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기아와 질병의 참상...매일 5백여 명 숨져

입력 1994.08.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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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다음은 르완다 현지에서 KBS 취재팀이 전하는 제3신입니다. 아직도 매일 5백여명이 이질과 콜레라 등, 각종 질병과 영양실조로 쓰러져가고 있는 참상을 전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정창훈 특파원입니다


정창훈 특파원 :

이제까지 지구상에 존재했던 난민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고마의 키붐바 난민촌입니다. 십여만의 난민들이 르완다로 돌아갔지만, 아직도 5십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각종 질병과 굶주림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목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매일 5백여명이 숨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먹는 것은 피죽과 콩, 그나마 아이들을 먹이고 나면 어른들은 먹을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배고파서 웁니다. 사는 곳은 집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불결하고 좁고, 그저 뜨거운 태양별만 피할 뿐입니다. 때문에 각종 질병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이 가족은 가장이 콜레라로 숨지고, 7명의 아이들 가운데, 2명이 이질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콜레라와 이질 외에도 이가 옮기는 발진티푸스로 여겨지는 병이 새로 나타났습니다. 며칠 사이에 20여명이 숨졌습니다. 곳곳에서 기침소리가 들립니다. 폐렴도 심각합니다. 이제 이들은 몇 시간 뒤에 저 뒤에 보이는 구름이 몰고 올 비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이런 집으로는 비를 피할 수 없고 또 내일 아침끼니를 채울 불을 피울 수 없습니다. 그래도 이들은 르완다로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왜 르완다로 안 돌아갑니까?”

“지금 돌아가면 즉음을 당할 겁니다”


진료소를 설치하고 난민들을 돕는 각종 구호단체요원들의 활동들은 눈물겹습니다. 근처 두군데 진료소에만 하루 2천5백명의 환자들이 찾아옵니다. 자신도 병에 걸릴 수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을 정성을 다해서 치료하고 간호합니다. 이들에게는 돌보던 환자가 죽어가는 것이 가장 마음 아픕니다.


존파커 (호주 적십자 의사) :

수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 입니다. 저항력이 약해 쉽게 병에 걸립니다.


정창훈 특파원 :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자신을 몸을 기꺼이 던져, 국경을 넘은 사랑의 인술을 펴고 있습니다. KBS의 한 여직원이 기부해달라고 맡긴 5백 달러를 전하자, 몇 번이고 고맙다는 말을 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 약품, 식량 등 모든 것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이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보다는 오늘 상황이 조금 더 낫고 또, 내일 조금 더 나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키봄바 난민촌에서 정창훈입니다.


이윤성 앵커 :

UN한국협회는 다음달 15일까지 르완다 난민을 돕기 위한 성금을 모금합니다. 성금을 보내주실 분들은 농협과 외환은행, 국민은행의 온라인 구좌를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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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완다, 기아와 질병의 참상...매일 5백여 명 숨져
    • 입력 1994-08-11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다음은 르완다 현지에서 KBS 취재팀이 전하는 제3신입니다. 아직도 매일 5백여명이 이질과 콜레라 등, 각종 질병과 영양실조로 쓰러져가고 있는 참상을 전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정창훈 특파원입니다


정창훈 특파원 :

이제까지 지구상에 존재했던 난민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고마의 키붐바 난민촌입니다. 십여만의 난민들이 르완다로 돌아갔지만, 아직도 5십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각종 질병과 굶주림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목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매일 5백여명이 숨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먹는 것은 피죽과 콩, 그나마 아이들을 먹이고 나면 어른들은 먹을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배고파서 웁니다. 사는 곳은 집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불결하고 좁고, 그저 뜨거운 태양별만 피할 뿐입니다. 때문에 각종 질병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이 가족은 가장이 콜레라로 숨지고, 7명의 아이들 가운데, 2명이 이질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콜레라와 이질 외에도 이가 옮기는 발진티푸스로 여겨지는 병이 새로 나타났습니다. 며칠 사이에 20여명이 숨졌습니다. 곳곳에서 기침소리가 들립니다. 폐렴도 심각합니다. 이제 이들은 몇 시간 뒤에 저 뒤에 보이는 구름이 몰고 올 비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이런 집으로는 비를 피할 수 없고 또 내일 아침끼니를 채울 불을 피울 수 없습니다. 그래도 이들은 르완다로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왜 르완다로 안 돌아갑니까?”

“지금 돌아가면 즉음을 당할 겁니다”


진료소를 설치하고 난민들을 돕는 각종 구호단체요원들의 활동들은 눈물겹습니다. 근처 두군데 진료소에만 하루 2천5백명의 환자들이 찾아옵니다. 자신도 병에 걸릴 수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을 정성을 다해서 치료하고 간호합니다. 이들에게는 돌보던 환자가 죽어가는 것이 가장 마음 아픕니다.


존파커 (호주 적십자 의사) :

수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 입니다. 저항력이 약해 쉽게 병에 걸립니다.


정창훈 특파원 :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자신을 몸을 기꺼이 던져, 국경을 넘은 사랑의 인술을 펴고 있습니다. KBS의 한 여직원이 기부해달라고 맡긴 5백 달러를 전하자, 몇 번이고 고맙다는 말을 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 약품, 식량 등 모든 것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이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보다는 오늘 상황이 조금 더 낫고 또, 내일 조금 더 나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키봄바 난민촌에서 정창훈입니다.


이윤성 앵커 :

UN한국협회는 다음달 15일까지 르완다 난민을 돕기 위한 성금을 모금합니다. 성금을 보내주실 분들은 농협과 외환은행, 국민은행의 온라인 구좌를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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