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가짜 서류에 속아 53억원 날려

입력 1993.12.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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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얼마전 미국의 한 시사주간지는 탈냉전 이후에 새로운 국제 폭력단의 현 주소를 고발하는 신 마피아의 등장을 경고 했었습니다.

고도의 두뇌집단에 이들을 비유하기도 했었습니다.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비슷한 수법에 우리 국방부가 걸려들었습니다.

국방부 군 수사본부가, 군수본부가 프랑스의 작은 무기거래상이 만든 가짜 서류 한 장에 속아 넘어가서 실체도 없는 무기구입 대금으로 무려 53억원을 날리고 말았습니다.

이 사실을 감사원도 까맣게 몰랐습니다.

박찬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박찬욱 기자 :

지난 90년 11월 국방부 군수본부는 프랑스 무기상인 에피코사와 에프이시사를 상대로 105밀리 포탄 등 53억원어치의 탄약수입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국방부 거래은행인 외환은행은 지난해 12월 이들로부터 탄약을 실었다는 서류를 받고 무기대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배에 실었다는 탄약은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뒤늦게야 선적조차 되지 않은 사실을 알았고 서류도 가짜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국방부는 이때서야 이 회사들을 수배했지만 회사 대표들은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습니다.

가짜 서류 한 장에 53억원이나 되는 국민의 혈세를 간단히 사기당한 것입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것을 6개월 동안이나 쉬쉬해 오다 이젠 모든 책임을 은행 측에 떠넘기고 있습니다.


윤삼성 (군수본부 외자과장) :

일단 위조된 선적서류를 확인하지, 제대로 하지 못하고 돈이 나간데 대해서 일차적으로 은행 측에 과실이 있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박찬욱 기자 :

은행측은 그러나 국방부가 지급하라고 해 돈을 내주었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박광수 (외환은행장 비서실장) :

하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억셉트를 주겠다, 5% 차지 떼고 보내라 국고에다 넣어라 하는 결정을 해가지고 국방부의 출납공무원인가요, 그분이 직접 발행한 공지서까지 와 있어요.


박찬욱 기자 :

무기도입 사상 전례없는 사기사건이 터졌지만 사건 관계자들은 아직도 책임을 떠넘기기에만 급급해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찬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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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부 가짜 서류에 속아 53억원 날려
    • 입력 1993-12-15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얼마전 미국의 한 시사주간지는 탈냉전 이후에 새로운 국제 폭력단의 현 주소를 고발하는 신 마피아의 등장을 경고 했었습니다.

고도의 두뇌집단에 이들을 비유하기도 했었습니다.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비슷한 수법에 우리 국방부가 걸려들었습니다.

국방부 군 수사본부가, 군수본부가 프랑스의 작은 무기거래상이 만든 가짜 서류 한 장에 속아 넘어가서 실체도 없는 무기구입 대금으로 무려 53억원을 날리고 말았습니다.

이 사실을 감사원도 까맣게 몰랐습니다.

박찬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박찬욱 기자 :

지난 90년 11월 국방부 군수본부는 프랑스 무기상인 에피코사와 에프이시사를 상대로 105밀리 포탄 등 53억원어치의 탄약수입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국방부 거래은행인 외환은행은 지난해 12월 이들로부터 탄약을 실었다는 서류를 받고 무기대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배에 실었다는 탄약은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뒤늦게야 선적조차 되지 않은 사실을 알았고 서류도 가짜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국방부는 이때서야 이 회사들을 수배했지만 회사 대표들은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습니다.

가짜 서류 한 장에 53억원이나 되는 국민의 혈세를 간단히 사기당한 것입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것을 6개월 동안이나 쉬쉬해 오다 이젠 모든 책임을 은행 측에 떠넘기고 있습니다.


윤삼성 (군수본부 외자과장) :

일단 위조된 선적서류를 확인하지, 제대로 하지 못하고 돈이 나간데 대해서 일차적으로 은행 측에 과실이 있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박찬욱 기자 :

은행측은 그러나 국방부가 지급하라고 해 돈을 내주었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박광수 (외환은행장 비서실장) :

하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억셉트를 주겠다, 5% 차지 떼고 보내라 국고에다 넣어라 하는 결정을 해가지고 국방부의 출납공무원인가요, 그분이 직접 발행한 공지서까지 와 있어요.


박찬욱 기자 :

무기도입 사상 전례없는 사기사건이 터졌지만 사건 관계자들은 아직도 책임을 떠넘기기에만 급급해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찬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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