입원실 없는 산부인과 병원; 들


이규원 앵커 :

최근 일부 산부인과 병원가운데 임산부의 출산을 돕는 분만실은 아예 만들지도 않거나 폐쇄한채 외래환자만을 진료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그 실태와 원인을 박선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선규 기자 :

서울 불광동에 있는 한 산부인과 의원입니다.

진찰실만 보일 뿐 산부인과에 꼭 있어야 할 분만실과 회복실등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병원은 아예 병원을 지을 때부터 분만실과 입원실을 마련하지 않고 외래환자만 받고 있습니다. 응암동의 다른 산부인과 의원입니다.

분만실이 있기는 하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의료인력이 부족한데다가 저녁 7시까지만 문을 열어 사실상 운영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분만실을 없애거나 시설을 두고도 운영하지 않는 사실상 분만실 폐쇄상태의 산부인과 의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미 서울의 경우에 350여개 의원가운데 반가까이에 이르고 있는 이런 의원들은 외래환자들의 치료만을 맡고 있습니다.


최근해 (산부인과 의원 원장) :

요즘 개원하는 개원가에서는 병실을 아예 개설하지 않거나 기존 병실 갖고 계시는 선생님들께서도 병실을 폐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 있어서는 처음부터 산전진찰을 열심히 받는 환자는 선별적으로 입원하여 분만을 하고 있으나 고의형 산모는 종합병원으로 이송하고 있습니다.


박선규 기자 :

이런 산부인과 의원들의 분만실 폐쇄현장은 최근 의료사고가 법정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81년 말부터 7년 동안 의협공정에 접수된 1,950여건의 의료분쟁 유형가운데 분만과정에서의 사고가 400여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서 이것이 의사들의 입장에서 분만을 기피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이밖에 최근 힘든 일을 하기 싫어하는 사회풍조속에서 빚어지는 병원의 인력난과 임산부들이 의원보다 종합병원을 선호하는 경향도 분만실 폐쇄현상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입니다.

전문가들은 어떠한 이유로든 산부인과 의원들의 분만실 운영 기피현상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초래하는 일이며 효율적인 의료시설의 운영과 바람직한 의료체계의 발전을 막은 심각한 일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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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부인과 병원 분만 입원실 없다
    • 입력 1992-02-20 21:00:00
    뉴스 9

분만실 입원실 없는 산부인과 병원; 들


이규원 앵커 :

최근 일부 산부인과 병원가운데 임산부의 출산을 돕는 분만실은 아예 만들지도 않거나 폐쇄한채 외래환자만을 진료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그 실태와 원인을 박선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선규 기자 :

서울 불광동에 있는 한 산부인과 의원입니다.

진찰실만 보일 뿐 산부인과에 꼭 있어야 할 분만실과 회복실등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병원은 아예 병원을 지을 때부터 분만실과 입원실을 마련하지 않고 외래환자만 받고 있습니다. 응암동의 다른 산부인과 의원입니다.

분만실이 있기는 하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의료인력이 부족한데다가 저녁 7시까지만 문을 열어 사실상 운영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분만실을 없애거나 시설을 두고도 운영하지 않는 사실상 분만실 폐쇄상태의 산부인과 의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미 서울의 경우에 350여개 의원가운데 반가까이에 이르고 있는 이런 의원들은 외래환자들의 치료만을 맡고 있습니다.


최근해 (산부인과 의원 원장) :

요즘 개원하는 개원가에서는 병실을 아예 개설하지 않거나 기존 병실 갖고 계시는 선생님들께서도 병실을 폐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 있어서는 처음부터 산전진찰을 열심히 받는 환자는 선별적으로 입원하여 분만을 하고 있으나 고의형 산모는 종합병원으로 이송하고 있습니다.


박선규 기자 :

이런 산부인과 의원들의 분만실 폐쇄현장은 최근 의료사고가 법정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81년 말부터 7년 동안 의협공정에 접수된 1,950여건의 의료분쟁 유형가운데 분만과정에서의 사고가 400여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서 이것이 의사들의 입장에서 분만을 기피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이밖에 최근 힘든 일을 하기 싫어하는 사회풍조속에서 빚어지는 병원의 인력난과 임산부들이 의원보다 종합병원을 선호하는 경향도 분만실 폐쇄현상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입니다.

전문가들은 어떠한 이유로든 산부인과 의원들의 분만실 운영 기피현상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초래하는 일이며 효율적인 의료시설의 운영과 바람직한 의료체계의 발전을 막은 심각한 일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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