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녀자 연쇄납치살해사건 허점투성이 수사

입력 1994.09.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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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이번 부녀자 연쇄납치 살해사건에서도 경찰의 수사는 허점투성이 였습니다. 특히 자신들이 잡겠다는 공명심은, 범인의 신원을 알아내고도 그 후 4차례의 범행을 경찰은 막지 못했습니다.

박영환 기자가 취재를 했습니다.


박영환 기자 :

차량번호판과 상호를 제멋대로 바꿉니다. 영업용 택시를 홈쳐 타는 것도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신분증도 모두 가짜였고, 위조한 경찰청 출입증까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경찰은 너무 무기력했습니다. 한 달이 넘도록 전국의 고속도로를 제집 드나들듯 오가며 집단. 납치 살인극을 벌였지만, 검문검색 한번 받지 않았습니다.

온씨가 범행에 사용한 택시입니다. 그러나 경찰은, 온씨가 자수하기 위해서 이 택시를 경찰서 안마당까지 끌고 오기 전까지 무려 18일 동안 이 택시를 전혀 추적하지 못했습니다. 겉치레 초동수사와 허울뿐인 공조수사도 여전했습니다. 특수학교 여교사 박주윤양 납치. 살해사건. 사건직후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엉뚱하게 남자문제일 거라며 묵살했습니다.


오륜 파출소장 :

20세 이상의 성년으로 가출한 사람에 대해서는 (실종) 입력을 일단 보류하죠.


박영환 기자 :

온보현의 첫 번째 범행인 노래방 여주인 납치. 성폭행 사건. 탈출한 권모여인이 곧바로 신고했지만, 정작 현장에 나온 경찰은 버려진 택시만을 끌고 갔을 뿐입니다. 당시 범행현장에 남아있던 온보현은, 이런 경찰은 비웃듯 지켜봤습니다. 허술한 초동수사입니다.


김제 파출소 수사과장 :

용의자 인적사항도 모르는 상태였고 혹간 그놈이 거기 (사건현장)에 있었더라도 숨어 있었겠죠.


박영한 기자 :

형식적인 공조수사도 또다시 되풀이됐습니다. 수표를 추적해 온보현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20일전에 미리 안 김제 경찰서는, 공명심에 사로잡혀 단독수사를 고집했습니다. 바로 이 기간에 구멍 뚫린 경찰의 수사망을 오가며, 잇따라 4건의 납치사건을 벌였고, 두 명이 희생됐습니다. 이 같은 허술한 수사는, 범인 온보현의 범죄일지에 이렇게 조롱거리로 남아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에서 사실상 경찰이 한 일이라고는 스스로 걸어 들어온 범인의 손에 수갑을 채운 일이 전부입니다.

KBS 뉴스, 박영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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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부녀자 연쇄납치살해사건 허점투성이 수사
    • 입력 1994-09-28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이번 부녀자 연쇄납치 살해사건에서도 경찰의 수사는 허점투성이 였습니다. 특히 자신들이 잡겠다는 공명심은, 범인의 신원을 알아내고도 그 후 4차례의 범행을 경찰은 막지 못했습니다.

박영환 기자가 취재를 했습니다.


박영환 기자 :

차량번호판과 상호를 제멋대로 바꿉니다. 영업용 택시를 홈쳐 타는 것도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신분증도 모두 가짜였고, 위조한 경찰청 출입증까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경찰은 너무 무기력했습니다. 한 달이 넘도록 전국의 고속도로를 제집 드나들듯 오가며 집단. 납치 살인극을 벌였지만, 검문검색 한번 받지 않았습니다.

온씨가 범행에 사용한 택시입니다. 그러나 경찰은, 온씨가 자수하기 위해서 이 택시를 경찰서 안마당까지 끌고 오기 전까지 무려 18일 동안 이 택시를 전혀 추적하지 못했습니다. 겉치레 초동수사와 허울뿐인 공조수사도 여전했습니다. 특수학교 여교사 박주윤양 납치. 살해사건. 사건직후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엉뚱하게 남자문제일 거라며 묵살했습니다.


오륜 파출소장 :

20세 이상의 성년으로 가출한 사람에 대해서는 (실종) 입력을 일단 보류하죠.


박영환 기자 :

온보현의 첫 번째 범행인 노래방 여주인 납치. 성폭행 사건. 탈출한 권모여인이 곧바로 신고했지만, 정작 현장에 나온 경찰은 버려진 택시만을 끌고 갔을 뿐입니다. 당시 범행현장에 남아있던 온보현은, 이런 경찰은 비웃듯 지켜봤습니다. 허술한 초동수사입니다.


김제 파출소 수사과장 :

용의자 인적사항도 모르는 상태였고 혹간 그놈이 거기 (사건현장)에 있었더라도 숨어 있었겠죠.


박영한 기자 :

형식적인 공조수사도 또다시 되풀이됐습니다. 수표를 추적해 온보현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20일전에 미리 안 김제 경찰서는, 공명심에 사로잡혀 단독수사를 고집했습니다. 바로 이 기간에 구멍 뚫린 경찰의 수사망을 오가며, 잇따라 4건의 납치사건을 벌였고, 두 명이 희생됐습니다. 이 같은 허술한 수사는, 범인 온보현의 범죄일지에 이렇게 조롱거리로 남아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에서 사실상 경찰이 한 일이라고는 스스로 걸어 들어온 범인의 손에 수갑을 채운 일이 전부입니다.

KBS 뉴스, 박영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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