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공업단지 조성공사 입찰담합 현장

입력 1994.11.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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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없어지지 않는 입찰부조리, 입찰담합이 대낮 주차장에서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노선을 독점한 버스회사가 마구 횡포를 부리고 있습니다. 잘 타고 다니는 멀쩡한 차를 폐차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자세히 보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KBS취재팀이 어렵게 포착한 입찰담합 현장입니다.

기동취재부의 민경욱 기자입니다.


민경욱 기자 :

지난 1일 오후2시, 서울 삼성동 보지개발공사 주차장입니다. 아산공업단지 조성공사 제1공구 입찰이 시작되기 30분전입니다. 초록색 가방을 들고 승용차 뒤로 황급히 모인 이 사람들. 가방에서 꺼낸 입찰내역서에 한 장 한 장 도장을 찍기 시작합니다. 주위를 살피던 갈색 양복을 입은 사람이 주머니에서 검은색 볼펜을 꺼냅니다. 흰 종이도 꺼내 무엇인가를 확인한 뒤 내역서에 옮겨 적습니다. 이들은 작업이 끝나자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입찰 장으로 들어갑니다.

이들은, (주)한양의 업무부 직원들로 밝혀졌습니다. 이들이 도장을 찍었던 입찰내역서는 어느 회사의 것인가? 작업을 했던 바로 그 한양직원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러니까 만들어서 갑니까, 그 자리에서 만듭니까?”


“ 여기서 만들어가죠”


“도장 찍으신 것도 없고”


“도장은 여기서 찍어가지, 입찰 장에서 찍습니까?”


그러니까, 이들이 도장을 찍은 것은 다른 회사의 입찰내역서 라는 얘기입니다. 한양은, 가4개 업체가 참여한 이날 입찰에서 예정가격의 93.9%인 184억 천7백만 원에 공사를 따냈습니다. 결국 한양은, 자기회사보다 높은 액수가 적힌 내역서를 대신 만들어주고 공사를 따냈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밀실에서만 이루어지는 줄 알았던 입찰담합. 대낮 주차장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KBS취재진에 포착됐던 직원들은 입찰당일 현장에 간일조차 없다고 발뺌합니다.

“토지개발공사에 갔었습니까?”

“안 갔습니다. 내가 그날 월차(휴가)였기 때문에 내용을 잘 모릅니다”

KBS 뉴스, 민경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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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산공업단지 조성공사 입찰담합 현장
    • 입력 1994-11-05 21:00:00
    뉴스 9

김광일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없어지지 않는 입찰부조리, 입찰담합이 대낮 주차장에서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노선을 독점한 버스회사가 마구 횡포를 부리고 있습니다. 잘 타고 다니는 멀쩡한 차를 폐차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자세히 보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KBS취재팀이 어렵게 포착한 입찰담합 현장입니다.

기동취재부의 민경욱 기자입니다.


민경욱 기자 :

지난 1일 오후2시, 서울 삼성동 보지개발공사 주차장입니다. 아산공업단지 조성공사 제1공구 입찰이 시작되기 30분전입니다. 초록색 가방을 들고 승용차 뒤로 황급히 모인 이 사람들. 가방에서 꺼낸 입찰내역서에 한 장 한 장 도장을 찍기 시작합니다. 주위를 살피던 갈색 양복을 입은 사람이 주머니에서 검은색 볼펜을 꺼냅니다. 흰 종이도 꺼내 무엇인가를 확인한 뒤 내역서에 옮겨 적습니다. 이들은 작업이 끝나자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입찰 장으로 들어갑니다.

이들은, (주)한양의 업무부 직원들로 밝혀졌습니다. 이들이 도장을 찍었던 입찰내역서는 어느 회사의 것인가? 작업을 했던 바로 그 한양직원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러니까 만들어서 갑니까, 그 자리에서 만듭니까?”


“ 여기서 만들어가죠”


“도장 찍으신 것도 없고”


“도장은 여기서 찍어가지, 입찰 장에서 찍습니까?”


그러니까, 이들이 도장을 찍은 것은 다른 회사의 입찰내역서 라는 얘기입니다. 한양은, 가4개 업체가 참여한 이날 입찰에서 예정가격의 93.9%인 184억 천7백만 원에 공사를 따냈습니다. 결국 한양은, 자기회사보다 높은 액수가 적힌 내역서를 대신 만들어주고 공사를 따냈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밀실에서만 이루어지는 줄 알았던 입찰담합. 대낮 주차장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KBS취재진에 포착됐던 직원들은 입찰당일 현장에 간일조차 없다고 발뺌합니다.

“토지개발공사에 갔었습니까?”

“안 갔습니다. 내가 그날 월차(휴가)였기 때문에 내용을 잘 모릅니다”

KBS 뉴스, 민경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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