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공무원 고이면 썩는다

입력 1994.12.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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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앵커 :

또 다른 문제점은 세무공무원의 인사관리 구조에 있습니다. 2년마다 자리를 바꾸는 일반직 공무원이 지방세 업무를 속속들이 파악하기에는 그 업무가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붙박이로 근무할 수 있는 기능직 공무원들이 그 일을 맡아하면서 썩어가는 것입니다.

박승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승규 기자 :

이번 세금횡령의 핵심인물로 쇠고랑을 찬 인물도 주범격으로 달아난 사람들도 기능직 공무원들입니다. 경력이 대개 5-6년, 상급공무원도 세무업무를 잘 몰라 이들에게 자문을 받을 만큼 이 분야를 잘 알기 때문에 세금도둑질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사무보조원으로 채용한 기능직 공무원들이 세무분야에서 전문가 노릇을 했다는 것부터가 문제입니다.

지방세 분야에서 일반직 공무원이 전문가가 되는게 사실 쉽질 않습니다. 1, 2년씩 같은 업무를 봐도 숙달하기 힘들만큼 지방세 관련 업무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종류도 15가지, 취득세 하나만 해도 대상이 각각이고 공장은 도시와 비도시형에 따라 세율이 달라집니다. 또 세법상 감면 비과세 적용여부도 가려야합니다.


세무담당 공무원 :

1-2년 근무해 민원 답변도 힘듭니다. 세법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박승규 기자 :

그렇지만 일반직 공무원은 이런 업무에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①순환보직의 원칙에 따라 대개 2년 안에 자리를 바꿉니다. 결국 이런 인사원칙이 세무분야에 오래 머물 수 있는 사무보조원만을 거꾸로 전문가로 키운셈입니다. 더우기 무조건 장기간 근무해야만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돼있는 ②복잡한 지방세 체계가 더 큰 문제입니다.


이진순(숭실대 교수) :

지방세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재산과세이기 때문에 지방세정이 본래는 대단히 단순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각종 부동산 투기억제 등 정책목적을 도입하다 보니까 지방세제가 굉장히 복잡해져 버렸고 그러다보니까 결국 전문성을 요구하게 됐고.


박승규 기자 :

세목이 늘고 세율이 세분화할수록 일부 전문가의 자의적 재량이 늘기 마련입니다. 결국 복잡하기만한 지방세 체계가 세무비리를 부추기는 꼴이 됐습니다.

KBS 뉴스, 박승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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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무공무원 고이면 썩는다
    • 입력 1994-12-04 21:00:00
    뉴스 9

김종진 앵커 :

또 다른 문제점은 세무공무원의 인사관리 구조에 있습니다. 2년마다 자리를 바꾸는 일반직 공무원이 지방세 업무를 속속들이 파악하기에는 그 업무가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붙박이로 근무할 수 있는 기능직 공무원들이 그 일을 맡아하면서 썩어가는 것입니다.

박승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승규 기자 :

이번 세금횡령의 핵심인물로 쇠고랑을 찬 인물도 주범격으로 달아난 사람들도 기능직 공무원들입니다. 경력이 대개 5-6년, 상급공무원도 세무업무를 잘 몰라 이들에게 자문을 받을 만큼 이 분야를 잘 알기 때문에 세금도둑질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사무보조원으로 채용한 기능직 공무원들이 세무분야에서 전문가 노릇을 했다는 것부터가 문제입니다.

지방세 분야에서 일반직 공무원이 전문가가 되는게 사실 쉽질 않습니다. 1, 2년씩 같은 업무를 봐도 숙달하기 힘들만큼 지방세 관련 업무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종류도 15가지, 취득세 하나만 해도 대상이 각각이고 공장은 도시와 비도시형에 따라 세율이 달라집니다. 또 세법상 감면 비과세 적용여부도 가려야합니다.


세무담당 공무원 :

1-2년 근무해 민원 답변도 힘듭니다. 세법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박승규 기자 :

그렇지만 일반직 공무원은 이런 업무에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①순환보직의 원칙에 따라 대개 2년 안에 자리를 바꿉니다. 결국 이런 인사원칙이 세무분야에 오래 머물 수 있는 사무보조원만을 거꾸로 전문가로 키운셈입니다. 더우기 무조건 장기간 근무해야만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돼있는 ②복잡한 지방세 체계가 더 큰 문제입니다.


이진순(숭실대 교수) :

지방세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재산과세이기 때문에 지방세정이 본래는 대단히 단순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각종 부동산 투기억제 등 정책목적을 도입하다 보니까 지방세제가 굉장히 복잡해져 버렸고 그러다보니까 결국 전문성을 요구하게 됐고.


박승규 기자 :

세목이 늘고 세율이 세분화할수록 일부 전문가의 자의적 재량이 늘기 마련입니다. 결국 복잡하기만한 지방세 체계가 세무비리를 부추기는 꼴이 됐습니다.

KBS 뉴스, 박승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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