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재두루미 트럭에 치어 죽어

입력 1995.02.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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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재두루미 하면 귀한 것도 귀한 것이지만 왠지 우리에게 애정이 듬뿍가는 새입니다. 지난 20일 KBS 9시 뉴스에서도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 2마리가 야생으로 돌아기는 모습을 여러분께 전하면서 마음 가득히 축복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가운데 한 마리가 어제 죽었습니다. 트럭에 치어 죽고 말았습니다. 죽은 암컷의 주위를 수컷은 떠날 줄을 모른다고 합니다.

그 현장을 이재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재강 기자 :

사람들의 환호 속에 자연의 품으로 날아간 재두루미 한 쌍. 그러나 이들의 야생생활은 출발부터 불안했습니다. 이 일대에 사는 4백여 마리의 야생 재두루미 떼와 합류하지 못하고 줄곧 둘이만 따로 지냈습니다. 트럭이 지나가도 피할 생각을 하지 않는 모습이 무척 위태롭게 보입니다.

사고는 방사된 지 사흘만인 어제 오후 일어났습니다. 주민이 몰던 트럭이 암컷 재숙이를 친 것입니다. 재숙이는 이렇게 한동안 고통스러워하다 움직임을 멈췄습니다. 수컷 재철이는 짝이 죽은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돕니다. 오늘 아침에는 홀로 숲을 헤매는 재철이의 모습이 발견됐습니다. 두 재두루미는 방사된 뒤 전혀 날지도 못했고 최소한의 자기방어 능력도 없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야생으로 보내졌습니다.


이우신 (임업연구원 야생동물과) :

야생상태에 적응하기 위한 야생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번 경우에선 야생화훈련의 기간이 좀 부족하지 않았느냐...


이재강 기자 :

우리의 야생동물 보호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한 재두루미의 죽음은 이 물음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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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연기념물 재두루미 트럭에 치어 죽어
    • 입력 1995-02-24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재두루미 하면 귀한 것도 귀한 것이지만 왠지 우리에게 애정이 듬뿍가는 새입니다. 지난 20일 KBS 9시 뉴스에서도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 2마리가 야생으로 돌아기는 모습을 여러분께 전하면서 마음 가득히 축복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가운데 한 마리가 어제 죽었습니다. 트럭에 치어 죽고 말았습니다. 죽은 암컷의 주위를 수컷은 떠날 줄을 모른다고 합니다.

그 현장을 이재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재강 기자 :

사람들의 환호 속에 자연의 품으로 날아간 재두루미 한 쌍. 그러나 이들의 야생생활은 출발부터 불안했습니다. 이 일대에 사는 4백여 마리의 야생 재두루미 떼와 합류하지 못하고 줄곧 둘이만 따로 지냈습니다. 트럭이 지나가도 피할 생각을 하지 않는 모습이 무척 위태롭게 보입니다.

사고는 방사된 지 사흘만인 어제 오후 일어났습니다. 주민이 몰던 트럭이 암컷 재숙이를 친 것입니다. 재숙이는 이렇게 한동안 고통스러워하다 움직임을 멈췄습니다. 수컷 재철이는 짝이 죽은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돕니다. 오늘 아침에는 홀로 숲을 헤매는 재철이의 모습이 발견됐습니다. 두 재두루미는 방사된 뒤 전혀 날지도 못했고 최소한의 자기방어 능력도 없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야생으로 보내졌습니다.


이우신 (임업연구원 야생동물과) :

야생상태에 적응하기 위한 야생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번 경우에선 야생화훈련의 기간이 좀 부족하지 않았느냐...


이재강 기자 :

우리의 야생동물 보호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한 재두루미의 죽음은 이 물음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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