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마리 푼 가족회의

입력 1995.03.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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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는 경찰수사에 물고를 튼 것은, 바로 어젯밤에 열린 가족회의였습니다. 물론 경찰추적이 아들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가족들이 알아차린 뒤였습니다. 박태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태서 기자 :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수사는, 사건이 일어난 직후인 지난 15일 새벽, 외부인의 출입이 거의 불가능한 사건현장의 정황은 수사의 초점을 내부 인으로 돌리게 했습니다.

적어도 가족 누군가 이번 사건에 연류 됐으리라는 혐의를 갖고 수사를 진행하던 중, 큰아들이 교수직 외에 사업을 하고 있으며 최근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는 제보가 전해지면서 큰아들 성복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릅니다.

어머니의 진술과 목격자의 진술 그리고 큰아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두 차례에 걸친 현장에서의 재현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오락가락한 큰아들의 진술은 나중에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등, 궁지에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심증은 가지만 물증을 찾을 수 없어 수사는 벽에 부닥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학교수라는 큰아들의 신분도 수사의 장애요인이었습니다. 또 마치 살인청부업자가 한 것처럼 흉기를 단 한차례만 써서 김씨를 살해한 점도 분필만을 쓰는 대학교수의 행위로 보기엔 믿기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는 경찰의 수사에 결정적인 물고가 트인 것은 어젯밤 늦게 열린 가족회의였습니다. 아버지를 살해한 큰아들 성복씨를 비롯해 김씨의 가족들은 어젯밤 늦게부터 이곳 작은아들의 아파트에서 긴급 가족회의를 열었습니다. 경찰의 수사가 큰아들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린 어머니는 큰아들을 추궁했습니다. 이에 큰아들 성복씨는, 자신의 범행을 가족들에게 암시하듯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책임을 지겠다’ 는 말을 했습니다.

성복씨의 범행을 확신한 가족들은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경찰은 곧바로 가족회의가 열린 아파트로 수사대를 급파해 오늘 새벽 성복씨를 붙잡아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KBS 뉴스, 박태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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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마리 푼 가족회의
    • 입력 1995-03-20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는 경찰수사에 물고를 튼 것은, 바로 어젯밤에 열린 가족회의였습니다. 물론 경찰추적이 아들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가족들이 알아차린 뒤였습니다. 박태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태서 기자 :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수사는, 사건이 일어난 직후인 지난 15일 새벽, 외부인의 출입이 거의 불가능한 사건현장의 정황은 수사의 초점을 내부 인으로 돌리게 했습니다.

적어도 가족 누군가 이번 사건에 연류 됐으리라는 혐의를 갖고 수사를 진행하던 중, 큰아들이 교수직 외에 사업을 하고 있으며 최근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는 제보가 전해지면서 큰아들 성복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릅니다.

어머니의 진술과 목격자의 진술 그리고 큰아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두 차례에 걸친 현장에서의 재현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오락가락한 큰아들의 진술은 나중에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등, 궁지에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심증은 가지만 물증을 찾을 수 없어 수사는 벽에 부닥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학교수라는 큰아들의 신분도 수사의 장애요인이었습니다. 또 마치 살인청부업자가 한 것처럼 흉기를 단 한차례만 써서 김씨를 살해한 점도 분필만을 쓰는 대학교수의 행위로 보기엔 믿기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는 경찰의 수사에 결정적인 물고가 트인 것은 어젯밤 늦게 열린 가족회의였습니다. 아버지를 살해한 큰아들 성복씨를 비롯해 김씨의 가족들은 어젯밤 늦게부터 이곳 작은아들의 아파트에서 긴급 가족회의를 열었습니다. 경찰의 수사가 큰아들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린 어머니는 큰아들을 추궁했습니다. 이에 큰아들 성복씨는, 자신의 범행을 가족들에게 암시하듯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책임을 지겠다’ 는 말을 했습니다.

성복씨의 범행을 확신한 가족들은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경찰은 곧바로 가족회의가 열린 아파트로 수사대를 급파해 오늘 새벽 성복씨를 붙잡아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KBS 뉴스, 박태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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