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유통구조 문제 많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산업이 잘못된 유통구조 때문에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애써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유통업체들이 헐값에 덤핑 처리해 버리면서 회사의 개발 의욕마저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홍사훈 기자 :

용산의 소프트웨어 전문매장입니다. 이 제품의 정상가격은 10만원. 그러나 실제론 단돈 만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모두 판매가 금지돼 있는 이른바 번들용입니다. 컴퓨터 제조업체가 부품을 팔면서 무료로 끼워주는 번들용이 정상품으로 둔갑해 불법 판매되는 것입니다. 정상제품의 시장을 빼앗는 번들용이 어떻게 유통되는가?

소프트웨어 판매 직원 :

유통점에서 돌려요

“왜 돌리죠, 유통점에서?”

일단 돈이 되니까요

홍사훈 기자 :

유통업체들이 제품을 일정양 구입해주는 조건으로 번들용을 헐값에 반 강제적으로 대량 확보해 판매점에 덤핑으로 넘겨 이익을 챙기는 것입니다. 영세한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자체

판매망이 없기 때문에 자신들 아니면 물건을 팔 수 없다는 약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주승환 (소프트웨어회사 사장) :

유통사에게 저희가 뭐 잘못 보여가지고 문제가 생기면 다음 거래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번들제품이 시중으로 풀릴 거를 알면서도 저희가 줄 수밖에 없는게...

홍사훈 기자 :

그러나 유통업체에선 오히려 소프트웨어 회사들을 위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업체대표 :

소프트웨어회사도 대량 거래하니까 목돈이 생겨 서로 좋다.

홍사훈 기자 :

그러나 공들여 개발한 제품이 싸구려로 전락해 버리는 것을 원할 회사는 없습니다.

최옥헌 (서일시스템 사업부장) :

개발한 제품을 내놨을 때 시장에서 그게 덤핑으로 흘러들어갔을때, 개발회사에서는 그 다음 제품을 만들 때 의욕을 굉장히 상실하게 되는 거죠"

제품을 개발해도 정상적인 판매수익을 올릴 수 없는 왜곡된 유통구조 때문에 지금 소프트웨어 산업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사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