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성 앵커 :
다음소식입니다.
우루과이 라운드에 대비해서 우리 농촌에서는 지금 수익성도 좋고 경쟁력이 있는 새로운 작목개발에 온통 신경을 쏟고 있습니다. 이 같은 관심 을 또 악용해서, 시장성도 없는 가축이나 작목을 고소득 품목으로 사기 분양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심지어 오리가 기러기로 둔갑해서 비싼값에 분양되고 있습니다. 농가에.
장한식 기자가 그 현장, 취재했습니다.
(분양농장 주인과 통화)
장한식 기자 :
기러기 분양해요?
"네"
병아리 한마리 얼마예요? (병아리 : 업자들아말하는새끼)
“만원”
큰 것은 없어요?
“큰 것은 안팔아요. 판다해도 8만원 10만원가요. 병아리도 없어서 못 팔아요”
장한식 기자 :
조용한 시골에 때 아닌 기러기 붐이 일고 있습니다. 백마리만 기르면 한해 천5백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며, 유럽산 기러기로 선전하는 것 들입니다.
경기도 평택의 한 농가. 마당 한 구식에 마련된 닭장은 이제 닭 대신 이른바 유럽기러기 차지입니다.
한정목화(경기도평택) :
이태리 기러기라고 수익성이 좋다고 해서 8만원 주고 사왔는데…
장한식 기자 :
그러나 이 새는 기러기가 아닙니다. 바바리 또는 머스코비란 이름으로 알려진 오리입니다. 실제로 7-8년전 한 오리 사육 회사에서 길렀다가 수익성이 없다고 포기한 품종입니다.
장명순 (주원농사 사육과장) :
분명한 오리, 오리입니다.
“오리예요? 여기 회사에서 길러 본적이 있다면서요?”
예, 저희회사에서 약 7-8년 전에 한번 사육한 경험이 있죠. 채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당시 잠깐 길르고..
장한식 기자 :
오리를 기러기라고 선전하는 이유는, 희귀성을. 내세워 비싼값에 팔리는 상술 때문입니다. 사실 이 새의 수입가는, 어미 한마리 만원정도지만 열 배 가까이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고기 맛이 좋아 선진국에서는 이미 고소득 작 목이 됐다는 것입니다.
겉모습만 보면, 농민들이 속아 넘어갈 만합니다. 덩치가 보통 오리보다 훨씬 커 기러기만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기러기와 오리의 모습이 비슷한 데다 기러기 종류가 다양한 것도 농민들이 속아 넘어가는 한 원인입니다.
농 민 :
날라댕기는 기러기를 우리가 볼 수 있어요? 몰르지.
농 민:
기러기니까 기러기라고 하지, 우리가.. 그렇잖아요.
장한식 기자 :
뒤늦게 오리인줄 알게된 농민들도, 투자한 돈이 아까워 쉬쉬하며 기러기로 되팔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기분양의 꼬리는 끊이지 않고, 전국 각 지로 확산돼가고 있습니다. 이미 수천마리를 분양한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기러기로 분양해요?”
이황훈 (충북 영동) :
그래요.
(기러기라고 된) 팜플렛보고 샀어요.
장한식 기자 :
이들에게 머스코비 오리를 분양한 한 중간상인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서 만든 팜플렛에는 바바리 일명 큰 기러기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기분양의 증거 입니다.
“기러기 맞아요, 안맞아요?”
오봉현 (중원농산 대표) :
일명 (큰 기러기라고) 썼잖아요. 오리도 다 기러기 팝니다.
장한식 기자 :
그러나 정작이들은 대형 오리농장의 판매대행을 맞고 있을 뿐 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머스코비 오리를 가장 많이 기르고 있는 농장입니다. 이곳 주인은 2년 전 천 마리를 수입해 이미 상당수 새끼를 중간상인과 농장들에 넘긴 뒤, 현재도 2천마리나 키우고 있습니다. 뜻밖에도 사기분양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한상용(농장주인) :
비싸지요 오리가 비싸지요. 그래서 내가 작년에 전번에 농민들에게 해가지고 분양사기가 될 가능성이 많죠.
장한식 기자 :
이곳 오리농장에서는, 한꺼번에 4천여개의 알을 부화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희귀한 새끼기러기? 둔갑돼, 턱없이 비싼 값에 농민들에게 팔려나갈 것들입니다.
KBS 뉴스, 장한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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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가 기러기로 둔갑돼 비싼 값에 분양
-
- 입력 1994-06-17 21:00:00
이윤성 앵커 :
다음소식입니다.
우루과이 라운드에 대비해서 우리 농촌에서는 지금 수익성도 좋고 경쟁력이 있는 새로운 작목개발에 온통 신경을 쏟고 있습니다. 이 같은 관심 을 또 악용해서, 시장성도 없는 가축이나 작목을 고소득 품목으로 사기 분양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심지어 오리가 기러기로 둔갑해서 비싼값에 분양되고 있습니다. 농가에.
장한식 기자가 그 현장, 취재했습니다.
(분양농장 주인과 통화)
장한식 기자 :
기러기 분양해요?
"네"
병아리 한마리 얼마예요? (병아리 : 업자들아말하는새끼)
“만원”
큰 것은 없어요?
“큰 것은 안팔아요. 판다해도 8만원 10만원가요. 병아리도 없어서 못 팔아요”
장한식 기자 :
조용한 시골에 때 아닌 기러기 붐이 일고 있습니다. 백마리만 기르면 한해 천5백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며, 유럽산 기러기로 선전하는 것 들입니다.
경기도 평택의 한 농가. 마당 한 구식에 마련된 닭장은 이제 닭 대신 이른바 유럽기러기 차지입니다.
한정목화(경기도평택) :
이태리 기러기라고 수익성이 좋다고 해서 8만원 주고 사왔는데…
장한식 기자 :
그러나 이 새는 기러기가 아닙니다. 바바리 또는 머스코비란 이름으로 알려진 오리입니다. 실제로 7-8년전 한 오리 사육 회사에서 길렀다가 수익성이 없다고 포기한 품종입니다.
장명순 (주원농사 사육과장) :
분명한 오리, 오리입니다.
“오리예요? 여기 회사에서 길러 본적이 있다면서요?”
예, 저희회사에서 약 7-8년 전에 한번 사육한 경험이 있죠. 채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당시 잠깐 길르고..
장한식 기자 :
오리를 기러기라고 선전하는 이유는, 희귀성을. 내세워 비싼값에 팔리는 상술 때문입니다. 사실 이 새의 수입가는, 어미 한마리 만원정도지만 열 배 가까이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고기 맛이 좋아 선진국에서는 이미 고소득 작 목이 됐다는 것입니다.
겉모습만 보면, 농민들이 속아 넘어갈 만합니다. 덩치가 보통 오리보다 훨씬 커 기러기만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기러기와 오리의 모습이 비슷한 데다 기러기 종류가 다양한 것도 농민들이 속아 넘어가는 한 원인입니다.
농 민 :
날라댕기는 기러기를 우리가 볼 수 있어요? 몰르지.
농 민:
기러기니까 기러기라고 하지, 우리가.. 그렇잖아요.
장한식 기자 :
뒤늦게 오리인줄 알게된 농민들도, 투자한 돈이 아까워 쉬쉬하며 기러기로 되팔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기분양의 꼬리는 끊이지 않고, 전국 각 지로 확산돼가고 있습니다. 이미 수천마리를 분양한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기러기로 분양해요?”
이황훈 (충북 영동) :
그래요.
(기러기라고 된) 팜플렛보고 샀어요.
장한식 기자 :
이들에게 머스코비 오리를 분양한 한 중간상인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서 만든 팜플렛에는 바바리 일명 큰 기러기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기분양의 증거 입니다.
“기러기 맞아요, 안맞아요?”
오봉현 (중원농산 대표) :
일명 (큰 기러기라고) 썼잖아요. 오리도 다 기러기 팝니다.
장한식 기자 :
그러나 정작이들은 대형 오리농장의 판매대행을 맞고 있을 뿐 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머스코비 오리를 가장 많이 기르고 있는 농장입니다. 이곳 주인은 2년 전 천 마리를 수입해 이미 상당수 새끼를 중간상인과 농장들에 넘긴 뒤, 현재도 2천마리나 키우고 있습니다. 뜻밖에도 사기분양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한상용(농장주인) :
비싸지요 오리가 비싸지요. 그래서 내가 작년에 전번에 농민들에게 해가지고 분양사기가 될 가능성이 많죠.
장한식 기자 :
이곳 오리농장에서는, 한꺼번에 4천여개의 알을 부화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희귀한 새끼기러기? 둔갑돼, 턱없이 비싼 값에 농민들에게 팔려나갈 것들입니다.
KBS 뉴스, 장한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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