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신성인 경찰관...선원 구하려다 파도에 휩쓸려

입력 1995.07.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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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어제 부산 남항 방파제에서는 한 젊은이가 산더미 같은 파도 속에 선원들을 구조하려다가 끝내 자신은 파도에 묻혀버린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습니다. 이 살신성인의 주인공은 바로 부산 서부경찰서 충무 2파출소 소속 28살 박창희 순경입니다.

손관수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손관수 기자 :

어제 오후 3시 40분 부산 남항. 관내를 순찰 중이던 충무 2파출소 박창희 순경은 선원들이 바다에 빠졌다는 무전연락을 받자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선원 한명을 구한 박순경은 또다른 선원을 구하려고 바다에 뛰어들어 구조활동을 펼치다 그만 높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되고 말았습니다. 박순경과 함께 구조활동을 폈던 박일구씨. 죽음의 고비를 함께 넘나든 그에게 박순경의 죽음은 더욱 애석합니다.


박일구 (부산시 남부민 3동) :

저가 어떻게 그런 걸 할 수가 있었는지 나도 자면서도나도내 자신이 의문스러웠었고, 그 경찰관 돌아가신데 대해서는 정말 참 조의를 표합니다. 그분도 정말 용감했던 분인데...


손관수 기자 :

가족들은 오늘 사고현장을 찾아 시신만이라도 찾길 원했으나 무정한 바닷물에 슬픔만 키웠습니다. 두 달 뒤 결혼날짜까지 받아놓은 아들의 죽음에 어머니는 희망을 잃었습니다.


민임옥 (박순경 어머니) :

먹이지도 못하고 입히지도 못하고 고생도 많이 시켰는데 결혼해서 훌륭하게 잘살면 잊어버릴라고 했는데 이게 끝인가 봐요.


손관수 기자 :

지난 91년 경찰에 입문한지 만 4년. 동료들은 박순경의 성실했던 생활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윤수원 (동료 경찰관) :

동기간에도 의리 있고 또 청렴결백합니다. 아주 공과 사가 분명하고 청렴결백한 그런 직원이었습니다.


손관수 기자 :

가족들과 함께 아담한 집에서 청렴한 경찰관을 꿈꾸던 박창희 순경. 박순경의 죽음은 태풍이 할퀴고 간 상처에 한줄기 의로운 빛이었습니다.

KBS 뉴스, 손관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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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신성인 경찰관...선원 구하려다 파도에 휩쓸려
    • 입력 1995-07-24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어제 부산 남항 방파제에서는 한 젊은이가 산더미 같은 파도 속에 선원들을 구조하려다가 끝내 자신은 파도에 묻혀버린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습니다. 이 살신성인의 주인공은 바로 부산 서부경찰서 충무 2파출소 소속 28살 박창희 순경입니다.

손관수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손관수 기자 :

어제 오후 3시 40분 부산 남항. 관내를 순찰 중이던 충무 2파출소 박창희 순경은 선원들이 바다에 빠졌다는 무전연락을 받자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선원 한명을 구한 박순경은 또다른 선원을 구하려고 바다에 뛰어들어 구조활동을 펼치다 그만 높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되고 말았습니다. 박순경과 함께 구조활동을 폈던 박일구씨. 죽음의 고비를 함께 넘나든 그에게 박순경의 죽음은 더욱 애석합니다.


박일구 (부산시 남부민 3동) :

저가 어떻게 그런 걸 할 수가 있었는지 나도 자면서도나도내 자신이 의문스러웠었고, 그 경찰관 돌아가신데 대해서는 정말 참 조의를 표합니다. 그분도 정말 용감했던 분인데...


손관수 기자 :

가족들은 오늘 사고현장을 찾아 시신만이라도 찾길 원했으나 무정한 바닷물에 슬픔만 키웠습니다. 두 달 뒤 결혼날짜까지 받아놓은 아들의 죽음에 어머니는 희망을 잃었습니다.


민임옥 (박순경 어머니) :

먹이지도 못하고 입히지도 못하고 고생도 많이 시켰는데 결혼해서 훌륭하게 잘살면 잊어버릴라고 했는데 이게 끝인가 봐요.


손관수 기자 :

지난 91년 경찰에 입문한지 만 4년. 동료들은 박순경의 성실했던 생활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윤수원 (동료 경찰관) :

동기간에도 의리 있고 또 청렴결백합니다. 아주 공과 사가 분명하고 청렴결백한 그런 직원이었습니다.


손관수 기자 :

가족들과 함께 아담한 집에서 청렴한 경찰관을 꿈꾸던 박창희 순경. 박순경의 죽음은 태풍이 할퀴고 간 상처에 한줄기 의로운 빛이었습니다.

KBS 뉴스, 손관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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