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원 당선되려고 왜 돈 뿌리나?

입력 1995.08.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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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도대체 교육위원이 어떤 자리기에 돈을 그렇게 물 쓰듯 쓰면서 당선되려고 애를 썼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짭짤한 이권에 개입할 수도 있고, 또 정계발판의 기회까지 엿볼 수도 있어서 내로라하는 지방 유지들이 노리는 자리가 바로 교육위원 자리라고 그럽니다.

이창룡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창룡 기자 :

금품수수로 파문을 일으켰던 문제복 씨의 수원시 임계동 서적도매상입니다. 낡은 창고에 놓인 몇 묶음의 책들이 허술해 보일뿐이지만 교육 위원이었던 문 씨가 적지 않은 부를 쌓았던 곳입니다.


문제복 씨 사무실직원 :

교육위원 입장 때문에 학교교재 채택 더 안 된다.


이창룡 기자 :

직원의 엄살과는 달리 칠판에는 교재 납품계약을 한 것으로 보이는 학교이름들이 수두룩합니다. 바로 엊그제까지도 교육위원으로 각 학교에 실력을 휘둘러온 것으로 알려진 문 씨의 이권개입 의혹을 더욱 짙게 합니다. 문 씨가 두 번씩이나 교육위원에 매달렸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무보수에 명예직일 뿐인 이 자리를 많은 사람들이 수백에서 수천만 원까지 뿌려가면서 차지하려고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이 문 씨의 경우처럼 이권개입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교육위원 당선자의 직업에서도 이 같은 사실은 쉽게 확인됩니다. 4년 전 처음 선출된 교육위원회 위원들은 한약사나 유아원 원장 등 절반이 공교육과는 전혀 인연이 없는 사람들로 채워져있습니다. 다른 지역의 경우도 상당수가 이권개입의 소지가 많은 인쇄업자나 건축업자여서 교육위원회라가 보다는 지방기업가들의 모임으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내지역의 청소년들이 잘 자라도록 덕망과 식견이 있는 인물을 뽑아 교육행정을 감시하겠다는 교육위원회의 본 취지는 무색할 뿐입니다.


교육 관계자 :

(선출절차 2중이어서) 후보들 기초의원과 도의원에게 로비해야...


이창룡 기자 :

진정한 교육자치의 부푼 꿈과 함께 출발한 교육위원회가 사리사욕의 장으로 변하고 있는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이창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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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위원 당선되려고 왜 돈 뿌리나?
    • 입력 1995-08-30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도대체 교육위원이 어떤 자리기에 돈을 그렇게 물 쓰듯 쓰면서 당선되려고 애를 썼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짭짤한 이권에 개입할 수도 있고, 또 정계발판의 기회까지 엿볼 수도 있어서 내로라하는 지방 유지들이 노리는 자리가 바로 교육위원 자리라고 그럽니다.

이창룡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창룡 기자 :

금품수수로 파문을 일으켰던 문제복 씨의 수원시 임계동 서적도매상입니다. 낡은 창고에 놓인 몇 묶음의 책들이 허술해 보일뿐이지만 교육 위원이었던 문 씨가 적지 않은 부를 쌓았던 곳입니다.


문제복 씨 사무실직원 :

교육위원 입장 때문에 학교교재 채택 더 안 된다.


이창룡 기자 :

직원의 엄살과는 달리 칠판에는 교재 납품계약을 한 것으로 보이는 학교이름들이 수두룩합니다. 바로 엊그제까지도 교육위원으로 각 학교에 실력을 휘둘러온 것으로 알려진 문 씨의 이권개입 의혹을 더욱 짙게 합니다. 문 씨가 두 번씩이나 교육위원에 매달렸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무보수에 명예직일 뿐인 이 자리를 많은 사람들이 수백에서 수천만 원까지 뿌려가면서 차지하려고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이 문 씨의 경우처럼 이권개입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교육위원 당선자의 직업에서도 이 같은 사실은 쉽게 확인됩니다. 4년 전 처음 선출된 교육위원회 위원들은 한약사나 유아원 원장 등 절반이 공교육과는 전혀 인연이 없는 사람들로 채워져있습니다. 다른 지역의 경우도 상당수가 이권개입의 소지가 많은 인쇄업자나 건축업자여서 교육위원회라가 보다는 지방기업가들의 모임으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내지역의 청소년들이 잘 자라도록 덕망과 식견이 있는 인물을 뽑아 교육행정을 감시하겠다는 교육위원회의 본 취지는 무색할 뿐입니다.


교육 관계자 :

(선출절차 2중이어서) 후보들 기초의원과 도의원에게 로비해야...


이창룡 기자 :

진정한 교육자치의 부푼 꿈과 함께 출발한 교육위원회가 사리사욕의 장으로 변하고 있는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이창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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