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건물들 냉각탑 설치 공방

류근찬 앵커 :

삼풍백화점의 붕괴원인은 무분별한 구조변경 특히 옥상에 새로 설치된 냉각탑의 과하증이 문제가 됐다는 것으로 이미 수사결과 드러난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내 곳곳에서 건물소유주와 입주자 사이에 옥상 냉각탑 설치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법적으로도 마땅히 규제할 조항이 없다는 게 큰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김성모 기자의 보도입니다.

김성모 기자 :

지은 지 28년 된 6층 건물. 곳곳에 건물이 노화된 흔적이 역력합니다. 콘크리트 접합부가 벌어져 복도 바닥이 5cm나 갈라졌습니다. 아래층이 훤히 보일 정도입니다.

김예식 (주민) :

지금 이 상태로는 아무것도 올릴 수가 없어요. 우리가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삼풍백화점에서 그런 일 나고부터는 우리가 한시라도 마음 놓고 잘 수도 없고...

김성모 기자 :

갈라진 벽에 대한 보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신문지로 벌어진 틈새를 채워놓은 것이 전부입니다. 주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최근 교체하려는 옥상 냉각탑입니다.

관리사무소 :

종전 것이 공냉식인데 3380kg이다. 신형은 2610kg짜리다.

김성모 기자 :

관리사무소는 나름대로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내세우지만 주민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강장군(건물 입주자) :

에어콘을 올리고 나서 창 위쪽으로 벽이 이렇게 쪽 있었는데 그게 힘을 못 받아서 주저앉으니까 창문도 안 열리고...

김성모 기자 :

관리소측이 냉각탑을 교체하려는 것은 이 건물에 입주한 상인들 때문입니다. 1층부터 4층에 입주한 상점은 냉방장치가 필요하지만 5-6층 아파트 주민은 이에 반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손병석 (구청 건설과장) :

옥상에 쿨링터와 같은 그런 식의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 이런 것들이 건축법상의 별도의 인허가 절차나 이런 것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김성모 기자 :

건물안전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주게 마련인 냉각탑. 그러나 설치여부에 대한 시원한 해답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KBS 뉴스, 김성모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