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면세점 국산품 외면

입력 1995.04.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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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앵커 :

다음 순서입니다. 공항 면세점에 들러보신 분들은 진열된 상품들 가운데 우리 제품을 찾아보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 한번쯤 해 보셨을 겁니다.


이규원 앵커 :

이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한국관광공사가 국산품은 외면한 채 외제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종진 앵커 :

외제품의 전시장이 돼버린 공항 면세점 운영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김명전 기자 :

한국관광공사 양주매장입니다. 고급양주들이 빽빽이 차있는데 국산 술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한쪽 바닥에 밀려나 있습니다.


양주매장 판매원 :

국산 주류는 법주 외 13종입니다.

"외산 양주는 몇 종류입니까?"

위스키하고 코냑 포함해서 220종입니다.


김명전 기자 :

화장품 매장도 국산품이 푸대접 받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적인 유명상품이 대부분이고 국산 화장품은 한쪽에 그것도 고작 네 가지뿐입니다.

"하루에 얼마정도 팔립니까?"

"국산화장품 매출 하루 80만원 품목 적은데 비해 많이 팔린다."

"외제화장품은 얼마정도 팔립니까?"

"외제호품은 통틀어서 4만정도요, 4만 불."

품목만 다양하게 갖추면 배출량을 늘릴 수도 있다는 증거입니다. 다른 판매장의 사정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국산품 코너는 한쪽 후미진 곳에 밀쳐있습니다.


백문현 :

토산품이나 좀 살려고 별로 물건이 많은가 같지 않네요


김명전 기자 :

도자기 매장 역시 우리 민족의 자랑으로 상징되는 전통 도자기들은 이곳에 서는 애물단지 취급입니다. 도자기 전시대가 비어있고 품목도 몇 가지 안 됩니다. 이 매장 모습은 마치 폐업 직전에 재고를 정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길영진 :

다양하게 물건이 좀 많이 구비를 하고 그래서 외국 친지들이나 친구들한테 싸면서도 좋은 선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명전 기자 :

인삼제품 매장도 프랑스 상품 선전만 요란할 뿐 전시대에는 분말인삼 봉지 몇 개만이 진열돼 있습니다. 전시대인지 보관창고인지 구분이 안 됩니다. 이 제품 병은 아예 누워있습니다. 전시품 대부분이 제조회사도 불분명한 조잡품 인데도 품질에 비해 가격은 결코 한편이 아닙니다.


권용철 :

뚜렷하게 살만한 게 없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양주를 사갖고 나가기도 하죠. 국산품은 또


김명전 기자 :

이렇게 되다보니 결국 국산품의 매출 비중은 20% 미만이고 80% 이상은 외국제품들이 차지합니다.


이진철(관광공사 사업처장) :

공항 면세점이란 건 저희 하나의 대한민국의 얼굴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거기서 조금이라도 불량상품을 한다면 금방 고객들이 반응이 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저희가 그 취급하고 있는 품목은 하여튼 국내에서 생산되는 최고의 국산품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김명전 기자 :

외제상품을 파는 매장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품목도 몇 가지 안 되지만 팔고 난 빈칸은 그대로 비어있습니다. 모피의류는 가격표시도 없고 판매원도 가격 표지를 잘 찾지 못합니다. 유행과는 관계없는 듯한 이런 상품을 과연 누가 살까? 상품도 상품이지만 매장 관리 상태는 더욱 엉터리입니다. 관공공사 면세점은 어느 매장할 것 없이 고객을 유치하거나 관광홍보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수준입니다. 관광 한국의 기치를 내걸고 창립된 한국관광공사. 올해로 33돌을 맞습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금까지 면세점 판매수익, 그것도 외제장사로 운영경비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총매출액 천340억 원 중 국산품 판매수익은 고작 310억, 약 2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즉 면세품 판매수익의 80% 이상이 외제품 판매수익입니다. 관광공사 면세품 홍보책자에도 국산품에 대한 홍보는 없습니다.


이장춘경기대 관광대학장 :

한국의 혼이 들어가 있는 그런 면세점 상품을 개발하자 그것도 필요하고 또 외국상품 판매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면 여기서 기존의 경영방식은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또 판매 전략에서 노 마케팅에 대한 차별화 전략도 필요하다 그다음에 판매하는 형태에 대한 판매 서비스맨들의 자세라든가, 이런 것들. 제고관리에 관한 문제.


김명전 기자 :

국산품 판매나 개발에는 관심이 없고, 외국상품을 파는데 앞장서고 있는 한국관광공사. 또 그 수익으로 펼치는 관광진흥 정책 이것이 바로 우리 관광정책의 현주소이자 문제의 실상임을 극명하게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명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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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항 면세점 국산품 외면
    • 입력 1995-04-02 21:00:00
    뉴스 9

김종진 앵커 :

다음 순서입니다. 공항 면세점에 들러보신 분들은 진열된 상품들 가운데 우리 제품을 찾아보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 한번쯤 해 보셨을 겁니다.


이규원 앵커 :

이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한국관광공사가 국산품은 외면한 채 외제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종진 앵커 :

외제품의 전시장이 돼버린 공항 면세점 운영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김명전 기자 :

한국관광공사 양주매장입니다. 고급양주들이 빽빽이 차있는데 국산 술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한쪽 바닥에 밀려나 있습니다.


양주매장 판매원 :

국산 주류는 법주 외 13종입니다.

"외산 양주는 몇 종류입니까?"

위스키하고 코냑 포함해서 220종입니다.


김명전 기자 :

화장품 매장도 국산품이 푸대접 받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적인 유명상품이 대부분이고 국산 화장품은 한쪽에 그것도 고작 네 가지뿐입니다.

"하루에 얼마정도 팔립니까?"

"국산화장품 매출 하루 80만원 품목 적은데 비해 많이 팔린다."

"외제화장품은 얼마정도 팔립니까?"

"외제호품은 통틀어서 4만정도요, 4만 불."

품목만 다양하게 갖추면 배출량을 늘릴 수도 있다는 증거입니다. 다른 판매장의 사정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국산품 코너는 한쪽 후미진 곳에 밀쳐있습니다.


백문현 :

토산품이나 좀 살려고 별로 물건이 많은가 같지 않네요


김명전 기자 :

도자기 매장 역시 우리 민족의 자랑으로 상징되는 전통 도자기들은 이곳에 서는 애물단지 취급입니다. 도자기 전시대가 비어있고 품목도 몇 가지 안 됩니다. 이 매장 모습은 마치 폐업 직전에 재고를 정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길영진 :

다양하게 물건이 좀 많이 구비를 하고 그래서 외국 친지들이나 친구들한테 싸면서도 좋은 선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명전 기자 :

인삼제품 매장도 프랑스 상품 선전만 요란할 뿐 전시대에는 분말인삼 봉지 몇 개만이 진열돼 있습니다. 전시대인지 보관창고인지 구분이 안 됩니다. 이 제품 병은 아예 누워있습니다. 전시품 대부분이 제조회사도 불분명한 조잡품 인데도 품질에 비해 가격은 결코 한편이 아닙니다.


권용철 :

뚜렷하게 살만한 게 없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양주를 사갖고 나가기도 하죠. 국산품은 또


김명전 기자 :

이렇게 되다보니 결국 국산품의 매출 비중은 20% 미만이고 80% 이상은 외국제품들이 차지합니다.


이진철(관광공사 사업처장) :

공항 면세점이란 건 저희 하나의 대한민국의 얼굴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거기서 조금이라도 불량상품을 한다면 금방 고객들이 반응이 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저희가 그 취급하고 있는 품목은 하여튼 국내에서 생산되는 최고의 국산품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김명전 기자 :

외제상품을 파는 매장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품목도 몇 가지 안 되지만 팔고 난 빈칸은 그대로 비어있습니다. 모피의류는 가격표시도 없고 판매원도 가격 표지를 잘 찾지 못합니다. 유행과는 관계없는 듯한 이런 상품을 과연 누가 살까? 상품도 상품이지만 매장 관리 상태는 더욱 엉터리입니다. 관공공사 면세점은 어느 매장할 것 없이 고객을 유치하거나 관광홍보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수준입니다. 관광 한국의 기치를 내걸고 창립된 한국관광공사. 올해로 33돌을 맞습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금까지 면세점 판매수익, 그것도 외제장사로 운영경비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총매출액 천340억 원 중 국산품 판매수익은 고작 310억, 약 2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즉 면세품 판매수익의 80% 이상이 외제품 판매수익입니다. 관광공사 면세품 홍보책자에도 국산품에 대한 홍보는 없습니다.


이장춘경기대 관광대학장 :

한국의 혼이 들어가 있는 그런 면세점 상품을 개발하자 그것도 필요하고 또 외국상품 판매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면 여기서 기존의 경영방식은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또 판매 전략에서 노 마케팅에 대한 차별화 전략도 필요하다 그다음에 판매하는 형태에 대한 판매 서비스맨들의 자세라든가, 이런 것들. 제고관리에 관한 문제.


김명전 기자 :

국산품 판매나 개발에는 관심이 없고, 외국상품을 파는데 앞장서고 있는 한국관광공사. 또 그 수익으로 펼치는 관광진흥 정책 이것이 바로 우리 관광정책의 현주소이자 문제의 실상임을 극명하게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명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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