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스는 관급자재...감독업무 소홀.방치

입력 1994.09.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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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관급자제라고 합니다. 즉, 정부에서 대주는 자제들 입니다. 이러한 비싼 자제들이 지금 녹슬어가고 있습니다. 시공회사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방치하고 있고, 공사를 맡긴 당국 또한, 재사용을 위한 감독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세금으로 산 국민의 재산 입니다. 특히, 지하철 공사 등, 대형토목건설 현장에서 이런 현상이 심각 합니다.

장한식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 했습니다.


장한식 기자 :

지하철 3호선 공사에 쓰인 강재야적장 입니다. 1개에 35,36만원씩하는 값비싼 h형관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것만 해도 어림잡아 수십억대에 이릅니다. 그러나 공사가 끝난 지 1년이 지나도록 방치해둔 탓에 곳곳이 녹슬어 있습니다. 슬쩍 건드리기만 해도 녹이 마치 양파 껍질처럼 벗겨져 나갑니다. 아예 널판지만한 녹덩어리가 떨어져 나오기도 합니다. 도료를 칠하거나 비올 때 방수막을 덮는 등, 부식방지 대책이 없었기 때문 입니다. 7호선 공사에 들어가기로 돼 있지만, 재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야적장 관리인 :

여기 있는 건 못써요. 안 갖다 써요.


장한식 기자 :

바닥도 녹 부스러기로 벌겋게 변해 있습니다. 제조회사의 상표가 아직 붙어있는 것으로 보아 얼마 되지 않은 제품임을 알 수 있지만 녹덩어리가 쉴 새 없이 벗겨져 나갑니다. 언제 녹덩어리가 떨어질지 모르니 아래로 다니기가 어려울정도 입니다. 서울시내 105군데에 야적장이 마련돼 있지만, 모두 이런 식입니다. 나무받침대도 없이 물구덩이데 그대로 쌓아두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야적원칙마저 지키지 않았습니다. 부식방지대책이 없지 않느냐는 말에 시공회사는 엉뚱한 말만 합니다.


지하철 시공회사 직원 :

우리나라 강재수준이 이것밖에 안돼요. 1년도 못돼 녹슬어요.


장한식 기자 :

부식이 진행되다보니 원래 14mm인 강제 가운데, 제 두께를 가진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절반이 되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이런 강제는 제힘을 내지 못하므로 사용했다간 사고 날 위험이 큽니다. 사정이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잘못된 관리 체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관급자제이다 보니 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시공회사들이 부식방지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것 입니다. 감독책임자인 지하철 건설 본부도 이 문제를 인정 합니다.


지하철 건설 본부 강재관리 부장 :

아껴 쓸 그런 생각만 있으면 되는 상황인데, 시공자 측 입장에서 봤을 때, 이건 쓰고 반납하면 된다. 자기 직접... 회사의 일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다.


장한식 기자 :

당국과 시공회사의 무관심 무책임으로, 국가기간만 건설에 쓰여야할 강제들이 쓸모없는 고철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한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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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스는 관급자재...감독업무 소홀.방치
    • 입력 1994-09-01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관급자제라고 합니다. 즉, 정부에서 대주는 자제들 입니다. 이러한 비싼 자제들이 지금 녹슬어가고 있습니다. 시공회사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방치하고 있고, 공사를 맡긴 당국 또한, 재사용을 위한 감독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세금으로 산 국민의 재산 입니다. 특히, 지하철 공사 등, 대형토목건설 현장에서 이런 현상이 심각 합니다.

장한식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 했습니다.


장한식 기자 :

지하철 3호선 공사에 쓰인 강재야적장 입니다. 1개에 35,36만원씩하는 값비싼 h형관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것만 해도 어림잡아 수십억대에 이릅니다. 그러나 공사가 끝난 지 1년이 지나도록 방치해둔 탓에 곳곳이 녹슬어 있습니다. 슬쩍 건드리기만 해도 녹이 마치 양파 껍질처럼 벗겨져 나갑니다. 아예 널판지만한 녹덩어리가 떨어져 나오기도 합니다. 도료를 칠하거나 비올 때 방수막을 덮는 등, 부식방지 대책이 없었기 때문 입니다. 7호선 공사에 들어가기로 돼 있지만, 재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야적장 관리인 :

여기 있는 건 못써요. 안 갖다 써요.


장한식 기자 :

바닥도 녹 부스러기로 벌겋게 변해 있습니다. 제조회사의 상표가 아직 붙어있는 것으로 보아 얼마 되지 않은 제품임을 알 수 있지만 녹덩어리가 쉴 새 없이 벗겨져 나갑니다. 언제 녹덩어리가 떨어질지 모르니 아래로 다니기가 어려울정도 입니다. 서울시내 105군데에 야적장이 마련돼 있지만, 모두 이런 식입니다. 나무받침대도 없이 물구덩이데 그대로 쌓아두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야적원칙마저 지키지 않았습니다. 부식방지대책이 없지 않느냐는 말에 시공회사는 엉뚱한 말만 합니다.


지하철 시공회사 직원 :

우리나라 강재수준이 이것밖에 안돼요. 1년도 못돼 녹슬어요.


장한식 기자 :

부식이 진행되다보니 원래 14mm인 강제 가운데, 제 두께를 가진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절반이 되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이런 강제는 제힘을 내지 못하므로 사용했다간 사고 날 위험이 큽니다. 사정이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잘못된 관리 체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관급자제이다 보니 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시공회사들이 부식방지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것 입니다. 감독책임자인 지하철 건설 본부도 이 문제를 인정 합니다.


지하철 건설 본부 강재관리 부장 :

아껴 쓸 그런 생각만 있으면 되는 상황인데, 시공자 측 입장에서 봤을 때, 이건 쓰고 반납하면 된다. 자기 직접... 회사의 일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다.


장한식 기자 :

당국과 시공회사의 무관심 무책임으로, 국가기간만 건설에 쓰여야할 강제들이 쓸모없는 고철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한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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