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 번복이 불씨

입력 1992.05.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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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친다 태국수상 사임요구; 총리임명장 받거나 기자회견갖는 수친다 와 단식투쟁 하는 잠롱 전시장및 시위 하는 시민 들; 태국 유혈사태 #방콕



박대석 앵커 :

태국의 이번 유혈 비상사태는 지난해 쿠데타로 민선정부를 무너뜨린 군부가 계속해서 정권을 장악하려 했던 데서 비롯됐습니다. 김종명 기자의 보도입니다.


김종명 기자 :

끝내 유혈사태로까지 치달은 태국의 정치외교에 지난해 총선에서 출마조차 하지 않은 수친다 장군이 총리직에 오른 데서 비롯됐습니다.

군 사령관으로 지난해 쿠데타를 일으킨 수친다 장군은 친 군부세력인 5개 정당연합에 의해 국민들의 거센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총리로 바꿔 앉아 계속 집권에 나섰습니다.

수친다 총리는 한걸음 더 나아가 쿠데타를 일으킬 당시에 부패하고 타락한 정치인들을 대거 각료로 임명해 국민들의 반감을 촉발시켰습니다.

대학생과 야당을 중심으로 한 민주세력들은 이때부터 수친다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며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를 전개했습니다. 특히 청백리로 알려진 잠롱 전 방콕시장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무기한 단식투쟁을 벌이면서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습니다.

시위가 태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궁지에 몰린 집권세력은 지난 4일 민선의원만 총리직을 맡을 수 있도록 한 개헌안에 합의함으로서 수친다 총리의 사임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집권세력은 반정부 시위가 일단 진정되자 수친다의 4년 임기만은 보장돼야 한다고 발뺌을 시작했고 다시 일어난 대규모 시위는 마침내 유혈사태를 빚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번 시위에는 특히 태국의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일반 시민들이 대거 가담해 수십 년 동안 계속된 군부독재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위의 표적이 되고 있는 수친다 총리는 오늘 시국의 안정과 질서를 유지할 책임을 강조하면서 사임 압력에는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경자세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제발전과 함께 성장한 태국 국민들의 시민의식을 감안할 때 수친다 정권이 이번에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하는데 성공하더라도 정권의 기반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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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임 번복이 불씨
    • 입력 1992-05-18 21:00:00
    뉴스 9

수친다 태국수상 사임요구; 총리임명장 받거나 기자회견갖는 수친다 와 단식투쟁 하는 잠롱 전시장및 시위 하는 시민 들; 태국 유혈사태 #방콕



박대석 앵커 :

태국의 이번 유혈 비상사태는 지난해 쿠데타로 민선정부를 무너뜨린 군부가 계속해서 정권을 장악하려 했던 데서 비롯됐습니다. 김종명 기자의 보도입니다.


김종명 기자 :

끝내 유혈사태로까지 치달은 태국의 정치외교에 지난해 총선에서 출마조차 하지 않은 수친다 장군이 총리직에 오른 데서 비롯됐습니다.

군 사령관으로 지난해 쿠데타를 일으킨 수친다 장군은 친 군부세력인 5개 정당연합에 의해 국민들의 거센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총리로 바꿔 앉아 계속 집권에 나섰습니다.

수친다 총리는 한걸음 더 나아가 쿠데타를 일으킬 당시에 부패하고 타락한 정치인들을 대거 각료로 임명해 국민들의 반감을 촉발시켰습니다.

대학생과 야당을 중심으로 한 민주세력들은 이때부터 수친다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며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를 전개했습니다. 특히 청백리로 알려진 잠롱 전 방콕시장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무기한 단식투쟁을 벌이면서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습니다.

시위가 태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궁지에 몰린 집권세력은 지난 4일 민선의원만 총리직을 맡을 수 있도록 한 개헌안에 합의함으로서 수친다 총리의 사임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집권세력은 반정부 시위가 일단 진정되자 수친다의 4년 임기만은 보장돼야 한다고 발뺌을 시작했고 다시 일어난 대규모 시위는 마침내 유혈사태를 빚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번 시위에는 특히 태국의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일반 시민들이 대거 가담해 수십 년 동안 계속된 군부독재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위의 표적이 되고 있는 수친다 총리는 오늘 시국의 안정과 질서를 유지할 책임을 강조하면서 사임 압력에는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경자세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제발전과 함께 성장한 태국 국민들의 시민의식을 감안할 때 수친다 정권이 이번에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하는데 성공하더라도 정권의 기반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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