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찬 아나운서 :
가족 가운데 누군가가 병원에 입원을 하면 그 환자를 돌보기 위해서 전 가족이 병원에서 교대로 밤을 세우는 등 간병에 매달려서 가정 생활이 엉망이 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전문 간병인이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비용이 너무 비싸서 웬만해서는 이 간병인을 두기가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것이 이 병원 간병의 문제입니다. 시청자 여러분들 가운데는 이 간병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거나 또 겪으시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믿습니다. 오늘 현장에서는 이 문제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박선규 기자의 취재입니다.
박선규 기자 :
밤 12시가 가까운 시각 서울 신촌의 세브란스 병원입니다. 낮 시간동안 각종 환자와 보호자들로 복잡하던 병원이 언제 그랬냐는 듯 지금은 아주 조용합니다. 병실마다에는 깊이 잠든 환자들이 누워 있고 그 환자들 곁에는 예외 없이 피곤한 모습으로 같이 잠들어 있거나 이들을 근심스런 표정으로 지켜보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어디가 불편하신 겁니까?”
이은숙 :
심장 혈관 수술 하셨어요.
박선규 기자 :
“혈관 수술, 상태 어떠세요?”
이은숙 :
지금은...
박선규 기자 :
“애기는 누가 돌봐요? 여기 나와 계시는 동안에.”
이은숙 :
걔도 병원에 와 있어요.
박선규 기자 :
“주인 아저씨는 어디 있죠?”
이은숙 :
여기에 와 있어요. 여기에 왔다가 집에 가고 그래요. 저 애기 같은 경우는 이제 유치원 다닐 나인데도 아직 여기 와야 되기 때문에 다니지 못하고.
박선규 기자 :
다섯 달 동안 계속되고 있는 시어머니의 병원 생활로 가정생활을 이미 엉망이 됐다는 이은숙씨는 그래도 다른 도리가 없지 않느냐며 쓴 웃음을 짓습니다. 이씨와 같이 입원해 있는 가족을 돌보기 위해 가정일을 뒤로 한 채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각급 병원에 가보기만 하면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최함순 :
세 식구가 서로 교대로 막 계속 밤에는 또 누가 나오고 또 낮에는 누가 나오고 막 이런 상황이죠.
이정자 :
늘 밥벌이 하던 뭐 가게도 다 지금 정리하고 때려치우고 이런 상태에요.
박선규 기자 :
“아이들, 집에 있는 애들은 식사는 어떻게, 집에 아저씨 식사는,”
이정자 :
식사야 어제 다 해놓고 왔지요. 이곳 병원에 이렇게 와 있으니까 굉장히 불편한 점이 많죠. 집에 살림 보랴, 여기와서 또 돌봐주랴 뭐 여러 가지로 힘들죠.
박선규 기자 :
“아저씨 출근은 어떻게 하세요?”
이정자 :
아침 안드세요.
박선규 기자 :
“안드시구요?”
이정자 :
예. 나도 직장 생활해야 되는데 그냥 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와 있는거죠.
박선규 기자 :
이런 어려움 때문에 간병에 지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돈을 주고 직업 간병인을 사 이용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비용이 너무 비싸 웬만한 사람들은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간병인 쓰셨어요, 간병인을?”
김현선 :
처음에는 안 썼어요.
박선규 기자 :
“그런데 왜 이렇게 간병인을 쓰게 되셨어요?”
김현선 :
이제 식구가 좀 많으면 같이 이렇게 교대로 하면은요, 좀 덜 힘들고 교대할 사람들도 많지가 않다보니까 계속할 수가 없잖아요.
박선규 기자 :
“경비는?”
김현선 :
3만 5천원요.
박선규 기자 :
“하루에가?”
김현선 :
예.
박선규 기자 :
이런 문제로 병원 생활을 해야하는 보호자들은 병원에 정상적인 진료활동에 어려움을 주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감염 등 심각한 위험에 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박성우 (한강 성심병원 내과과장) :
병원 전체로도 문제가 있어요. 병원의 위생상 문제가 있을 거고, 침식을 같이 하다보면 가끔 이제 취사를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 위험성도 있고 또 질병을 서로 옮기고 하는 문제들도 있겠지요.
박선규 기자 :
결국 병원에서 가족끼리 환자를 간호하는 일이 보호자의 가정은 물론 병원에까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이런 문제를 언제까지 그대로 두어야 할 것인지, 원칙적으로 환자가 병원에 입원한 이상 그 환자에 대한 간호는 병원에 맡아주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그렇지 못한데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박성우 (한강 성심병원 내과과장) :
제일 문제는 아마 병원 경영의 문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함부로 얘기 할 수 있는게 아닌 것 같은데, 바람직한 건 하여튼 환자 한 사람당 간호원 하나, 아니면 적어도 병동 하나당 간호원 하나를 두어야 되지 않겠느냐 병실 하나당, 이렇게 생각합니다.
박선규 기자 :
적절한 간병을 위해서는 현재 환자 5명에 2명으로 규정돼 있는 적정 간호사의 수를 크게 늘리는 것이 필수적인데 여기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 수밖에 없고 그 비용은 결국 환자들에게 넘겨질 수 밖에 없어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병원측은 현재의 낮은 보험수가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인데 이런 병원측의 설명은 현실적으로 어느정도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해서 현재 상태를 그대로 둘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태에서 가능한 방법을 병원측이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양옥경 (이화여대 사회 사업과 교수) :
외국같은 경우에 그 간호보조사들을 개인이 쓰지 않고 병원에서 보조사들을 대거 임용함으로써 훨씬 더 쉽게 하고 있는데 그처럼 우리나라도 간병인들을 병원에서 활용을해서 한다면 병원이나 가족이나 모두 재정적인 부담도 덜 할 것이고 이런 방법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으로 모색해 볼 수 있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박선규 기자 :
전문가들은 현재 단계에서 병원측의 비용부담이 문제가 된다면 우선 간병인 활용을 보험대상에서 제외해놓고 환자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를 활용하게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한합니다. 전문가들은 또 병원에서 관리하는 간병인들을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배정할 것이 아니라 병실 하나에 한 사람 또는 환자 5명에 한 사람으로 하는 등 적절하게 운용하기만 한다면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합니다. 이와 함께 병원은 보호자들의 병원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보호자들은 병원의 통제에 잘 따라줘야 하는 것도 효과적인 간병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흔하다고까지야 이야기하기가 어렵겠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입원한 가족을 돌보는 문제로 형제와 가까운 친지들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일어나는 일들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입원 환자를 돌보는 문제 더 이상 가족과 친지들의 정에만 내 맡길 수 없는 상태에까지 와 있습니다.
KBS 뉴스 박선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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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9 현장 간병제 개선
-
- 입력 1993-02-08 21:00:00
유근찬 아나운서 :
가족 가운데 누군가가 병원에 입원을 하면 그 환자를 돌보기 위해서 전 가족이 병원에서 교대로 밤을 세우는 등 간병에 매달려서 가정 생활이 엉망이 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전문 간병인이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비용이 너무 비싸서 웬만해서는 이 간병인을 두기가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것이 이 병원 간병의 문제입니다. 시청자 여러분들 가운데는 이 간병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거나 또 겪으시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믿습니다. 오늘 현장에서는 이 문제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박선규 기자의 취재입니다.
박선규 기자 :
밤 12시가 가까운 시각 서울 신촌의 세브란스 병원입니다. 낮 시간동안 각종 환자와 보호자들로 복잡하던 병원이 언제 그랬냐는 듯 지금은 아주 조용합니다. 병실마다에는 깊이 잠든 환자들이 누워 있고 그 환자들 곁에는 예외 없이 피곤한 모습으로 같이 잠들어 있거나 이들을 근심스런 표정으로 지켜보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어디가 불편하신 겁니까?”
이은숙 :
심장 혈관 수술 하셨어요.
박선규 기자 :
“혈관 수술, 상태 어떠세요?”
이은숙 :
지금은...
박선규 기자 :
“애기는 누가 돌봐요? 여기 나와 계시는 동안에.”
이은숙 :
걔도 병원에 와 있어요.
박선규 기자 :
“주인 아저씨는 어디 있죠?”
이은숙 :
여기에 와 있어요. 여기에 왔다가 집에 가고 그래요. 저 애기 같은 경우는 이제 유치원 다닐 나인데도 아직 여기 와야 되기 때문에 다니지 못하고.
박선규 기자 :
다섯 달 동안 계속되고 있는 시어머니의 병원 생활로 가정생활을 이미 엉망이 됐다는 이은숙씨는 그래도 다른 도리가 없지 않느냐며 쓴 웃음을 짓습니다. 이씨와 같이 입원해 있는 가족을 돌보기 위해 가정일을 뒤로 한 채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각급 병원에 가보기만 하면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최함순 :
세 식구가 서로 교대로 막 계속 밤에는 또 누가 나오고 또 낮에는 누가 나오고 막 이런 상황이죠.
이정자 :
늘 밥벌이 하던 뭐 가게도 다 지금 정리하고 때려치우고 이런 상태에요.
박선규 기자 :
“아이들, 집에 있는 애들은 식사는 어떻게, 집에 아저씨 식사는,”
이정자 :
식사야 어제 다 해놓고 왔지요. 이곳 병원에 이렇게 와 있으니까 굉장히 불편한 점이 많죠. 집에 살림 보랴, 여기와서 또 돌봐주랴 뭐 여러 가지로 힘들죠.
박선규 기자 :
“아저씨 출근은 어떻게 하세요?”
이정자 :
아침 안드세요.
박선규 기자 :
“안드시구요?”
이정자 :
예. 나도 직장 생활해야 되는데 그냥 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와 있는거죠.
박선규 기자 :
이런 어려움 때문에 간병에 지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돈을 주고 직업 간병인을 사 이용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비용이 너무 비싸 웬만한 사람들은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간병인 쓰셨어요, 간병인을?”
김현선 :
처음에는 안 썼어요.
박선규 기자 :
“그런데 왜 이렇게 간병인을 쓰게 되셨어요?”
김현선 :
이제 식구가 좀 많으면 같이 이렇게 교대로 하면은요, 좀 덜 힘들고 교대할 사람들도 많지가 않다보니까 계속할 수가 없잖아요.
박선규 기자 :
“경비는?”
김현선 :
3만 5천원요.
박선규 기자 :
“하루에가?”
김현선 :
예.
박선규 기자 :
이런 문제로 병원 생활을 해야하는 보호자들은 병원에 정상적인 진료활동에 어려움을 주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감염 등 심각한 위험에 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박성우 (한강 성심병원 내과과장) :
병원 전체로도 문제가 있어요. 병원의 위생상 문제가 있을 거고, 침식을 같이 하다보면 가끔 이제 취사를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 위험성도 있고 또 질병을 서로 옮기고 하는 문제들도 있겠지요.
박선규 기자 :
결국 병원에서 가족끼리 환자를 간호하는 일이 보호자의 가정은 물론 병원에까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이런 문제를 언제까지 그대로 두어야 할 것인지, 원칙적으로 환자가 병원에 입원한 이상 그 환자에 대한 간호는 병원에 맡아주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그렇지 못한데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박성우 (한강 성심병원 내과과장) :
제일 문제는 아마 병원 경영의 문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함부로 얘기 할 수 있는게 아닌 것 같은데, 바람직한 건 하여튼 환자 한 사람당 간호원 하나, 아니면 적어도 병동 하나당 간호원 하나를 두어야 되지 않겠느냐 병실 하나당, 이렇게 생각합니다.
박선규 기자 :
적절한 간병을 위해서는 현재 환자 5명에 2명으로 규정돼 있는 적정 간호사의 수를 크게 늘리는 것이 필수적인데 여기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 수밖에 없고 그 비용은 결국 환자들에게 넘겨질 수 밖에 없어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병원측은 현재의 낮은 보험수가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인데 이런 병원측의 설명은 현실적으로 어느정도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해서 현재 상태를 그대로 둘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태에서 가능한 방법을 병원측이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양옥경 (이화여대 사회 사업과 교수) :
외국같은 경우에 그 간호보조사들을 개인이 쓰지 않고 병원에서 보조사들을 대거 임용함으로써 훨씬 더 쉽게 하고 있는데 그처럼 우리나라도 간병인들을 병원에서 활용을해서 한다면 병원이나 가족이나 모두 재정적인 부담도 덜 할 것이고 이런 방법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으로 모색해 볼 수 있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박선규 기자 :
전문가들은 현재 단계에서 병원측의 비용부담이 문제가 된다면 우선 간병인 활용을 보험대상에서 제외해놓고 환자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를 활용하게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한합니다. 전문가들은 또 병원에서 관리하는 간병인들을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배정할 것이 아니라 병실 하나에 한 사람 또는 환자 5명에 한 사람으로 하는 등 적절하게 운용하기만 한다면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합니다. 이와 함께 병원은 보호자들의 병원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보호자들은 병원의 통제에 잘 따라줘야 하는 것도 효과적인 간병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흔하다고까지야 이야기하기가 어렵겠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입원한 가족을 돌보는 문제로 형제와 가까운 친지들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일어나는 일들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입원 환자를 돌보는 문제 더 이상 가족과 친지들의 정에만 내 맡길 수 없는 상태에까지 와 있습니다.
KBS 뉴스 박선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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