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마을...강원도 철원군 대마리

입력 1994.07.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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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 앵커 :

이번엔 재향군인 가족과 실향민들이 일군 휴전선 근처의 한 정착촌을 소개하겠습니다. 젊은이들이 많이 농촌을 떠나는 요즘에도, 이곳의 정착민2세들은 지뢰밭을 옥토로 가꾼 부모들의 땅에서 통일의 꿈을 키우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철원군 대마리마을, 김주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김주영 기자 :

이른 아침 철원평야의 정적은, 확성기 소리에 금세 사라집니다. 요란한 대남방송은, 정상회담 합의에도 아랑곳없이 계속됩니다. 비무장지대 남쪽으로는, 변함없는 긴장과 함께 살아가는 2백여 가구 농촌마을이 펼쳐 있습니다. 지난68년부터 전역군인과 실향민들이 기적처럼 일구어낸 삶의 터전입니다.


억새풀과 잡목이 무성했던 황무지는, 이제 기름진 논과 밭으로 변해 있습니다. 그러나 2백만 평 너른 들녘에는, 억척스러웠던 정착민들의 피와 땀이 그대로 배어 있습니다.


유철훈 (대마리 주민) :

지뢰밭 가진 사람들이 있을 거 아니요? 그럼 그 사람들이 혼자, 남편혼자 개간하다가 그때 평! 터지면 죽고죽고 했으니까……. 죽어도 같이 죽자. 꽤 고생들 많이 했죠.


김주영 기자 :

개척마을이 터를 잡은 지 26년. 남부럽지 않게 부촌(부촌)으로 탈바꿈한 이곳 주민들의 꿈은, 이제 활기가 넘치는 마을을 후손들에게 대물림하는 것입니다.


김정배 (대마리 새마을 지도자) :

부모님들께서 이렇게 고생을 하면서 땅을 일구어 놓으셨으니까, 물려받아서 농사를 짓는 게 제 생각으론 당연한 생각 같습니다.


김주영 기자 :

20리 북녘 땅에 고향을 둔 실향민 노인은, 정상회담만 잘 풀려 가면 고향땅을 다시 밟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집니다.


가실 기회가 있을 거 같아요? 어떻습니까?


선봉의 (대마리 주민) :

뭐 그건 장담이란 게 없는 거예요. 서로간의 남북대화가 돼갖고, 참 저거 되면 갈까……. 그 안에야 갈래야 갈 재주가 있어야지. 못가는 거지.


김주영 기자 :

무르익는 대화분위기속에 비무장지대에는, 산노루가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가고 있습니다.

민통선 대마리에서, KBS 뉴스, 김주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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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전선 마을...강원도 철원군 대마리
    • 입력 1994-07-03 21:00:00
    뉴스 9

김광일 앵커 :

이번엔 재향군인 가족과 실향민들이 일군 휴전선 근처의 한 정착촌을 소개하겠습니다. 젊은이들이 많이 농촌을 떠나는 요즘에도, 이곳의 정착민2세들은 지뢰밭을 옥토로 가꾼 부모들의 땅에서 통일의 꿈을 키우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철원군 대마리마을, 김주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김주영 기자 :

이른 아침 철원평야의 정적은, 확성기 소리에 금세 사라집니다. 요란한 대남방송은, 정상회담 합의에도 아랑곳없이 계속됩니다. 비무장지대 남쪽으로는, 변함없는 긴장과 함께 살아가는 2백여 가구 농촌마을이 펼쳐 있습니다. 지난68년부터 전역군인과 실향민들이 기적처럼 일구어낸 삶의 터전입니다.


억새풀과 잡목이 무성했던 황무지는, 이제 기름진 논과 밭으로 변해 있습니다. 그러나 2백만 평 너른 들녘에는, 억척스러웠던 정착민들의 피와 땀이 그대로 배어 있습니다.


유철훈 (대마리 주민) :

지뢰밭 가진 사람들이 있을 거 아니요? 그럼 그 사람들이 혼자, 남편혼자 개간하다가 그때 평! 터지면 죽고죽고 했으니까……. 죽어도 같이 죽자. 꽤 고생들 많이 했죠.


김주영 기자 :

개척마을이 터를 잡은 지 26년. 남부럽지 않게 부촌(부촌)으로 탈바꿈한 이곳 주민들의 꿈은, 이제 활기가 넘치는 마을을 후손들에게 대물림하는 것입니다.


김정배 (대마리 새마을 지도자) :

부모님들께서 이렇게 고생을 하면서 땅을 일구어 놓으셨으니까, 물려받아서 농사를 짓는 게 제 생각으론 당연한 생각 같습니다.


김주영 기자 :

20리 북녘 땅에 고향을 둔 실향민 노인은, 정상회담만 잘 풀려 가면 고향땅을 다시 밟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집니다.


가실 기회가 있을 거 같아요? 어떻습니까?


선봉의 (대마리 주민) :

뭐 그건 장담이란 게 없는 거예요. 서로간의 남북대화가 돼갖고, 참 저거 되면 갈까……. 그 안에야 갈래야 갈 재주가 있어야지. 못가는 거지.


김주영 기자 :

무르익는 대화분위기속에 비무장지대에는, 산노루가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가고 있습니다.

민통선 대마리에서, KBS 뉴스, 김주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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