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대통령 개혁정치 일정에 부담으로 작용

입력 1993.10.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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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기자 리포트에서 들으신 것처럼 옐친 대통령은 항복한 보수파 지도자들에게 결코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예정대로 12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방문 계획도 계속해서 밀고 나가겠다고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자신만만합니다. 그러나 무력에 의한 반대파의 제압, 그가 개혁정치 일정을 밀고 나가는데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김재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김재철 기자 :

2년 전인 지난 91년 8월 보수 강경파들의 쿠데타 기도를 좌절시킨 옐친은 당시 의사당 앞의 탱크에 올라 열변을 토했습니다.


옐친 :

러시아는 소련도 공산주의도 원하지 않습니다.


김재철 기자 :

지난 70여년간 러시아 땅에 군림했던 옛 소련과 공산주의의 종막을 선언했습니다.

모스크바 시민들은 열광했고 이들의 열광은 독재와 독재정권의 인권유린으로 점철된 과거를 청산 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옐친의 힘은 바로 최초의 민선대통령이라는 점에 근본이 있으며 통치권 행사의 정당성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옐친 정부의 정통성을 정면에서 거부하고 개혁협력을 거부한 걸림돌이 이번에 힘에 의해 해체된 최고회의 즉 의회였습니다. 지난 78년 제정된 묵은 헌법에 근거한 현체제, 즉 헌법상의 우위를 이용해 사사건건 개혁정책을 방해하는 의회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국민이 바라는 개혁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옐친 판단이었습니다. 러시아 국민의 70% 이상이 의회보다 옐친정부를 지지한다는 사실도 의회해산에 파괴적, 추진력을 동원할 수 있게 했지 않았나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대의기관인 최고회의를 해산 시키는 과정에서 초법적인 권한을 행사했고 더구나 탱크를 앞세워 많은 인명을 희생시킨 사실은 옐친이 과연 민주주의의 신봉자인가 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습니다. 옐친이 무력으로 의회를 굴복시키고 국정을 장악했다는 점 때문에 앞으로 그가 정치일정을 추진하는데 있어 엄청난 대가를 치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그 대가는 완전한 자유, 진정한 선거를 실시할 때까지 요구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재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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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옐친 대통령 개혁정치 일정에 부담으로 작용
    • 입력 1993-10-05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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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기자 리포트에서 들으신 것처럼 옐친 대통령은 항복한 보수파 지도자들에게 결코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예정대로 12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방문 계획도 계속해서 밀고 나가겠다고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자신만만합니다. 그러나 무력에 의한 반대파의 제압, 그가 개혁정치 일정을 밀고 나가는데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김재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김재철 기자 :

2년 전인 지난 91년 8월 보수 강경파들의 쿠데타 기도를 좌절시킨 옐친은 당시 의사당 앞의 탱크에 올라 열변을 토했습니다.


옐친 :

러시아는 소련도 공산주의도 원하지 않습니다.


김재철 기자 :

지난 70여년간 러시아 땅에 군림했던 옛 소련과 공산주의의 종막을 선언했습니다.

모스크바 시민들은 열광했고 이들의 열광은 독재와 독재정권의 인권유린으로 점철된 과거를 청산 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옐친의 힘은 바로 최초의 민선대통령이라는 점에 근본이 있으며 통치권 행사의 정당성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옐친 정부의 정통성을 정면에서 거부하고 개혁협력을 거부한 걸림돌이 이번에 힘에 의해 해체된 최고회의 즉 의회였습니다. 지난 78년 제정된 묵은 헌법에 근거한 현체제, 즉 헌법상의 우위를 이용해 사사건건 개혁정책을 방해하는 의회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국민이 바라는 개혁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옐친 판단이었습니다. 러시아 국민의 70% 이상이 의회보다 옐친정부를 지지한다는 사실도 의회해산에 파괴적, 추진력을 동원할 수 있게 했지 않았나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대의기관인 최고회의를 해산 시키는 과정에서 초법적인 권한을 행사했고 더구나 탱크를 앞세워 많은 인명을 희생시킨 사실은 옐친이 과연 민주주의의 신봉자인가 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습니다. 옐친이 무력으로 의회를 굴복시키고 국정을 장악했다는 점 때문에 앞으로 그가 정치일정을 추진하는데 있어 엄청난 대가를 치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그 대가는 완전한 자유, 진정한 선거를 실시할 때까지 요구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재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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