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관리 허점

입력 1995.02.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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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병을 치료한다면서 기도원이나 요양원에는 많은 정신질환자들이 수용돼 있습니다. 수용시설이 적다는 것도 거듭되는 문제지만, 치료는 더욱 위험합니다. 어제 있었던 여전도사 살해사건도 이런 점이 바로 현실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장한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장한식 기자 :

병원이 아닌 곳에서 비의료인이 정신질환자를 다루기가 얼마나 위험한지 잘 드러난 사건이었습니다.

어제 오후 4시반쯤, 답답한 지하실에서 정신병을 치료받던 24살 박상우씨가 갑자기 흉기吾 휘둘러 김송자씨와 박정례씨 등, 여자전도사 2명을 살해했습니다. 평소 묶어두었던 손.발을 잠시 풀어준 틈을 타 끔찍한 일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불행은 이미 예고돼 있었습니다. 정신병 전문가가 없었던 것은 물론’ 정신병을 치료하기 위한 시설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단순한 예배장소임 뿐입니다. 6, 7년간 만성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을 치료할 장소는 아니었습니다.


교회목사 :

부모들, 차도 없으니 최후 방법으로 맡아서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죠.


장한식 기자 :

가족들은, 먼저 치료받던 병원 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씨를 퇴원시켰습니다.


병원 간호사와 통화 :

주의했던 환자예요. 3번째 입원했는데, 가족들 퇴원요구로...


장한식 기자 :

보호자들이 채 낫지 않은 박씨를 퇴원시켜 교회에 보낸 것은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집안사정 때문이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정신질환자는, 백만명 내외이고 그 중 11만여명은 당장 입원치료를 받아야 할 형편이지만 2만석에 불과한 병상은 오히려 남아돌고 있습니다.


김상국 (인천 신경정신 병원장) :

통계상의 병상수는 부족하지만, 실제로 각 병원마다 입원을 언제든지 할 수 있게끔, 병실은 많이 비어있습니다.


장한식 기자 :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정신질환자들. 정부 차원의 재정지원 등, 획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번 같은 불행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장한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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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질환자 관리 허점
    • 입력 1995-02-13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병을 치료한다면서 기도원이나 요양원에는 많은 정신질환자들이 수용돼 있습니다. 수용시설이 적다는 것도 거듭되는 문제지만, 치료는 더욱 위험합니다. 어제 있었던 여전도사 살해사건도 이런 점이 바로 현실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장한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장한식 기자 :

병원이 아닌 곳에서 비의료인이 정신질환자를 다루기가 얼마나 위험한지 잘 드러난 사건이었습니다.

어제 오후 4시반쯤, 답답한 지하실에서 정신병을 치료받던 24살 박상우씨가 갑자기 흉기吾 휘둘러 김송자씨와 박정례씨 등, 여자전도사 2명을 살해했습니다. 평소 묶어두었던 손.발을 잠시 풀어준 틈을 타 끔찍한 일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불행은 이미 예고돼 있었습니다. 정신병 전문가가 없었던 것은 물론’ 정신병을 치료하기 위한 시설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단순한 예배장소임 뿐입니다. 6, 7년간 만성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을 치료할 장소는 아니었습니다.


교회목사 :

부모들, 차도 없으니 최후 방법으로 맡아서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죠.


장한식 기자 :

가족들은, 먼저 치료받던 병원 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씨를 퇴원시켰습니다.


병원 간호사와 통화 :

주의했던 환자예요. 3번째 입원했는데, 가족들 퇴원요구로...


장한식 기자 :

보호자들이 채 낫지 않은 박씨를 퇴원시켜 교회에 보낸 것은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집안사정 때문이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정신질환자는, 백만명 내외이고 그 중 11만여명은 당장 입원치료를 받아야 할 형편이지만 2만석에 불과한 병상은 오히려 남아돌고 있습니다.


김상국 (인천 신경정신 병원장) :

통계상의 병상수는 부족하지만, 실제로 각 병원마다 입원을 언제든지 할 수 있게끔, 병실은 많이 비어있습니다.


장한식 기자 :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정신질환자들. 정부 차원의 재정지원 등, 획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번 같은 불행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장한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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