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비행기 마지막 교신 내용

입력 1993.07.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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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KBS는 당시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가 주고 받은 긴박한 교신 내용도 긴급 입수했습니다. 8분동안 계속된 음성기록장치 내용 분석에서도 악천후 속에 무리한 상륙, 착륙시도 노력이 역력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준삼 기자가 당시 상황을 재현해서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이준삼 기자 :

사고 비행기가 목포 상공에 도착해 관제탑과 처음 연락을 한 것은 오후 3시 14분. 기장은 착륙절차를 밟겠다고 보고와 함께 하강했으나 곧 홀주로가 잘 안보인다고 알린 뒤 갑자기 고도를 높이면서 접근 지점을 놓쳤다고 통보했습니다. 3시 28분 다시 착륙절차를 밟겠다고 알린 뒤 구름이 많이 없어졌다. 활주로가 보인다면서 2번째 착륙을 시도했으나 역시 실패했습니다. 이어 3차 착륙이 결행되기까지 8분동안 교신내용을 재현해 보면 얼마나 무리한 착륙을 시도했는지 잘 드러납니다.

기상이 호전되고 있는 것 같다. 접근하면서 시계 진행되면 착륙준비 해도 되겠습니까?

날씨가 개어가고 있으므로 가능할 것 같습니다. 활주로 보입니까?

1.5마일 정도 되면 활주로 볼 수 있습니다.

착륙접근 지점이 빗나가고 있는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다시 시도해서 착륙하겠습니다.

그쪽에 한번 접근하면 많이 벗겨질 것 같습니다. 지금 깨끗해 지고 있습니다.

지금 많이 좋아졌어요. 활주로 봤는데요. 직성공에서 봤기 때문에 한번 더 시도하면 보일 것 같은데요.


3시 38분 드디어 리빙스케이트, 즉 착륙절차를 밟겠다는 기장의 보고가 이어졌습니다.


착륙절차 밟겠습니다.


그러나 비행기는 2분 위면 도착해야 할 착륙 접근 지점에 나타나지 않았고 이미 추락해서 산산조각이 난 뒤였습니다. 따라서 비행기는 3차 착륙 시도 직후 정상항로를 약간 이탈하면서 높이 324미터의 운거산에 부딪혀 참사를 당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구름층 아래로 내려가 활주로를 찾고 착륙 접근 지점에 도달하려다 뜻밖의 장매물을 미처 피하지 못한 것입니다. 관제탑의 무리한 착륙허가와 조종사의 착륙시도가 처참하게 끝나고 승객들의 절규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KBS 뉴스 이준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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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 비행기 마지막 교신 내용
    • 입력 1993-07-27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KBS는 당시 공항 관제탑과 조종사가 주고 받은 긴박한 교신 내용도 긴급 입수했습니다. 8분동안 계속된 음성기록장치 내용 분석에서도 악천후 속에 무리한 상륙, 착륙시도 노력이 역력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준삼 기자가 당시 상황을 재현해서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이준삼 기자 :

사고 비행기가 목포 상공에 도착해 관제탑과 처음 연락을 한 것은 오후 3시 14분. 기장은 착륙절차를 밟겠다고 보고와 함께 하강했으나 곧 홀주로가 잘 안보인다고 알린 뒤 갑자기 고도를 높이면서 접근 지점을 놓쳤다고 통보했습니다. 3시 28분 다시 착륙절차를 밟겠다고 알린 뒤 구름이 많이 없어졌다. 활주로가 보인다면서 2번째 착륙을 시도했으나 역시 실패했습니다. 이어 3차 착륙이 결행되기까지 8분동안 교신내용을 재현해 보면 얼마나 무리한 착륙을 시도했는지 잘 드러납니다.

기상이 호전되고 있는 것 같다. 접근하면서 시계 진행되면 착륙준비 해도 되겠습니까?

날씨가 개어가고 있으므로 가능할 것 같습니다. 활주로 보입니까?

1.5마일 정도 되면 활주로 볼 수 있습니다.

착륙접근 지점이 빗나가고 있는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다시 시도해서 착륙하겠습니다.

그쪽에 한번 접근하면 많이 벗겨질 것 같습니다. 지금 깨끗해 지고 있습니다.

지금 많이 좋아졌어요. 활주로 봤는데요. 직성공에서 봤기 때문에 한번 더 시도하면 보일 것 같은데요.


3시 38분 드디어 리빙스케이트, 즉 착륙절차를 밟겠다는 기장의 보고가 이어졌습니다.


착륙절차 밟겠습니다.


그러나 비행기는 2분 위면 도착해야 할 착륙 접근 지점에 나타나지 않았고 이미 추락해서 산산조각이 난 뒤였습니다. 따라서 비행기는 3차 착륙 시도 직후 정상항로를 약간 이탈하면서 높이 324미터의 운거산에 부딪혀 참사를 당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구름층 아래로 내려가 활주로를 찾고 착륙 접근 지점에 도달하려다 뜻밖의 장매물을 미처 피하지 못한 것입니다. 관제탑의 무리한 착륙허가와 조종사의 착륙시도가 처참하게 끝나고 승객들의 절규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KBS 뉴스 이준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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